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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 유니티코리아 대표 "게임 개발 문턱 낮추는 데 집중한다"

강소현 기자 입력 2021. 12.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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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산업 생태계 솔루션까지.. 게임엔진의 대변신
김인숙 유니티코리아 대표. /사진제공=유니티코리아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에게 동전을 받아 매일 같이 오락실을 다녔죠(웃음). 중고등학생 때도 주말이나 시험이 끝나면 오락실에서 테트리스와 스트리트파이터를 즐겼어요."

유니티코리아의 수장 김인숙 대표는 어릴 적 오락실을 주름잡던 게이머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첫 직장은 한 제과기업이었다. 하지만 세월 속에 녹아든 게이머의 영혼은 살아 있었다. PM(제품관리자)으로 일하던 당시 과자봉지에 들어가는 따조(그림이 인쇄된 원형 플라스틱 딱지)에 한창 유행하던 스타크래프트 캐릭터를 입혔다.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게임업계에 입성했고 오늘날 전 세계 모바일게임의 기반이 되는 한 엔진회사의 한국지사 수장이 됐다.


외국계 게임기업 입성… “소통 가능한데 무엇이 문제냐”


고수는 장비 탓을 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게임에는 소위 ‘템빨’(아이템발)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게이머라면 공감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게임을 개발하는 데도 템빨은 있다. 바로 ‘엔진’이다. 열정 게이머라면 게임의 그래픽·음향 등으로 엔진을 구별할 만큼 엔진이 게임의 완성도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엔진은 이미지 편집에 사용하는 포토샵이나 동영상을 제작할 때 쓰는 프리미어와 같이 쉽고 빠르고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다. 렌더링 파이프라인 등 게임 제작에 필요한 기능을 한 데 모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엔진이 등장하기 전까진 개발자가 게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을 영어로 된 코드로 일일이 입력해야 했다.
이런 게임엔진 시장에서 유니티는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과 함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유니티는 ‘크리에이터가 많아질수록 세상은 나아진다고 믿는다’는 신념 아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개발 장벽을 낮췄다. 어느 개발자라도 보다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전 세계 모바일·PC·콘솔 게임의 절반 이상은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됐다. 국내에서도 올 3분기 기준 상위 1000개 모바일게임의 69.2%가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김인숙 유니티코리아 대표. /사진제공=유니티코리아
김 대표는 2015년 11월 유니티코리아에 합류했다. 게임 개발사 및 퍼블리셔인 일렉트로닉 아츠(Electronic Arts) 코리아에서 근무하던 때 상사로 인연을 맺은 존 리키텔로가 스카우트 제의를 해온 것이 계기였다. 당시 존 리키텔로는 유니티에 사장 겸 CEO로 와있었다. 외국계 회사가 유학 경험이 없는 워킹맘에게 한국 지사장 자리를 제안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망설이던 제게 존 리키텔로는 ‘우리가 서로 소통 가능하고 내가 당신을 높게 평가하는데 무엇이 문제냐’라며 아시아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갖고 있는 것이 네이티브 영어 실력보다 더 필요한 자질이라고 말한 것이 큰 용기가 됐습니다.”
유니티코리아는 본사와 같은 가치를 추구하며 크리에이터를 지원해 왔다. 특히 김 대표는 유니티를 사용하는 크리에이터들과의 양방향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유니티 관련 지식과 활용 경험을 바탕으로 크리에이터들에게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하는 프로그램 ‘유니티 마스터즈’와 유니티 엔진 기반의 우수 콘텐츠를 선정하는 공모전 ‘메이드 위드 유니티(MWU) 코리아 어워즈’도 그 일환이었다.
그는 입사 첫 일주일 동안 국내 모든 고객사들과 만나 유니티 서비스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다소 무모해 보이는 도 전이었지만 그 성과는 괄목할 만했다. 고객사의 피드백을 글로벌 본사에 보낸 이후 서비스 안정성은 물론 그래픽 등 기술적인 부분도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유니티코리아의 성장은 단순히 내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같이 함께 일한 유니티 동료들과의 성과입니다. 또 유니티를 사용하는 수많은 국내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는 데에 그 의미가 있습니다.”


제페토·이프랜드도 게임엔진으로 제작됐다고?


김인숙 유니티코리아 대표(오른쪽)와 김석준 부산광역시교육청 교육감(왼쪽)이 증강현실 내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제공=유니티코리아
엔진은 게임을 비롯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VR/AR 게임 제작 등에도 활용된다. 우리가 잘 아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은 언리얼 엔진으로,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 율동 프로젝트’는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됐다. 최근 네이버제트와 SK텔레콤이 각각 선보인 메타버스플랫폼인 ‘제페토’와 ‘이프랜드’도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앞으로 고성능 그래픽 기술이 요구되는 모든 산업에서 이들 엔진이 활용될 전망이다.
실제 최근 몇 년 간 게임 외 산업분야에서 유니티코리아를 찾는 고객사도 많았다. 만도·두산인프라코어·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부산광역시교육청 등 1000여개 이상의 국내 기업·기관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유니티는 우리의 기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유니티를 활용해 게임 개발자, 아티스트, 건축가, 자동차 디자이너, 영화 제작자 등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상상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김 대표는 산업군을 막론하고 관련 생태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실시간 3D화, 시뮬레이션 등을 제공해 기업들이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탄소 중립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10년 유니티코리아는 국내 개발자와 크리에이터 및 기업들의 성장을 도와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툴을 넘어, 혁신적인 실시간 3D 환경을 조성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또 기존 크리에이터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크리에이터로 활약할 수 있도록 개발의 문턱을 낮추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강소현 기자 kang42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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