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도 잘하는' 리버풀, 잉글랜드 구단 최초 UCL 전승 16강행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12. 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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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풀, 밀란 원정 주전 3명 기용(8명 로테이션)
▲ 리버풀, 월트만 & 브레들리 챔스 데뷔전
▲ 리버풀, 오리기 결승골로 2-1 역전승
▲ 리버풀, 잉글랜드 구단 첫 챔스 조별 리그 전승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리버풀이 무려 8명의 주전 선수들을 빼고도 AC 밀란 원정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잉글랜드 구단 최초로 6전 전승 챔피언스 리그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리버풀이 산 시로 원정에서 열린 밀란과의 2021/22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리버풀은 잉글랜드 구단 최초 6전 전승 16강 진출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더 놀라운 점은 리버풀이 이 경기에서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와 또 다른 측면 공격수 사디오 마네, 그리고 골키퍼인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 3명을 제외한 8명의 주전 선수들을 대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는 데에 있다.

특히 중원 구성은 경악스러운 수준이었다. 리저브 팀(2군) 소속으로 리그 컵 2경기 출전(1경기 선발, 1경기 교체. 총 135분)과 챔피언스 리그 1경기 선발 출전(이미 16강은 물론 조 1위가 확정된 이후였던 포르투와의 조별 리그 5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1경기 교체 출전(6분)이 전부인 타일러 모튼이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중책을 수행했다. 그의 앞에는 공격적인 미드필더인 미나미노 타쿠미와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이 포진했다.

포백 구성도 위험천만하긴 매한가지였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는 PL 7분 교체 출전이 전부(공식 대회 4경기 187분)인 네코 윌리엄스가 나섰고, 이번 시즌 PL에서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나다니엘 필립스(공식 대회 2경기 46분)가 백업 수비수 이브라히마 코나테와 센터백 파트너를 이루었다. 최전방 공격수로는 주말 울버햄튼 원더러스 원정에서 경기 종료 직전 천금같은 결승골을 넣은 디보크 오리기가 선발로 나섰다.


주전 선수들로 분류되는 살라-마네-알리송을 제외하면 이 경기 이전까지 공식 대회 500분 이상 출전한 선수는 백업 왼쪽 측면 수비수 콘스탄티노스 치미카스를 비롯해 체임벌린, 코나테까지 3명이 전부였다. 심지어 이들마저도 PL에선 출전 시간이 400분이 채 되지 않는다(치미카스 390분, 체임벌린 382분, 코나테 360분).

이에 대해 위르겐 클롭 감독은 밀란 원정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로테이션을 돌려야 하고 분명 돌릴 것이다. 만약 내가 또 다시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오면 의료팀이 날 때릴 것이다. 그러하기에 난 바꿀 것이다"라고 밝혔다.


물론 밀란도 수비진의 리더인 시몬 키예르를 비롯해 안테 레비치와 하파엘 레앙, 그리고 다비데 칼라브리아 같은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올리비에 지루와 사무 카스티예호도 부상을 당하면서 교체로 활용할 공격 카드도 부족한 상태였다. 하지만 리버풀과 비교하면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나왔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밀란은 5차전이 끝난 시점에 B조 3위였던 만큼 챔피언스 리그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무조건적인 승리가 필요했다. 특히 동시간에 열린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포르투에게 3-1로 승리한 만큼 2골 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했다. 다행히 밀란은 28분경,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중앙 수비수 피카요 토모리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하지만 이후부터 리버풀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다. 밀란이 토모리의 선제골 이후 60분경까지 32분 동안 단 한 번의 슈팅조차 시도해보지 못하는 동안 리버풀은 무려 13회의 슈팅을 몰아치며 밀란의 골문을 두들겼다.

이 과정에서 리버풀은 35분경, 체임벌린의 드리블 돌파에 이은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힌 걸 살라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서 54분경에 마네의 가로채기(토모리가 터치 실수를 범하면서 가로채기를 당했다)에 이은 슈팅을 골키퍼가 선방했으나 이를 오리기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2018/19 시즌 토트넘 핫스퍼와의 결승전 이후 15경기 만에 챔피언스 리그에서 골을 기록한 오리기이다.


역전에 성공하자 리버풀은 후반 19분경에 주전인 마네와 살라를 빼고 부상에서 복귀한 수비수 조 고메스와 미드필더 나비 케이타를 교체 출전시키며 체력 안배에 나섰다. 경기 종료 직전엔 유스팀 공격수 막스 월트만과 측면 수비수 코너 브레들리에게 챔피언스 리그 데뷔 기회를 선사했다(특히 월트만은 이 경기가 프로 데뷔 무대이다).

비단 결과만이 아닌 경기 내용에서도 리버풀의 크게 우위를 점했다. 점유율에선 51대49로 근소하게 앞섰으나 슈팅 숫자에선 22대8로 상대를 압도했고, 코너킥에선 9대3으로 정확하게 3배가 더 많았다. 그마저도 살라와 마네가 교체된 이후에 격차를 많이 좁힌 것이었다(살라-마네 교체 이후 밀란이 점유율에서 63대37로, 슈팅 숫자에서 5대4로 우위). 백업 리버풀이 밀란보다 더 강했다고 감히 평가할 수 있겠다.

밀란 간판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는 필립스에게 꽁꽁 묶였고, 프랑크 케시에와 산드로 토날리의 중원도 유스 선수 모튼이 중심을 잡은 리버풀 중원 상대로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했다. 밀란 핵심 수비수 토모리는 골을 넣긴 했으나 정작 수비에선 결승골의 빌미가 되는 실수를 범했고, 프랑스 대표팀 왼쪽 측면 수비수 테오 에르난데스도 살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잦은 실수를 반복했다. 백업 리버풀이 밀란보다 더 강했다고 감히 평가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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