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들어갈땐 "초당적 협의".. 나올땐 "내일 국회 종료인지 몰랐다"
[박현광, 조선혜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운데)와 이준석 대표(왼쪽)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거리 플렛폼74에서 열린 청년문화예술인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입구에서 윤 후보와 면담을 요구하던 장애인 단체 회원과 대화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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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청년문화예술인 간담회를 위해 서울 동숭동의 한 카페에 들어서던 윤석열 후보는 입구를 지키고 있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과 마주쳤다. 휠체어를 탄 여성 회원이 윤 후보를 향해 교통약자편의증진법 등 4개 법률 개정안을 거론하며 "여야 협의가 되지 않아 계류 중"이라며 "송석준 국민의힘 간사(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조응천 민주당 간사 두 분이 만나서 협의만 하면 되는데 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4개 법률의 개정을 요구하는 이 회원의 손을 잡은 윤 후보는 "제가 원내대표님께 잘 말씀드려서 장애인들이 정상인하고 똑같이"라고 말하자, 곁에 서 있던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가 황급히 "비장애인"이라고 귀띔했다. 윤 후보는 이어 "비장애인과 똑같이 차별받지 않고 역량을 다 발휘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와 대화를 나눈 회원은 "정말요? 눈물 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그 자리에서 송석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 분들을 만났는데, 조응천 의원과 만나서 이분들의 희망 사항을 초당적으로 협의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하면서 호응을 얻었고, 단체 회원들과 같이 사진도 찍었다.
연대 회원들은 윤 후보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그동안 송석준 의원님이 바쁘다고 못 만났는데, 후보님이 전화 주셨으니 법이 연내 개정될 것 같다"라며 "만약 안 되면 (윤 후보에게) 연락할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끝까지 그런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진 않았다.
반전... 행사 마치고 나온 윤석열 "국회가 내일 종료인지 몰랐다"
휠체어에 앉은 5명을 포함한 10여 명의 회원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윤 후보에게서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기다렸다. 박경석 연대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국회의원이 아니라 논의 못 한다' 이런 얘기는 아닌 거다. 정치 지도자, 대통령이 되려면 장애인의 권리가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윤석열 후보님, 약속해달라. 대통령 후보로서 책임지고 (4개 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하라. 논의한다 말하지 말고, 논의한 결과를 말해달라. 저희는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간담회 종료 뒤 카페에서 나온 윤 후보는 "당선되면 맡을 수 있다"며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윤 후보는 "제가 최단 시일 내 여당하고 협의해서 말씀하신 관련 법안들, 원하시는 취지에 맞게 통과되도록 (하려 했는데,) 정기 국회는 내일 종료돼 논의할 수가 없다. 올해에는 국회를 못 연다"며 "내년에 가장 빨리 임시회를 소집해 바라시는 법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되도록 하겠다.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대표는 "20년을 얘기해왔다. 통과시켜 달라. 합의도 중요하지만, 야당도 통과시키겠단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임시회든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해달라. 빠른 시일 내 검토하고, 결과를 어떻게 하겠다는 답을 후보가 발표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후보는 "장애인-비장애인 간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게 국가의 의무고, 제가 구체적인 법 내용을 상세하게는 모르지만, 그런 기본 입장을 갖고 있다"며 "국회가 내일 종료인지 몰랐다. 내일 만나서는 합의, 통과가 불가능하지 않나. 저는 후보라서 다음 정부 때 (대통령에) 당선되면 맡을 수 있는 거지만, 당 대표가 지금 계시니까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먼저 찾아가 말씀 들어야 하는데, 여기까지 오시게 해 죄송하다"고 하기도 했다. 윤 후보 옆에 서 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제가 최대한 자리를 마련해 보겠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거리 플렛폼74에서 열린 청년문화예술인간담회를 마친 뒤 거리인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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