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기자회 "중국은 세계 최대 '언론인 포획자'..억류 언론인 최소 127명"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2021. 12. 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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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경없는기자회 보고서 표지. 홈페이지 캡쳐


현재 중국에서 최소 127명의 언론인이 당국에 억류돼 있다는 국경없는기자회(RSF)의 보고서가 나왔다. RSF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전하며 중국을 ‘세계 최대 언론인 포획자(captor)’라고 비판했다.

RSF는 7일(현지시간) 중국의 언론 탄압 상황을 10가지 주요 내용으로 정리해 ‘중국 저널리즘의 거대한 후퇴’라는 82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놨다. RSF는 보고서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3년부터 당국이 언론을 옥죄기 시작해 기자를 체포·구금하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기자들은 취재·보도시 이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 당국이 억류 중인 언론인이 비직업 언론인을 포함해 127명에 이르고, 이들 중 일부는 민감한 주제를 조사하거나 금지하는 정보를 공표했다는 이유로 붙잡혀 있다고 전했다. 또 이들은 비위생적인 교도소에 수년간 구금되고 고문과 학대로 사망에 이를 위험에도 처해 있다고 RSF는 주장했다.

RSF는 중국에서 언론의 금기어가 늘어나고 기자들에 대한 사상 통제가 강화되고 있는 현실도 지적했다. 과거에는 신장이나 티베트, 대만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들이 주로 검열 대상에 포함됐지만 최근에는 자연재해나 미투(MeToo) 운동, 코로나19 같은 주제들까지 검열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지난 7월 허난성에서 큰 홍수가 났을 때 중국 언론사에는 피해 상황이 아닌 회복 상황에 초점을 맞추라는 지침이 내려졌다고 RSF는 전했다. 또 2019년부터 중국 언론인은 기자증을 발급받으려면 시진핑 사상에 관한 시험을 치러야만 한다. 이때 사용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개인정보 무단 수집이 가능해지는 등 통제가 강화되면서 기자들이 당의 대변자가 될 것을 강요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에서는 외신 기자들의 취재도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에만 18명의 특파원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비자 갱신을 거부당해 강제 출국했다. RSF는 스웨덴 국적의 홍콩 출판업자 구이민하이(桂敏海), 중국계 호주인 작가 양헝쥔(楊恒均), 관영매체 CGTN의 중국계 호주인 앵커 청레이 등이 간첩 혐의로 체포돼 구금 중인 사실도 언급했다.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빈과일보 창업자 지미 라이(黎智英)를 비롯해 최소 12명의 언론인이 체포되고, 홍콩 당국이 공영방송에 대한 검열을 강화한 것도 중국에서 저널리즘의 후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조치로 제시됐다.

중국은 지난 4월 RSF가 발표한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180개 조사대상국 중 177위를 차지했다. 2002년 18위에 올랐던 홍콩의 언론자유지수도 올해 80위로 추락했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RSF 사무총장은 “중국이 광란의 역주행을 계속한다면 중국인들은 언젠가 그들의 나라에서 언론의 자유가 확립될 것이라는 희망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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