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난에 수입과일·스테이크 비행기로 모셔온다

백민정 2021. 12. 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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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물류난에 수입과일을 항공편으로 직송하는 일이 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물류대란이 이어지면서 수입 먹거리를 비행기로 ‘모셔오는’ 상황이 됐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연말·연초가 다가오면서 전 세계 물동량이 증가했지만, 물류 인력난은 여전해 선박 선적과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나라를 가리지 않고 항구 내 조업 인력이 줄어든 탓이다.

수입 먹거리를 대량 취급하는 대형마트는 비상이다. 물류난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0월부터 선박 대신 항공편으로 물류 루트를 개설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물류난에 과일도 비행기로 모셔온다


특히 북·남미 먼 곳에서 들여오는 수입과일이 문제다. 통상 수입과일은 오는데 3~4주 걸리는 선박으로 수송해왔다. 그런데 물류난으로 6~7주씩 늦어지면서 배에서 과일이 익는 과숙 현상이 잦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선적과 배송 기간이 한 달 이상 걸리면서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썩어버리거나 신선도가 떨어지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선박 대신 급하게 항공 수송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요즘 매주 항공으로 수입과일을 공수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는 수입 포도의 경우 매주 12톤씩 비행기로 나른다. 작년에는 항공 수송 비중이 15% 미만이었는데 최근 40%까지 늘렸다. 선박으로 들여올 땐 20~30일 걸렸는데, 항공편을 이용하면서 배송 기간이 3~4일로 확 줄었다.

지난달 말 제철이 시작된 칠레산 체리도 선박이 아닌 항공 수송으로 돌렸다. 이전에 배로 배송했을 때 40일가량 걸렸지만, 올해는 칠레 산티아고에서 수확하자마자 항공으로 선적해 5일 내외로 한국에 들어온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이마트 신선센터로 옮겨 선별·포장하고 있다. 현지에서 점포 매장에 진열되기까지 일주일이 안 걸리는 셈”이라고 했다. 이어 “선박 배송보다 신선도가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칠레산 생(生) 블루베리도 체리와 함께 항공 수송을 시작했다. 롯데마트도 미국과 남미 현지에서 포도·체리·망고·생두리안 등을 항공 직송 중이다.

이마트는 미국산 등 수입포도를 매주 12톤씩 항공편으로 들여오고 있다. [사진 이마트]
홈플러스가 최근 항공편으로 직송 중인 미국산 티본 스테이크. [사진 홈플러스]

홈플러스는 최근 미국산 스테이크류 쇠고기를 비행기로 들여오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연말이 다가오며 고기류 수요가 많다. 그런데 해상 배송은 현재 불확실성이 커서 티본·토마호크 등 스테이크류를 항공 수송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산 연어·미국산 오렌지 10~20% 비싸져


수입 먹거리 가격상승 동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물류난으로 수입 먹거리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해상 운임 상승에 환율도 올라 대부분 수입상품이 비싸졌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노르웨이산 연어는 전년 대비 15~20% 올랐고, 아프리카산 냉동 문어는 어획량이 주는 것까지 더해져 30%가량 뛰었다. 미국산 오렌지 등 수입과일도 10~20% 가격이 올랐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한 달여 년 전 최악으로 치달았던 물류대란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10월부터 북미 주요 항만을 24시간 가동하면서 다소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 게 변수로 떠올랐다. 항만 통제가 강화되면 해상 수송에 또 다시 병목현상이 늘어날 수 있다.

글로벌 물류난이 지속되며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뉴스1]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과일의 경우 선박 운송 시 품질 저하로 버리는 물량도 발생해 항공 수송으로 돌려도 수송 비용을 감당할 만하다”며 “하지만 육류와 생선류는 항공편 이용 시 수송 비용이 커져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물류난이 계속되면 가격도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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