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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뉴욕서 5~11세 백신 맞아보니.."100달러 받아가세요"

김정남 입력 2021. 12. 08. 17:46 수정 2021. 12. 0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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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 자녀들 화이자 백신 접종해 보니
절차 간소..오미크론 이후 5~11세 수요 몰려
주소까지 변경해주며 현금 100달러 '총력전'
뉴욕 5~11세 접종 의무..인근 지역 뒤따를듯
미국 성인 부스터샷 폭증세..하루 100만명꼴
미국 뉴욕시의 한 5세 여자 어린이가 백신 접종 후 밴드를 만지고 있다.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지난 5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맨해튼 중심부 타임스 스퀘어에 위치한 ‘NYC 백신 허브’ 2층 접종소. 기자는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휴일 맨해튼의 인파를 뚫고 이곳에 도착했다. 8세와 6세인 두 자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서였다.

고민이 없지 않았다. 기자는 지난달 18일 화이자 부스터샷을 맞았는데, 세 차례 접종 모두 그 후유증이 독감 주사와 달리 컸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백신을 잘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주위 학부모들에게 물어봐도 그런 우려는 대동소이했다.

분위기가 바뀐 건 초등학교가 잇따라 코로나19에 뚫렸다는 소식을 접하고서다. 기자의 자녀들이 다니는 뉴저지주 테너플라이의 한 학교에서도 최근 몇 차례 감염 사례가 나왔다. 거기에 오미크론 변이가 결정타를 날렸다. 테너플라이는 맨해튼 출퇴근 직장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다.

현금 주며 어린이 접종 ‘총력전’

NYC 백신 허브는 예약이 불가해 현장에서 등록해야 했다. 절차는 간단했다. 접종소의 한 담당자는 기자의 운전면허증과 두 자녀의 여권을 확인했고, 곧바로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었다. 접종 후 15분간 머문 대기실에는 부스터샷을 맞은 성인과 1차 접종을 마친 어린이가 뒤섞여 20명이 넘었다.

다만 평일에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고 한다. 이 담당자는 “일요일 오전이 가장 한가하다”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NYC 백신 허브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학교가 끝나는 평일 오후 3시 이후 접종소는 백신을 맞으려는 5~11세 어린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한다. 접종을 도와준 간호사는 “뉴욕시 인근 지역의 성인 접종률은 미국에서 높은 편”이라며 “오미크론 변이 이후 어린이가 확 늘어난 게 눈에 띈다”고 전했다.

놀라운 건 그 다음이었다. 기자는 다른 담당자와 2차 날짜를 잡으면서 뉴저지주 주소를 내밀었다. 그러자 이 담당자는 “5~11세가 접종하면 100달러(약 12만원) 선불카드를 준다”며 “(뉴욕시 이외의 거주자에게는 안 주니) NYC 백신 허브를 주소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 사는 어린이 누구든 와서 접종 받으면 현금을 줄 수 있다는 의미였다.

100달러 선불카드에는 이름 대신 ‘백신 맞은 뉴요커(VACCINATED NEW YORKER)’가 새겨져 있었다. 나머지는 일반 현금카드와 똑같았다. 카드번호와 CVC 코드가 적혀 있었고, 유효기간은 오는 2024년 11월까지였다. 코로나19 초기 핫스팟인 뉴욕시가 얼마나 총력전을 벌이는지 실감했다.

어린이 접종에 유달리 신경 쓰는 건 이유가 있다. 미국소아과학회(AAP)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최근 1주일 18세 이하 코로나19 확진자는 13만3022명으로 나타났다. 한 주 전보다 약 2000명 늘었다. 17주 연속 10만명 안팎을 기록했다. 이 중 상대적으로 접종을 많이 한 중·고교생에 비해 유치·초등생이 많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AAP는 “어린이 확진자가 극도로 많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5~11세 백신 의무화 카드까지 꺼냈다. 식당, 극장, 헬스장 등에 들어갈 때 반드시 접종 카드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이웃한 뉴저지주 등이 이를 따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드블라지오 시장은 “전염력이 매우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여기에 있다”며 “겨울철 팬데믹을 저지하기 위한 선제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시, 5~11세 백신 의무화 카드

이뿐만 아니다. NYC 백신 허브 1층에 있던 코로나19 검사소는 북새통을 이뤘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인원이 족히 40~50명은 돼 보였다. “방역 조치가 강해지면서 음성 증명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여름철 델타 변이가 나타났을 때만 해도 찾기 힘든 풍경이었다.

성인 부스터샷 수요 역시 급증하고 있다. 기자가 부스터샷을 맞았던 지난달 중순에는 곧장 예약 후 동네 약국에서 접종이 가능했다. 그런데 한 지인은 “이제는 예약 후 맞는데 2주는 걸리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접종 건수는 1250만회로 올해 5월 이후 가장 많았다. 1250만회 중 절반 이상인 700만회는 부스터샷이었다고 그는 전했다. 하루 100만명 꼴이다.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국장은 AFP와 만나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를 상대로 효과가 전혀 없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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