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BTS, LA서 남긴 숙제

김인구 기자 2021. 12. 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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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 현지에서 확인한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BTS는 콘서트를 개최한 LA는 물론, 미국 전역을 가로질러 '하우스홀드 네임'이었다.

서울 면적의 2배가 넘는 LA 시티 지역의 메인 방송사들은 공연이 열리던 기간, 거의 아침·저녁으로 BTS의 속보를 전했다.

공연 세 번째 날이던 1일(현지시간) LA 다운타운 호텔을 나서는데 길가에 대기 중이던 노란 택시 기사가 대뜸 "BTS, 소파이"라고 외치며 호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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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구 문화부 차장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현지에서 확인한 방탄소년단(BTS)의 인기는 상상 이상이었다. 영어 표현 중에 ‘하우스홀드 네임(Household Name)’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말로 치면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인’이라는 뜻이다. BTS는 콘서트를 개최한 LA는 물론, 미국 전역을 가로질러 ‘하우스홀드 네임’이었다.

서울 면적의 2배가 넘는 LA 시티 지역의 메인 방송사들은 공연이 열리던 기간, 거의 아침·저녁으로 BTS의 속보를 전했다. ABC의 ‘굿모닝 아메리카’, CBS의 ‘이브닝 뉴스’, NBC의 ‘투데이’ 등이 앞다퉈 BTS와 관련된 뉴스를 보도했다. 동이 트기 전 새벽부터 현장 티켓을 사기 위해 팬들이 몰렸다거나, 2년 만에 열린 대면 공연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아미들이 집결했다거나, 소파이(Sofi) 스타디움 공연장에 팬들이 줄지어 입장했다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오죽했으면 날씨 뉴스에서는 수많은 아미 팬을 위해 소파이 스타디움의 날씨를 별도로 알려줬을까.

택시나 우버 기사들도 모처럼 맞은 BTS 대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공연 세 번째 날이던 1일(현지시간) LA 다운타운 호텔을 나서는데 길가에 대기 중이던 노란 택시 기사가 대뜸 “BTS, 소파이”라고 외치며 호객했다. LA는 거의 우버로 대체돼 노란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자주 눈에 띄었다. 우버 기사들도 취재 온 기자에게 “어디서 왔냐”고 묻고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거의 반사적으로 “BTS”를 외쳤다. 목적지와 요금 계산이 앱으로 이뤄지는 터라 보통 우버 기사랑 말을 섞을 일이 거의 없는데 “BTS”로 시작하면 화제가 끊이지 않았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LA 공항 입국 심사가 BTS 때문에 일사천리로 이뤄진 것은 아미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원래 미국 입국 심사는 꼬치꼬치 캐묻는 말에 자칫 잘못 대답하기라도 하면 ‘뒷방’으로 끌려가 한참을 붙잡혀 있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적어도 BTS의 공연을 전후해선 그런 일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경험에 비해 훨씬 간단하고 호의적이었다. 오히려 입국심사관이 “BTS?”라고 먼저 묻고 “예스”라고 하면 웃으며 통과시켰다는 후일담이 SNS에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그러나 여전히 숙제는 있다. 바로 지속가능성이다. 이번 공연으로 BTS가 사회·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엄청난 성과를 거뒀으나, 이것을 어떻게 지속시킬 것인가의 문제다. 우선은 두 가지다. BTS가 계속해서 글로벌 아티스트로서 이 같은 영향력을 이어가는 것, 그리고 BTS의 뒤를 이어 차세대 K-팝 스타가 바통을 이어받는 것이다. BTS 자체의 지속가능성은 한 차원 높은 전문성과 소통 능력에 달려 있다. 굿즈나 팔고 현재의 인기에 기대는 가수가 아니라 진정성과 음악성을 두 바퀴 삼아 밀고 나가는 힘이 더 필요하다. BTS의 바통을 잇는 것은 K-팝을 넘어 K-콘텐츠 전반의 성숙도와 전파력이 관건이 될 것이다. 한국의 노래, 드라마, 영화, 게임과 웹툰, 그리고 한글과 한국의 문화가 이국적인 것들과 자연스럽게 섞일 때 콘텐츠는 강해지고 유효기간은 늘어난다. 그러기 위해 일단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일은 끊임없는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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