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카페'..반성문 장사에 '경찰 수사서류' 제공

김세진 2021. 12. 8. 20: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성범죄자들이 감형을 받기 위해서 '던지기식 기부'를 하고, 장기 기증에, 헌혈까지 이용하는 현실을 어제 보도해 드렸는데요.

일부에서는 이들 성범죄자들을 지원하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알고 봤더니, '반성문' 장사를 하면서 경찰의 수사 서류까지 불법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세진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20대 K 씨는 올해 초, 10대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한 혐의로 적발됐습니다.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인터넷 '성범죄 카페'에 가입했습니다.

[미성년 성매매 혐의자] "범죄자들끼리 그냥 모여 갖고 똘똘 뭉쳤네, 이 생각할 수 있겠는데 저는 이제 막상 이 입장이 되고 나니까 또 다르더라고요."

회원 수만 7만 8천여 명,

이 카페를 통해 K 씨는 처벌 수위를 어떻게 낮출지 방법을 찾았습니다.

[미성년 성매매 혐의자] "봉사 활동해야 되고, 헌혈 같은 것도 해야 되고, 카페 가서 보니까 그거는 이제 너무나도 그냥 당연한 듯이‥"

카페 운영진이 남긴 글입니다.

반성문으로 감형을 받으려면 '판사의 심금을 울리는 문장을 쓰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법률 서식 전문 사이트 한 곳을 소개합니다.

여러 형식의 반성문들을 파일로 올려놨는데, 380페이지짜리 한 묶음을 5만 원에 판매합니다.

이걸 잘 짜깁기하라는 겁니다.

이 카페의 사업자는 한 법무법인으로 돼 있지만, 실제 운영자는 사무장 출신인 A 씨입니다.

[성범죄 카페 운영사 대표 A 씨] "제가 이 홈페이지도 만들어 드리고 다른 카페도 많이 만들어 드렸어요. 변호사님도 돈 벌게 해드렸어요."

그런데, 이 카페가 인기를 끈 데엔 한 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카페 이용자가 해당 법무법인에 사건을 맡길 경우 제공한다는 '특별 정보'.

알고 보니, 경찰이 성범죄자를 조사했던 실제 '피의자 신문조서'였습니다.

수사관과 피해자 이름까지 드러납니다.

지금도 유사사건이 이어지고 있는 일명 'n번방 사건'의 수사 문서와 아동 청소년 피해자의 얼굴까지 노출시켰습니다.

[성범죄 카페 운영사 대표 A씨] "n번방이 뜨거웠으니까 그런 것들을 미끼 삼아서 그렇게 슬쩍 노출시켜서 올리기도 사실 했죠. 그래야지 이제 사람들이 여기 가면은 더 있구나, 다른 카페보다 여기에는 뭔가 있구나라고 해서 더 많이 모여드니까‥"

또 경찰이 어떤 성착취물을 압수 대상으로 삼았는지, 압수수색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취재진이 카페에서 확보한 수사 관련 문서는 피의자 신문조서 34건, 아동 피해자 진술서 3건, 포렌식 분석 수사보고서 3건 등 50여 건이 넘습니다.

[성범죄 카페 운영사 대표 A씨] "저도 예전에 사무장을 했었으니까 제가 확보를 한 거니까‥ 계약상 (법무법인과) 이제 거래 관계니까요. 그건 (피의자) 동의를 해서 받은 게 아니라‥"

변호사라도 수사자료를 다른 재판이나 목적으로 타인에게 공개하는 건 불법입니다.

[경찰 관계자/여성청소년계] "외부에 유출돼서는 안 되는 부분이죠. 그런 수사 기법 같은 것, 특히 그 사건에서 경찰관이 어떻게 했다, 그런 수사 기법을 알고 그 것(수사)에 대처해서 일종의 (수사)업무 방해까지도 갈 수 있는 거죠."

변호사협회는 해당 법무법인과 카페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MBC뉴스 김세진입니다.

영상 취재: 김재현·독고명 / 영상 편집: 신재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 취재: 김재현·독고명 / 영상 편집: 신재란

김세진 기자 (blues32@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322204_34936.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