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순간 1골 1도움' 그리즈만, 아틀레티코 16강 이끌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12. 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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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틀레티코, 포르투전 3-1 승
▲ 아틀레티코, 조 최하위에서 2위로 올라서며 챔스 16강
▲ 그리즈만, 1골 1도움
▲ 그리즈만, 슈팅(4회) & 찬스메이킹(4회) & 공격 진영으로의 패스(20회) 최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돌아온 에이스 앙투안 그리즈만의 1골 1도움 활약에 힘입어 포르투를 꺾고 B조 최하위에서 2위로 수직상승하면서 극적으로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했다.

아틀레티코가 에스타디우 두 드라강 원정에서 열린 2021/22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3-1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아틀레티코는 막차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사실 아틀레티코는 5차전까지만 하더라도 B조 최하위에 머무르면서 자력으로 16강 진출은 불가능한 상태였다. 포르투 원정 승리를 필수적이었던 데다가 AC 밀란이 산시로 홈에서 리버풀에게 승리할 시 다득점 승리가 필요했다.

아틀레티코의 팀 사정도 그리 좋지 못했다. 주말 마요르카와의 프리메라 리가 홈경기에서 주전 수비수 스테판 사비치가 이른 시간에 부상이 당한 데다가 1-2 역전패를 당하면서 팀 사기도 떨어졌다. 백업 중앙 수비수 펠리페는 징계로 결장이 불가피했고, 핵심 수비수 호세 히메네스는 일찌감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였다. 사실상 전문 중앙 수비수는 제공권에 약점이 있는 마리우 에르모소가 유일했다.

이에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던 주말 경기와 달리 3-5-2를 들고 나왔다. 루이스 수아레스와 그리즈만이 투톱으로 포진했고, 부상에서 돌아온 야닉 카라스코가 마르코스 요렌테와 함께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코케가 수비형 미드필더에 위치한 가운데 로드리고 데 파울과 토마 르마가 전진배치되면서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조프리 콘도그비아를 중심으로 에르모소와 시메 브르살리코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고, 골문은 얀 오블락 골키퍼가 지켰다.


콘도그비아는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고, 브르살리코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다. 즉 센터백을 3명을 배치시키면서 전문 센터백 부재를 대체하겠다는 포석이었다.

당연히 아틀레티코는 수비적으로 불안정한 문제를 노출하면서 전반 내내 포르투의 공세에 시달리는 모양새였다. 실제 아틀레티코는 전반전만 놓고 보면 점유율에서 33대67로 크게 열세를 보였고, 슈팅 숫자에서 3대6으로 포르투의 절반 밖에 되지 않았다. 심지어 코너킥에서도 2대5로 크게 밀린 아틀레티코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틀레티코는 경기 시작하고 13분 만에 수아레스가 부상을 당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래저래 악재란 악재는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진 아틀레티코였다. 하지만 아틀레티코는 오블락 골키퍼가 31분경과 43분경에 연달아 선방을 펼치면서 무실점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아틀레티코는 후반 초반에도 포르투의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다행히 47분경 포르투 최전반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의 골문 앞 슈팅이 골대를 넘어갔고, 51분경에도 타레미의 슈팅을 오블락 골키퍼가 발로 선방해냈다. 오블락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실점을 허용하면서 무너졌을 가능성이 다분했던 아틀레티코였다.

문제는 아틀레티코 입장에서 실점만 하지 않는다고 해서 16강 진출이 가능한 게 아니라는 데에 있었다. 아틀레티코가 16강에 오르기 위해선 무조건적인 승리가 최소 필수 조건이었다. 이를 충족시켜준 선수는 바로 그리즈만이었다. 먼포스트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던 그리즈만은 후반 10분경, 르마의 코너킥이 타레미 머리를 스치고선 뒤로 흐른 걸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가며 귀중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기세가 오른 아틀레티코는 후반 10분경, 쿠냐가 드리블로 수비 두 명을 제치고선 각도를 좁히고 나온 골키퍼 키 넘기는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는 듯싶었으나 이를 포르투 핵심 수비수 페페가 골 라인 바로 앞에서 걷어내면서 득점 찬스를 아쉽게 살리지 못했다.

이후 양 팀은 거친 플레이를 남발하면서 폭력적으로 충돌하는 장면들을 연출했다. 먼저 후반 22분경에 포르투가 스로인을 얻어내는 장면에서 카라스코가 볼을 잡고 시간 지연 플레이를 해 포르투 선수들을 자극했고, 뒤엉키는 과정에서 카라스코가 포르투 선수에게 헤드락을 거는 듯한 파울을 범해 퇴장을 당했다. 이와 함께 수적 열세에 부딪힌 아틀레티코였다.

아틀레티코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라면 수적 열세 문제가 단 3분 만에 해결이 됐다는 데에 있다. 후반 25분경에 포르투 왼쪽 측면 수비수 웬델이 스로인을 하기 위해 달려오는 쿠냐의 목을 팔꿈치로 가격해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최소 무승부가 필요했던 포르투는 측면 수비수가 퇴장을 당했음에도 수비수를 투입하기 보다는 공격 쪽에 연달아 교체를 가져가면서 득점 사냥에 나섰다. 이 틈을 그리즈만이 파고 들면서 실질적인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그는 정규 시간 종료 직전 역습 상황에서 볼을 끌고 하프 라인 측면으로 빠지면서 포르투 수비 두 명을 유인한 후 전진 패스를 찔러줬고, 이를 받은 앙헬 코레아(후반 21분 교체 출전)가 단독으로 볼을 몰고 가다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차분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기세가 오른 아틀레티코는 추가 시간 2분경(90+2분), 데 파울이 루즈볼 경합 과정에서 포르투 중앙 수비수 찬셀 음벰바로부터 가로채기를 성공시키고선 패스를 주었고, 그리즈만의 슈팅이 수비 맞고 나오자 리바운드 슈팅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을 넣었다. 비록 아틀레티코는 추가 시간 6분경에 페널티 킥으로 실점을 내주었으나 3-1 승리를 지켜냈다.


그리즈만은 이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고,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심지어 데 파울의 결승골도 그리즈만의 슈팅에 이은 리바운드 골이었다. 즉 3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셈이다. 이에 더해 그는 출전 선수들 중 최다 슈팅(4회)와 최다 찬스메이킹(4회)는 물론 공격 진영으로의 패스도 최다(20회)를 기록하며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리즈만은 2014/15 시즌부터 2018/19 시즌까지 5시즌 동안 아틀레티코에서 뛰면서 절대적인 에이스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2019년 여름, 아틀레티코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물의를 빚으면서 팬들의 미움을 샀다. 그러던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3시즌 동안 부진을 보이면서 임대를 통해 돌아오자 아틀레티코 팬들은 그의 복귀를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시메오네 감독의 요청으로 이번 여름, 그리즈만의 복귀가 성사된 것이었다.

문제는 시즌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는 데에 있다. 아틀레티코에 복귀하고 공식 대회 5경기에서 골이 없었다. 바르셀로나에서의 기록까지 포함하면 이번 시즌 개막하고 8경기 무득점이었던 그리즈만이었다.

다행히 그는 9월 28일에 있었던 밀란과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2차전에서 교체 출전해 동점골을 넣으며 2-1 역전승을 견인했다. 이어서 리버풀과의 조별 리그 3차전에서 비록 팀은 2-3 패배를 당했으나 홀로 팀의 2골을 모두 넣는 괴력을 과시했다.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라리가에서도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한 그는 아틀레티코의 16강 운명이 걸린 전반기 기준 가장 중요했던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시메오네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참고로 아틀레티코가 챔피언스 리그 7골 중 5골이 그리즈만으로부터 나왔다(4골 1도움). 그 동안 그리즈만의 복귀를 탐탁치 않아하던 아틀레티코 팬들 역시 이제서야 그를 반기는 모양새다. 다소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이제서야 아틀레티코의 탕아이자 에이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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