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윤석열 후보에 "공부 좀 하라"고 한 이유

윤성효 입력 2021. 12. 9. 12:2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탈핵경남시민행동 규탄 기자회견.. "탈원전 정책은 망하러 가자는 이야기" 비판

[윤성효 기자]

 탈핵경남시민행동,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은 12월 9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선후보는 탈원전 정책을 더 이상 반대하지 말고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정책을 만들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공부해."
"소형 원전을 여의도에."

환경운동 활동가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에게 이같이 외쳤다.

탈핵경남시민행동,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등은 9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선후보는 탈원전 정책을 더 이상 반대하지 말고,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정책을 만들어라"라고 일갈했다.

윤 후보는 앞선 지난 11월 29일 대전의 한 카페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 출신 연구원 등과 만나 "탈원전 정책은 망하러 가자는 얘기"라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당시 윤 후보는 "깨끗하고 안전한, 효율적인 원자력 발전 외에 현재는 대안이 없다"거나 "창원·울산의 많은 원전 시설에 납품하는 기업들, 회사들이 망가졌다", "참 개탄해 마지않는 정부의 정책"이라고 했다.

이같은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은 "공부 좀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이날 "참으로 기가 찬 발언이다. 원전마피아들의 단편적인 말을 듣고 앵무새처럼 발언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탈원전 정책은 망하는 정책이 아니고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정책이다"라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한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는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주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방사능에 피폭된 후쿠시마 주민들과 그 후손들은 앞으로 100년 이상 고통받을 것이다. 194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방사능 피폭으로 76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통받는 우리 국민들이 있고, 2세까지 유전되어 힘들게 사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들은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인 바다 방류 문제로 우리나라와 많은 국가가 일본을 규탄하고 반대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는가?"라며 "플루토늄의 독성은 반감기가 2만 4천 년이라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가? 이 세상에서 사고 후유증이 10년, 100년을 가는 사고가 원전 외 어떤 사고가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재생에너지보다 원전이 값이 싸고 효율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들은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2022년의 원전 발전단가는 118원(1kWh), 태양광 80원, 풍력 62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국립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환경, 안전등의 비용을 감안한 원전 발전단가를 최대 371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며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 같은 원전 강국들이 왜 원전을 포기하고 태양광, 풍력으로 가고 있는지 제대로 인지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치 선배들의 발언 잘 이해하고 좀 더 공부해야"
 
 탈핵경남시민행동,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은 12월 9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선후보는 탈원전 정책을 더 이상 반대하지 말고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정책을 만들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핵폐기물과 관련해서도 이들은 "원전을 가동하고 나오는 핵폐기물 처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계속 건설하겠다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위험을 고스란히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위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는 고준위 핵폐기물 보관 기간이 10만 년이라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가? 기후위기 때문에 멸종 위기종이 된다고 외치는 청소년들에게 핵폐기물까지 떠넘기겠다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일침을 날렸다.

이날 과거 정치인들의 발언도 거론되었다.

"재생에너지는 미래의 먹거리 산업이고 확대해야 한다." - 박근혜 전 대통령(2012년 12월 7일)

"원전 짓는 일 지양하고 재생에너지 쪽으로 정책을 바꾸겠다"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2017년 4월 15일)

"우리 원전이 굉장히 위험한 상태다. 신규 원전 건설은 중단하고 재생에너지 투자에 집중하겠다" - 유승민 국민의힘 의원(2017년 4월 13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2016년 12월 15일 영화 <판도라>를 보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지고 나서 물리학자 출신인 독일 메르켈 총리는 사고는 몇 백만분의 일로 발생하지만, 한번 터지고 나면 수습 방법이 없다는 말로 국민들을 설득해 원전 폐쇄를 결정했다"며 "경제성만 강조하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서 핵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윤석열 후보는 정치 선배들의 발언을 잘 이해하고 원전을 좀 더 공부하기 바란다"며 "자신들의 입지와 이익만을 위해서 주장하는 원전 마피아들의 거짓 뉴스를 헤아릴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방사능 누출이 없었다고 발언한 것으로 끝내라. 앞으로 더 이상 탈원전 정책을 비방하고 반대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현 탈원전 정책을 무조건 반대만 하면 국민들이 지지할 것이라는 허황된 꿈을 버리기 바란다"고 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