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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명 감당 가능하다"던 정부, 7000명에 내놓은 엉뚱한 해법

이우림 입력 2021. 12. 08. 18:22 수정 2021. 12. 0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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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가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재난상황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영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175명 쏟아졌다. 그간 신규 환자가 늘면, 일정 시간을 지나 위중증 환자·사망자가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확진 규모 자체가 커진 만큼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 있단 의미다. 이대로는 의료 붕괴가 머지않았다. 의료대응역량 대비 확진자 수가 100%를 넘겼다. 의료 현장에서 “당장 확진자 규모를 안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는 갑자기 재택치료 개선방안을 잔뜩 내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엉뚱한 데서 답을 찾고 있다”고 비판했다.


확진자 증가 못 따라가는 병상


김부겸 국무총리는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전체 확진자의 80%가 집중된 수도권의 경우 의료계의 적극적인 협조로 병상을 지속 확충해 나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확진자 증가세를 따라잡기에는 힘겨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중대본은 이날 회의를 거쳐 의료대응 체계 개선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재택치료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앞으로 무증상·경증 재택치료자의 의료기관 모니터링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한다. 3일은 자가격리다. 재택치료자 가족의 격리기간도 10일에서 7일로 단축해주기로 했다. 공동격리에 따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또 정부는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을 동네 의원급으로 넓히고, 내년 초부터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재택 치료자에게도 처방할 계획이다. 전국 지자체에 기존 재택치료 전담팀을 추진단으로 개편, 부단체장이 총괄하도록 했다.

의료진이 중증환자 병동으로 들어가기 위해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문제접근 잘못돼"


의료현장에서는 문제 접근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재택치료도 물론 중요할 수 있는데 그건 발등의 불이 아니다”라며 “재택치료한다고 중증 환자가 안 생기나. (초기 치료·이송 늦어져) 오히려 더 많이 생길 가능성 있다. ‘엉뚱한 데서 답을 찾고 있지 않나’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2일~8일) 국내발생 일평균 확진자는 5279명이다. 전주보다 무려 36.3%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32.3%, 비수도권은 52.3%나 증가했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다. 통상 확진자가 늘면 사망자와 함께 따라 늘었다. 위드 코로나 시행 직후 위중증 환자는 332명이었다. 당시 신규 확진자 2000명대일 때다. 현재 위중증 환자는 840명에 달한다. 한 달여 만에 2배 이상 뛴 것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병상 기다리다 숨진 환자 잇따라


일평균 확진자 규모가 6000명, 7000명으로 늘어나면 위중증 환자 수는 더 악화할 수 있다. 얼마든지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질 수 있다. 이미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의 경우 코로나19 전담 중환자 병상은 사실상 동났다. 가동률 84.5%(7일 오후 5시 기준)다. 의료현장에선 지금도 “상태가 악화할 대로 악화해 중환자실로 온다”고 토로한다. 실제 이달 초 수도권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엔 70대 확진자이자 혈액 투석환자인 A씨가 병상을 기다리다 심정지 상태로 이송 왔다. 응급실에 실려온 지 하루도 안 돼 숨졌다. 집에서 병상을 기다리다 숨진 환자는 최근 한 달여 사이 29명이나 된다.

이는 정부 예측과 딴판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확진자 증가추세가 5000명에서 1만명까지 늘어날 것을 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5000명대 발생에 국내 의료대응 체계는 붕괴 직전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중환자가 문제이지 (재택치료 대상인) 경증 환자가 아니다”며 “중증 환자가 늘어 병상이 꽉 차니, (중환자 입원해야 할 환자들이) 대기하고 사망하는 건데 핵심 파악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우림·김민욱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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