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사태 책임 전가 말라..제재 효과 없을 것"(종합2보)

신정원 2021. 12. 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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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나토, 동진하며 잠재적 군사 위협…중단해야"
"우크라, 민스크 협정·노르망디 회담 틀 파괴"
"바이든, 동맹국과 나토 문제 논의키로 약속"
노드스트림2 제재 가능성…"회담선 언급 안 돼"
우크라 문제 특사 통해 논의 이어가기로 합의
러, 대사관 상호제재 철회 제안…"관계 정상화 도움"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사이버 범죄 등도 논의
러, 2차 세계대전 거론하며 "제네바 정신 유지해야"
크렘린궁 "대화 솔직하고 사무적…때론 농담도"

[제네바=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16일(현지시간) 정상 회담이 열리는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라 그랑주'에 도착해 악수하고 있다. 2021.12.08.

[서울=뉴시스] 강영진 신정원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책임을 러시아에 전가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쪽 확장에 대해 서방 동맹국들과 논의할 것을 약속했다고 러시아 측은 전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 대변인은 이날 회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 고조의 책임을 러시아에 전가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며 "돈바스(러시아와 접한 우크라이나 동쪽 지역)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도발적인 행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나토가 우크라이나 영토까지 이용하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면서 우리 국경에서 잠재적인 군사력을 키우고 있다"며 "나토의 책임을 러시아에 전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행동을 "민스크 평화협정과 노르망디 형식 회담을 파괴하는 정책"으로 묘사했다.

크렘린궁은 "이것이 바로 러시아가 나토의 동진(東進)과 주변국의 공격적 무기 시스템 배치를 배제하는 것을 안전하고 법적으로 보장 받는 것에 심각하게 관심을 갖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민스크 협정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이 2015년 맺은 돈바스 정전 협정이다. 노르망디 형식 회담은 이들 국가들이 2014년 6월 프랑스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한 '4자회담' 형식 틀을 말한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의 동쪽 확장 문제에 대해 동맹국들과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러시아 측의 모든 우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병력 철수 가능성과 관련해선 "러시아 군은 자국 영토에 있고 아무도 위협하지 않는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이 문제와 관련해선 양국이 특사를 통해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美, 경제 등 제재 경고…푸틴 "양쪽 모두에 부정적"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제재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제재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우샤코프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제재와 관련해 경제, 금융, 정치 등의 분야를 언급했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그것은 양측 모두에게 어떤 긍정적인 효과도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제재 중 하나로 러시아~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드스트림2' 폐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크렘린궁은 "회담에서 에너지, 기후, 코로나19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고 확인했다.

정상회담 이후 미·러 관계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엔 "회담이 특정 행동과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지 지켜보자"고 답했다.

"솔직하고 사무적인 대화…사교적 인사말·농담도"

우샤코프 대변인은 또 "대화는 꽤 솔직하고 사무적이었지만 동시에 농담도 있었고 사교적인 인사말을 주고 받기도 했다"며 "심각한 질문이 나오거나 민감한 문제가 제기될 땐 심각한 지도자들 간의 평범한 대화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농담'은 양국 정상 모두 했다면서 "현명한 사람들은 긴 구절이나 짧은 생각을 농담으로 바꿀 줄 안다"고 덧붙였다.

양국 정상은 "국제 안보와 안정을 유지해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대화와 필요한 접촉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는 사실도 전했다.

이와 관련 크렘린궁은 "양국 정상은 (지난 6월) '제네바 (정상회담)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미·러 관계를 상기하며 "그 기간 동안의 희생을 잊어서는 안 되며 양국 동맹 관계는 현 상황에서 접촉 및 공동 작업을 구축하는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 대사관 상호제재 해제 제안…이란 핵협상 등도 논의

이 외에 양국 정상은 양국 관계와 사이버 안보, 이란 핵합의(JCPOA) 복원 협상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대사관에 서로 부과하고 있는 제재를 해제할 것을 제안했다.

크렘린궁은 성명에서 "협력이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상태"라며 "공관 업무 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미국이 5년 전부터 러시아 외교관들에 대한 대규모 제재, 금지, 추방 조치를 했기 때문"이라며 "공관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면 양국 관계의 다른 측면을 정상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핵협상과 관련해선 당초 합의된 틀 안에서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달 말 재개된 JCPOA 협상에서 모든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사이버 범죄에 대해선 양국이 모두 사법 처리와 기술적 운영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갈 준비가 돼 있음을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지난 6월 스위스 제네바 대면 회담 이후 이번에 2번째다. 전화 통화까지 포함하면 5번째 대화다. 이날 회담은 비공개 화상 회담으로 열렸으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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