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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선대위 '기독교편향' 논란 나올 만 하다

장슬기 기자 입력 2021. 12. 0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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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특보단장에 '성소수자 혐오' 발언 이채익 의원, 직능총괄본부 산하 '기독인지원본부' 설치
본부장에 목사 임명 "정교분리, 종교의자유 위배" 비판…국민의힘 측 "추가 인선 지켜봐달라"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6일 출범한 가운데 선대위 내 종교관련 직책을 두고 '보수기독교 편향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선대위 측에선 '편향인사'라는 평가를 부인하며 추가적인 인선이 있을 예정이니 전체 명단을 확인하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선대위가 6일과 7일 발표한 선대위 조직도를 보면 두 개의 종교 관련 조직이 있다.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맡은 종교특보단장(총괄특보단 산하), 이정화 선린교회 교육목사가 맡은 기독인지원본부장(직능총괄본부 산하) 등이다. 다른 종교 관련 '불교지원본부장', '천주교지원본부장' 등은 찾을 수 없었다.

종교특보단장을 맡은 이채익 의원은 대표적인 보수기독교인으로 지난 2017년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성소수자를 인정하게 되면 동성애뿐 아니라 근친상간, 소아성애, 시체 상간, 수간(獸奸)까지 비화할 것”이라며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했고, 차별금지법이 역차별을 조장한다며 이를 반대한 인사다.

기독교지원본부장을 맡은 이정화 목사는 교회연합기구인 한국교회연합 초대 대표회장, CTS기독교TV 이사 등을 역임한 김요셉 목사가 세운 선린교회에 현재 몸담고 있다.

▲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예배에 참석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진=중앙일보 유튜브 갈무리

이에 종교계 관계자들은 현직 목사의 정치권 참여와 보수기독교 인사로 편향된 선대위 구성에 대해 비판했다.

대한성공회 소속 자캐오 신부(차별과 혐오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는 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종교의 자유는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하기에 하나의 종교가 다른 종교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되고, 정교분리는 정치와 종교가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압도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인데 이에 비춰볼 때 보수기독교만을 타깃으로 한 듯한 선대위 구성은 자칫 이웃 종교인들에게 경계심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쉽게 동의가 안 된다”고 말했다.

자캐오 신부는 “정치가 종교와 소통하고 때에 따라 협력할 수 있지만 정치에 포섭된 종교의 행태에 대해서는 늘 비판적이다”라며 “이런 맥락에서 종교인의 자격으로 선대위에 들어가는 것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정치와 종교가 소통할 거라면 현대 사회와 문화의 다원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 선대위 인선이 끝난 것이 아니라 시작하는 시기니까 선대위가 위와 같은 원칙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확정적으로 표현하긴 어렵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국민의힘 선대위 종교특보단장을 맡은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왼쪽). 사진=이채익 의원 페이스북

장예정 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가도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선대위 내에 기독인지원본부가 있다는 게 부적절하다”며 “종교계에서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내는 게 아닌, 통치와 종교를 분리하지 않는 것에 대해 꾸준히 지적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종교를 지원하는 자리가 있는 것 자체가 반헌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비종교인이나 다른 종교인이 봤을 때 부적절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채익 의원의 과거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언급했다. 장 활동가는 “이 의원은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했던 정치인으로 (이번 인선은) 종교를 어떠한 위치에서 이용하겠다는 것을 보이는 인사”라고 평가했다.

▲ 국민의힘 선대위 기독인지원본부장을 맡은 이정화 선린교회 목사. 사진=선린교회 홈페이지

한 불교단체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윤석열 후보는 종교평화나 종교화해 입장에서는 수준 미달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선대위에 기독교 중심으로 배치한 것은 태극기부대나 보수우파세력의 힘을 빌어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 전반의 관점에서 선대위를 구성했다면 다양한 종교계열 인사들을 두루 배치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며 “기독교가 타종교에 배타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그런 입김이 반영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번 선대위 조직발표에 대해 “불교나 타종교에서 봤을 때 편향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윤 후보가 손바닥에 '王(왕)'자를 그려 미신을 믿느냐는 논란 이후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사랑의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린 행보에 대해서도 “타종교를 가진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생각을 했고 갈등과 분열이 극심한 현실 속에서 화합하거나 어려움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기 보다는 기득권을 방어하기 위해 이권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목적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에선 아직 추가 인선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특정 종교 편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의견에 “그런 건 아니다”라며 “추가해서 인선을 할 거라서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채익 단장이 기독교인이면 단원들을 구성하면서 (타종교를) 고려해 구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채익 종교특보단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7대 종단과 문화체육관광 분야를 아우르는 정책 자문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종교특보단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만큼 종교계와 긴밀한 소통체계를 구축하는데 노력하겠다”며 이날 서울 성균관 손진우 관장을 방문한 사진을 함께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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