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하늘 맑게..중국, 주요 행사 전 날씨 조작 의혹

허경진 기자 입력 2021. 12. 8. 10:26 수정 2021. 12. 8.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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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현지 시각)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이 베이징에서 열렸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과학자들이 지난 7월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인위적으로 맑은 하늘을 만들어냈다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6일 영국 가디언 등은 중국 기상 당국이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이 열리기 전 인위적으로 비를 내리게 해 대기오염을 줄이고 맑은 하늘을 만들어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칭화대 연구원들이 지난 11월 26일 '환경과학' 저널에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이는 '구름씨 심기 작업'을 통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름씨 심기 작업은 요오드화은과 같이 작은 입자의 화학 물질을 구름에 넣어 물방울이 뭉치게 해 강수 확률을 높이는 기술입니다.

이 작업으로 초미세먼지(PM2.5) 수치가 3분의 2 이상 감소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른 대기질 지수(AQI)도 '보통'에서 '좋음'으로 개선됐습니다.

연구원들은 행사를 앞두고 대기오염 물질이 증가했고 이날만 비가 내린 것으로 미루어 보아 대기오염 물질이 자연적으로 감소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습니다.

가디언은 중국 정부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 등 중요한 행사 전 날씨를 통제하기 위한 노력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5년 동안 중국은 이 기술에 13억 달러(약 1조 5,380억원) 이상 투자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 2019년 신장 농업 지역에서 우박으로 인한 피해를 70% 감소시킬 수 있었습니다.

한편 한 지역의 날씨를 조작하는 것이 다른 지역 날씨를 교란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인도 현지매체 이코노믹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에선 "중국이 날씨를 무기화하면서 강우 패턴이 바뀔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중국 역시 날씨 조작 기술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쉬 샤오펑 전 중국 기상청 부국장은 지난 10월 '기상 과학 기술 발전' 학술지에 투고한 논문에서 "날씨 변화는 과학에 국한되지 않고 한 나라의 관심사, 환경, 책임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회 공학 프로젝트"라면서 "이런 문제를 다루기 위해 새로운 법, 규정 또는 국제 조약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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