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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백] 메일함 속 불필요한 메일만 지워도 탄소배출 확 준다

김진주 입력 2021. 12. 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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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환경에 대한 관심은 커지지만 정작 관련 이슈와 제도, 개념은 제대로 알기 어려우셨죠? 에코백(Eco-Back)은 데일리 뉴스에서 꼼꼼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환경 뒷얘기를 쉽고 재미있게 푸는 코너입니다.

지구온난화 대책은 탄소배출 감축입니다. 탄소배출을 줄이자면 다들 석유화학발전소, 내연기관 자동차 같은 걸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메일함에 쌓인 메일 한 통만 지워도, 무심코 하는 포털 검색 한 번만 덜해도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그거 해봤자 얼마나 되겠어, 할 문제가 아닙니다. 디지털 세상은 엄청난 탄소를 만들어내고 있어서입니다. 멀리 갈 것 없이 이 기사를 쓰고 있는 기자의 하루를 통해 살펴봤습니다.

기자의 메일 계정들. 받은 메일이 6,000~9,000여 개에 달한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불필요한 메일들을 모두 삭제했다. 김진주 기자

디지털 탄소, 생활 배출량의 3배

우선 메일함부터 열어봤습니다. 저는 구글과 네이버에 각 1개씩에다 회사 메일까지 모두 3개 계정을 씁니다. 구글에 6,300여 통, 네이버에 3,400여 통, 회사 메일에 9,200여 통이 와 있었습니다. 용량으로 따지면 구글은 10.79GB, 네이버는 0.078GB, 회사 메일은 14.34GB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대면 취재 기회가 줄다보니 전화 통화를 예전보다 더 많이, 더 길게 하는 편입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하루 평균 2시간 정도는 통화 중입니다. 스마트폰은 하루 평균 5시간 30분쯤 쓰는데, 이 가운데 1시간 정도는 이런저런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드라마, 예능 등을 보는 데 씁니다.

이를 탄소 발생량으로 바꿔보면, 통화(0.4㎏)와 영상 시청(6g)은 그나마 탄소배출량이 적습니다만, 저장용량 기준 메일함에서만 375㎏의 탄소가 나옵니다. 먹고 씻고 이동하다 보면 생기는, 제 하루 일과에서 발생하는 탄소가 24.56㎏인 점을 감안하면 이메일만 해도 대략 15.5배에 달합니다.


불필요한 메일만 지워도 탄소 배출 뚝↓

통상 메일은 한 통에 4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메일함 1GB를 비우면 14.9㎏을 감축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 5,182만 명이 메일 50통씩을 지우면, 탄소 1,036㎏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서울~제주를 비행기로 4번 왕복하고도 남는 양입니다. 영국 에너지공급업체 오보(OVO)에너지도 쓸데 없는 메일 75%만 지워도 230만 대의 자동차를 도로에서 없애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 통화는 1분에 3.6g, 포털은 검색 때마다 0.2g, 비디오 스트리밍은 10분당 1g, 데이터는 1MB당 11g의 탄소를 배출합니다. 텔레비전은 매일 1시간씩 시청할 경우, 32인치 기준 연간 탄소 32㎏을 배출합니다. 휘발유차 한 대로 72㎞를 운전한 것과 같습니다.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 센터'

디지털 데이터가 탄소를 내뿜는다? 언뜻 와닿지 않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입니다.

메일을 보관하려면 데이터센터가 가동돼야 합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동안 일정 온도하에서 가동됩니다. 엄청난 전기가 필요한 시설입니다. 이미 2013년 기준으로 국내 데이터센터의 연간 총 전력 사용량은 원자력발전소 연간 발전량의 3분의 1에 도달했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전기 먹는 하마'라 부르는 이유입니다. 메일을 쓰거나 읽을 때 사용하는 전자기기와 데이터 유통에 사용되는 전송망에서도 탄소가 배출됩니다.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입니다. 검색 등을 할 경우 와이파이나 LTE 같은 네트워크를 거쳐 데이터센터로 서버를 연결할 때 탄소가 발생합니다. 가령 포털사이트에서 '한국일보 에코백'을 검색하면 스마트폰이 한국일보 서버에 접속해 기사, 사진, 동영상을 불러들이는데, 이 과정에서도 탄소가 발생합니다.


동영상은 스트리밍 대신 다운로드

어떻게 하면 디지털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까요.

우선 메일함은 필요한 것만 남겨두고 비워야 합니다. 불필요한 메일을 계속 쌓아두면 데이터센터가 이를 보관하기 위해 더 많은 전기를 소모하게 되고, 결국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합니다.

주말이나 늦은 밤,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음악이나 영화, 드라마를 즐기신다고요? 스트리밍 대신 다운로드를 해야 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스트리밍의 경우 데이터센터와 계속 연결돼야 하기 때문에 탄소배출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또 영상을 볼 때 모니터 밝기를 낮추면 에너지를 최대 20% 절약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검색을 줄이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는 즐겨찾기에 등록해 놓는 걸 추천합니다. 검색엔진을 자주 이용할수록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해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탄소배출이라고 하면 거대한 설비가 뒤따라다니는 '중후장대' 산업을 떠올리셨나요. 그 정도까진 아니라 해도 조금만 신경 쓰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있습니다. '디지털 탄소 다이어트'도 그중 하나입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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