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뉴스] 미·중 대립 속 중국 편 든 머스크..이유있는 '밀당'

이지은 기자 2021. 12. 8. 14: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JTBC 온라인 기사 〈월클뉴스〉에서는 국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전 세계를 두루 또 깊이 있게 담아 '월드클라스' 기사를 선보입니다.

미국과 중국 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미국이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에 정부 인사를 안 보내겠다고 하면서 방아쇠를 당긴 양상인데요. 동맹국인 호주와 뉴질랜드도 이 외교적 보이콧에 가세했습니다.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 두 나라 사이에서 교묘하게 줄 타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인데요. 머스크는 최근 들어 부쩍 자국에 날 세우고 중국을 편드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회사입니다.

현지시간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회의에 참석해 발언 중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처〉

■ "전기차 지원안 따위 버려라"…미국 정부에 대립각

현지시간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최고경영자 협의회 회의(CEO Council Summit)에서 머스크는 바이든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전기차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는 세금 공제안에 대해 "나라면 법안 전체를 갖다 버릴 것"이라고 비꼬았습니다. 또 "(미 상원은)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말라"고 충고까지 했습니다.

전기차를 지원한다는데 왜 불만일까 싶지만, 지금 법안으로는 테슬라가 지원을 못 받는다는 데 답이 있습니다. 해당 법안(Build Back Better Act)은 노조가 있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에 많게는 1만2천500달러의 세금을 면제해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테슬라 공장에는 노조가 없습니다.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는 테슬라는 혜택을 못 받습니다. 당연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날 회의에서 일론 머스크 CEO는 바이든 정부가 추진 중인 전기차 지원안을 비판했다. 〈사진=로이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월 전기차 업계 이야기를 듣겠다며 간담회를 열 때도 세계 1위 테슬라는 안 불렀습니다. 테슬라 더러 노조를 만들라는 메시지인데요. 미국 정부가 주식 같은 잠재적 소득에 세금을 물리겠다는 '억만장자세'도 머스크는 불만입니다. 한 달 새 그렇게 주식을 팔고도 머스크 보유 주식은 56만주 더 불어났습니다. 스톡옵션으로 현 시세보다 말도 안 되게 싼 가격에 사들인 것은 덤입니다. 미국 정부에 대한 머스크 불만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 중국엔 "존재감 드러내라"…새로운 밀월?

그런 머스크가 중국 정부에게는 후한 점수를 줍니다. 이날 서밋에서 머스크는 "중국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아직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은연중에 중국을 추어올렸습니다. "중국이 작은 (수출) 경제 규모 때문에 휘둘리는 듯한 모습을 보며 자라왔다"면서 말입니다. 중국이 이미 경제 대국이니 상응하는 능력을 보여줄 때라고 돌려 말한 셈입니다.

지난 2019년 1월 중국 상하이 공장 기공식에 참석했을 당시 일론 머스크 CEO 모습. 〈사진=로이터〉

머스크에게 사실 중국은 각별합니다. 테슬라 차량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하이 제1공장에서만 말이지요. 더구나 테슬라는 상하이에 제2공장을 짓겠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올해 테슬라 해외 매출의 4분의 1 정도는 중국에서 나옵니다. 지난 2018년 '테슬라 투자법'을 만들어 외국인 투자만큼은 규제를 풀겠다는 중국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습니다.
″내 안에 중국 있다″ 최근 중국과 밀월 중인 일론 머스크 CEO를 비꼰 뉴욕타임스 만평. 〈사진=뉴욕타임스〉

물론 중국의 속내는 모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와 중국이 겉으로는 밀월에 가까운 관계 같아 보여도 속을 잘 들여다보면 중국이 미국의 데이터를 약탈하려는 노림수가 숨어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오래 우려해 온 지점도 이것입니다. 중국 정부의 손에 미국 기업들의 정보가 넘어간다는 것, 쉽게 말해 중국이 미국의 최첨단 기술을 베끼고 훔친다는 주장입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