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주가 흔든 '스팩 상장'..도대체 뭐길래 [김보미의 뉴스카페]

김보미 기자 2021. 12. 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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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보미 기자]
<앵커>

이어서 두 번째 이슈 살펴볼까요?

<기자>

두 번째 이슈는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가 이른바 스팩 기업을 정조준하며 조사에 나서고 있거든요.

이 같은 소식에 루시드나 DWAC 등이 장중 한때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특히 루시드는 현지시간 6일 장중에 20% 가까이 급락했다가 5% 하락으로 마감을 했습니다. 7일에도 2% 하락세로 장을 마쳤는데요.

SEC가 왜 스팩기업들을 정조준하고 있는 건지, 그리고 이게 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지 짚어봤습니다.

<앵커>

사실 요즘은 많이들 들어서 아시는 것 같긴 한데, 일단 스팩이 뭔지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스팩, SPAC는 Specified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의 머릿글자만 따서 만든 용어로, 기업인수목적회사를 의미합니다.

말 그대로 기업을 인수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회사라는 의미인데요.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에 기업공개를 할 때 기업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이 기업이 상장해도 될 만한 기업인지 등을 평가 받은 뒤에 자금을 조달하고 또 상장하잖아요.

그런데 이 스팩은 상장 과정이 거꾸로 진행됩니다.

과정을 같이 보시면, 먼저 스팩을 설립하고 상장을 시킵니다.

이후에 합병할 만한 기업을 찾아서 M&A를 하는 것인데요.

쉽게 표현하면, 빈껍데기부터 상장을 시켜놓고 그 다음에 알맹이를 채우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M&A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스팩회사는 △△스팩1호, ○○스팩 20호 등과 같은 이런 이름을 버리고 합병하게 된 회사의 이름으로 주식시장에 정식 상장하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스팩 주주들은 일정한 합병 비율대로 합병법인의 주주가 되는 것이고요.

또 스팩 설립자들은 이 주식을 높은 가격으로 매각해 투자이익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방식이 실제 미국에 요즘 많이 나오고 있다는 거죠?

<기자>

네, 특히 스팩은 M&A를 할 만한, 유망한 기업들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에 보통 인맥이 탄탄한 유명인사들이 주도해서 스팩을 상장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명 베이비 버핏이라 불리는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이나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엣헤네시 그룹 회장, 영화 머니볼의 실제 주인공이죠 빌리 빈, NBA스타 샤킬 오닐 등이 실제 스팩을 상장한 사례가 있습니다.

<앵커>

보통 스팩 상장이라는 게 M&A 자금이 부족한 회사들이 투자자금을 모으려고 많이 쓰는 방식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기술력이 좋아서 빨리 자금을 조달하면 더 성장할 수 있는데, 상장 문턱이 높아서 그러지 못하는 기업들에게 조금이나마 길을 열어주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습니다.

스팩이 상장을 통해서 미리 자금을 조달해놨기 때문에, 인수가 되는 기업으로서는 대규모 투자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거죠.

또 정식 IPO보다 상장 절차를 줄일 수 있기도 하고요.

<앵커>

취지 자체는 상당히 좋은 방식인 것 같은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왜 조사에 나선 걸까요?

<기자>

바로 스팩의 빈틈을 노려서 악용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스팩은 빈껍데기 상태로 상장을 통해 자금을 모으고, 그 다음에 인수할 만한 기업을 찾는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 과정에서 상장 자격을 갖추지 못한 비우량기업이나 한계기업들이 최종적으로 상장을 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또 이미 자금을 모아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실제 기업가치는 그 정도가 전혀 아닌데 미래성장성을 담보로 해서 더 부풀려지는 사례도 있고요.

이런 점들 때문에 게리겐슬러 위원장 체제 하에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는 스팩상장을 주식시장의 새로운 위협요인으로 규정하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이번에 루시드, DWAC뿐만 아니라 니콜라나 로드스톤 모터스, 카누 등이 이미 조사를 받았거나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앵커>

루시드는 전기차 회사 아닙니까? 어떤 점이 문제라는 거예요?

<기자>

루시드는 스팩상장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매출 전망을 과장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루시드와 합병협약을 맺은 스팩 처치캐피탈IV는 올 들어서 6건의 집단 소송 휘말렸는데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당초 처치캐피탈IV가 제공한 정보와 달리 루시드는 △올해 봄까지 차량을 인도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는 점, △차량 6000대가 아닌 557대를 생산할 계획이었다는 점 △회사의 운영 및 전망에 관해 스팩이 제공한 정보에 합리적인 근거가 부족했다는 점 등입니다.

<앵커>

집단 소송이 논란이 되면서 조사에 나섰다는 거고, DWAC는 뭐하는 회사에요?

<기자>

앞서 루시드가 스팩을 통해서 M&A를 완료한 상태라고 한다면

DWAC는 기업을 인수하기 전 상태의 스팩인데요.

이 회사가 조사 대상에 오른 배경은 먼저 지금 보여드릴 사진과 관련이 깊습니다.

보실까요?

<앵커>

미국의 시위 장면이네요?

<기자>

네, 올해 1월에 발생했던 미국 의사당 난입 사건 기억하시죠?

트럼프 지지자들이 대선결과에 불복한다며 의사당을 난입했던 사건인데요.

이 때문에 미국의 메이저 SNS플랫폼들 트위터, 페이스북 이런 데에서 트럼프가 퇴출을 당합니다.

그러니까 이제 트럼프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지 못하게 된 거죠.

트럼프를 “나를 차단했어? 그럼 내가 SNS를 만들어버리면 되지” 해서 올해 2월에 자체적으로 SNS 기업을 만듭니다.

그게 바로 TMTG,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러지그룹이라는 곳인데요.

지난 10월 DWAC가 이 회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DWAC 주가는 폭등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합병 발표 과정에서 일부 언론들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증권거래위원회 조사대상에 올랐습니다.

<앵커>

트럼프의 SNS기업이 상장한다 이건데, 뭐가 문제입니까?

<기자>

DWAC가 자금을 모으기 전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DWAC의 CEO가 만났다는 보도가 나온 것인데요.

만약 두 사람의 만남이 M&A 협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가 된다면 문제가 됩니다.

스팩은 자금을 모집하기 전에 특정 회사와의 합병을 미리 논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미리 기업을 정해놓고 자금을 모으면 안되는 거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당국은 TMTG와의 합병발표 전 거래에 관한 정보, 양사간에 주고받은 문건 같은 사항들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입니다.

또 앞서 7월에는 우주기업 모멘터스가 스팩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기혐의로 기소된 일도 있었는데요.

이번 조사를 계기로, 미 당국의 스팩 규제안 마련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스팩합병이 IPO를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엄격한 공개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올 해 미국에서 스팩상장 기업이 지난 5년치를 합친것보다 세배나 많다고 하는데, 규제가 강화된다고 하면 투자하실 때 신중하시는 게 좋겠네요.

김보미 기자였습니다.
김보미 기자 bm0626@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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