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기업 규제 완화"..中 내년 경제 가늠할 공작회의 개시

신경진 입력 2021. 12. 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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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8일 리커창 중국 총리가 경제 상황 전문가 및 기업가 좌담회를 소집해, 경제 상황을 분석하고 내년도 경제 운용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신화사]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 목표와 경제 운용 기조를 확정하는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가 8일 베이징에서 사흘 일정으로 시작됐다. 중국이 직면한 경제 하락 추세를 되돌리기 위해 투자와 소비를 촉진시키는 한편 금융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전망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9%로 떨어지고, 4분기에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기존의 부동산과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특히 이번 경제공작회의는 2012년 시진핑 집권 후 가장 빨랐던 2014년의 12월 9일보다 하루 앞당겨 소집했다. 그만큼 집권 정당성을 경제 발전에 결부시켜온 중국 당국이 델타·오미크론 변이와 핵심 공급망 봉쇄로 인한 불황 조짐을 심각하게 인식한다는 뜻이다.


리커창 “기저효과 높아 많은 도전 직면”


최근 경제 실무 사령탑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직접 기존의 높은 경제 성장률 유지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18일 경제 전문가·기업가 좌담회에서 리 총리는 “중국 경제는 새로운 하방 압력이 출현한 가운데 높은 (성장률) 기저효과에서 계속 안정적으로 경제를 운용하는 데 매우 많은 도전에 직면했다”고 이례적으로 말했다. 올해 3월 전인대에서 6% 이상으로 제시했던 경제 성장률 목표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근거도 들었다. 리 총리는 “코로나19가 도처에서 산발하고, 엄중한 홍수·침수 재해, 벌크상품 가격의 빠른 상승, 전력·석탄 공급의 부족 등 여러 도전에 직면했다”고 경제 운용의 어려움을 열거했다.

위기를 인정한 지도부는 안정을 경제 운용의 최우선에 둔다는 방침이다. 지난 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월례 정치국회의를 소집해 2022년 경제공작을 분석 연구한 자리에서다. 관영 신화사는 회의 직후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안정 속 발전(穩中求進·온중구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산업의 선순환” 첫 언급 주목


투자와 소비 촉진을 위해 부동산 정책 전환이 주목된다. 정치국회의는 “매매용 주택 시장에서 구매자의 합리적 주택 수요를 더 잘 만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부동산 산업의 건강한 발전과 선순환(良性循環·양성순환)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헝다(恒大)가 디폴트 위기에 몰린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이로 인한 경제 둔화를 막기 위해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을 완화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특히 경기 부양에 효과적인 건설 산업과 밀접한 부동산 활성화를 시사한 ‘선순환’ 표현이 기존의 “부동산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하는 곳이 아니다”라는 표현을 대체했다. SCMP는 주택 모기지 대출의 완화 조치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활성화는 내년 중국 경제 운용의 7대 포인트 중 하나다. 그밖에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온건한 화폐 정책, ▷내수 확대 전략, ▷시장 주체의 활력을 촉진시키는 미시 정책, ▷과학기술과 산업, 금융의 선순환, ▷주요 소재의 시장화 분배를 포함한 개혁개방 정책, ▷민생의 마지노선을 보장하는 사회 정책 등이 사흘간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소비의 지속적 회복을 촉진하고, 유효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내적 동력을 발전시키는 내수 확대 전략에 어떤 구체적인 정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223조원 규모 양적완화도 단행


양적완화도 시작됐다. 지난 6일 정치국회의에 맞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인 지급준비율을 0.5% 인하했다. 1조2000억 위안(약 223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내년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당 대회를 앞두고 민생 보장도 특별히 강조될 전망이다. 정치국회의는 특별히 “석탄·전기·기름·가스의 공급을 보장하고, 서민이 따뜻하게 겨울을 지낼 수 있도록 확보하고, 농민공의 임금 지급을 보장하라”고 지시했다.

올해 중앙경제공작회의 결과는 10일 오후 중국중앙방송(CC-TV) 메인뉴스를 통해 공개되고 성장률 목표는 내년 3월 양회에서 발표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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