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단 곳곳에 푸들 사체..어느 공기업 직원의 만행

김민성 2021. 12. 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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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아지들을 입양해 엽기적인 수법으로 학대하다 죽인 40대 공기업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 화단에 강아지 사체를 묻어 범행을 숨기려 했습니다.

자신의 소행이라는 게 밝혀진 뒤에는 회사에서 난처하게 됐다며 사건을 무마해달라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는데요.

이 사건 취재한 기자에게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민성 기자!

먼저 사건 내용 간략히 정리해 주시죠.

[기자]

군산에 사는 40대 남성이 수개월 동안 강아지 십수 마리를 분양받아 잔혹하게 학대하다 죽인 사건입니다.

공기업에 다니는 이 남성은 회사 사택에서 살고 있었는데요.

그 화단에서 발견된 강아지 사체만 8구입니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어느 정도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죽은 강아지가 상당히 많군요. 도대체 언제부터 범행이 시작된 겁니까?

[기자]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이 푸들을 분양받기 시작한 건 지난 3월부터입니다.

반려견 애호가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 등에서 푸들을 구한 건데요.

이런 식으로 지난 10월까지 개 19마리가 이 남성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동물 보호단체가 남성이 사는 집에 쫓아갔을 때 거기 있던 개는 없었다고 합니다.

8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으니까 현재로써는 11마리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입니다.

[앵커]

방금 동물 보호단체가 남성의 집에 찾아갔다고 하셨는데, 사건이 어떻게 수면 위로 올라온 건가요?

[기자]

앞서 이 남성이 온라인상에서 푸들을 입양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입양을 보낸 원래 강아지 주인 가운데 하나가 이 남성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SNS에 글을 올린 게 그 시작이었습니다.

같은 사람에게 자기 개를 보낸 사람들끼리 서로 연락이 닿으면서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가 나왔습니다.

남성은 자신을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개를 잃어버렸다"며 "다른 사람에게 보내거나 사고를 당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원래 주인들과 동물 보호 활동가들이 남성의 집에 찾아가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습니다.

남성이 강아지들을 묻은 지점을 실토하면서 완전범죄는 끝이 났습니다.

이후 남성은 회사에서 난처하게 됐다며 사건을 무마해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대부분 집안에서 범행한 거로 보이는데 주변 이웃들은 몰랐던 건가요?

[기자]

수상한 낌새는 곳곳에서 감지됐는데요.

상황이 이 정도로 심각했는지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거로 보입니다.

취재진이 만난 이웃 주민들은 수상한 광경을 목격했거나 개가 고통스럽게 짖는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웃 주민 : 어떻게 해서 다쳤느냐고 그랬더니 높은 데서 떨어졌다고. 병원 데리고 가봤느냐고 했더니 답변하지 않더라고요. 걸으라고 내려놨는데 강아지가 걷질 못해.]

또 한 주민은 지난 10월 남성이 갈색 푸들을 목줄에 묶은 채 집어 던지는 모습을 봤다고 귀띔했습니다.

강아지가 겁에 질려 울부짖는 소리를 새벽에 자주 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앵커]

화단에서 사체로 발견된 강아지들 몸에 학대 정황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강아지들 몸에 난 상처는 그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두개골이 깨져있는 푸들도 있었고요.

불에 타서 몸 상당 부분이 피부가 벗겨진 강아지도 있었습니다.

이상한 건, 이런 개들 몸에서 발견된 반창고를 비롯한 치료 흔적입니다.

동물 단체는 이 남성이 가학적인 행위를 하다가 개를 치료하고, 또 학대하기를 반복한 거로 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추궁에 못 이긴 남성은 강아지들에게 신경안정제를 비롯한 우울증약을 먹였다고도 말했습니다.

또 물을 이용해서 강아지를 학대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앵커]

경찰이 남성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남성을 긴급체포했습니다.

이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도주하거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습니다.

경찰은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는데요.

한 번 기각된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수도 있다는 기류가 감지됩니다.

이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낸 동물단체는 엄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직접 듣겠습니다.

[차은영 / 군산길고양이도우미 대표 : 19마리나 그랬다는 것이 연쇄 살인마하고 다를 게 없더라고요. 이건 정상적인 사람이 할 수 없는 짓이거든요. 이 사람은 사회와 격리돼야 한다고 하는 거죠.]

경찰은 동물단체 고발 내용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 수법과 범행 이유 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또 남성을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사라진 강아지들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국부에서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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