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꼰대' 할바리니 김형실 감독의 V리그 생존기

이준희 2021. 12. 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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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전 미디어데이.

이한비의 돌발적인 답변에 현장에 있던 페퍼 저축은행 직원의 얼굴은 사색이 됐고, 대기실에 있던 김형실 감독에게 부리나케 달려갔다.

올해 우리 나이로 일흔 살인 김형실 감독은 현재 V리그 13개 팀 사령탑 가운데 최고령 감독이다.

김형실 감독은 여자부가 처음인 김호철 감독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면서 뼈있는 조언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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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의 김형실 감독(70)은 남녀부 13개 팀을 통틀어 최고령 감독이다.


개막 전 미디어데이. 본인 팀의 감독을 일곱 글자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대한 페퍼 저축은행 주장 이한비의 답변은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우.리.팀.슈.퍼.꼰.대"

이한비의 돌발적인 답변에 현장에 있던 페퍼 저축은행 직원의 얼굴은 사색이 됐고, 대기실에 있던 김형실 감독에게 부리나케 달려갔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 김형실 감독의 반응은 덤덤했다. "내가 꼰대 맞지 뭐야 그럼"

■일흔 살 할바리니 김형실 감독 "인스타도 가입했어 내가"

올해 우리 나이로 일흔 살인 김형실 감독은 현재 V리그 13개 팀 사령탑 가운데 최고령 감독이다.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는 무려 35살 차이가 난다.

일흔 살 나이로 20대 초반 손주 뻘 선수들로 구성된 신생팀을 이끌고 있는 김형실 감독에게 올 시즌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바로 '할바리니'. 여자 배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라바리니 감독과 할아버지 감독을 섞어 만든 별명인데, 김형실 감독은 할바리니라는 별명이 마음에 쏙 드는 눈치다.

"저도 들어봤어요. 할바리니. 실제로 제가 말하는 걸 잘 못 알아들어요. 선수들이. 통역이 필요합니다. 통역이. 주로 이한비가 제 말을 통역해주죠. 한번은 한비가 오늘 스케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제가 '전과동' 이라고 했더니 한비가 돼 묻더라고요, 감독님 '전과동'이 뭐예요? 이런 에피소드가 무척 많습니다."

하지만 할바리니 김형실 감독은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최근엔 선수단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인스타그램도 가입했다. 훈련 때도 선수들에게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를 틀고 하라고 말할 정도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다 알아요. 제가. 사용은 잘하진 못하지만요. 훈련 때도 제가 그래요. 선수들한테. '버터'나 좀 틀어봐라. '버터'. 그런데 아직 BTS 멤버들의 이름은 다 못 외웠습니다. 제가 할아버지 같아도 아이돌 다 알아요. 그 뭐냐 AOA, 부랙핑크, 티아라까지. 제가 아이돌 노래 틀게 허락해줬더니 애들이 한 번씩 제가 좋아하는 고복수 선생 노래도 틀어주더라고요."

■"호철아 이제 호통치면 안 된다"

김형실 감독에겐 최근 든든한 우군이 생겼다. 바로 IBK기업은행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호철 감독. 김호철 감독은 김형실 감독보다 네 살 어린 예순여섯 살.

김형실 감독은 여자부가 처음인 김호철 감독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면서 뼈있는 조언도 건넸다.

"호철아 예전처럼 화난다고 쉽게 버럭하고 웃통 벗어 던지고 그러면 애들 겁먹고, 위축되고 큰일 난다. 이제는 나긋나긋하게 변해야 혀."

젊은 감독이 대세를 이루던 V리그 판에 '할바리니' 할아버지 감독들의 우여곡절 넘치는 도전이 새로운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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