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뿐인 '자동'시장격리..나락값 '폭락'

최혜진 입력 2021. 12. 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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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지금 농촌에서는 벼를 출하하지 못해서 창고에 쌓아둔 농가들이 많습니다.

벼 가격이 폭락한 가운데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인데요.

농민들은 정부가 이달 안에 남은 벼를 매입해서 가격을 안정화해달라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보도에 최혜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형 포대에 담긴 벼가 농가 창고에 가득 쌓여있습니다.

올해 수확한 벼를 아예 출하하지 못한 겁니다.

또 다른 농가에도 팔지 못한 벼가 수십 톤씩 남아있습니다.

최근 벼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가와 미곡처리장에서 벼를 사고 파는 거래가 끊긴 겁니다.

[김지흥/농민 : "민간 미곡처리장은 아예 가격을 누르려고 하는지 움직이지 않고 있어요. 급하니까 전화도 해보고 하면 하루에 천원씩 떨어져요."]

현재 벼 거래가격은 40킬로그램에 5만 7천 원에서 6만 원 수준, 수확량이 적었던 지난해보다 20% 정도 하락했습니다.

정부가 올해 수확기에 공공비축미를 방출한데다 수확량도 10% 이상 늘었기 때문입니다.

창고가 넘치도록 벼를 대량 수매한 농협도 적자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농가에 우선 지급한 수매 대금보다도 시세가 낮게 형성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현규/영암 군서농협 조합장 : "정부가 시장격리 안한다고 하면 우리 농협 뿐만 아니라 다른 농협들도 거의 도산 위기에 처하지 않을까."]

농민들은 생산량이 일정 기준 이상일 경우 벼를 매입할 수 있다는 이른바 '자동 시장격리'를 즉각 시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정부가 이달 안에 시장격리를 하지 않으면 가격 하락세를 막을 수 없다는 겁니다.

정부는 그러나 쌀값 동향을 더 지켜봐야한다며 매입을 미루고 있습니다.

[김정주/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과장 : "관계부처가 협의하고 있고요. 12월에 반드시 하겠다 혹은 12월에 절대할 수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풍년 농사를 지어놓고도 제값을 받지 못해 거리로 나온 농민들, 삭발까지 하며 농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

최혜진 기자 (jo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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