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진귀한 세계고지도 한자리에

최재훈 2021. 12. 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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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저는 지금 전 세계 진귀한 고지도를 전시하고 있는 국립해양박물관에 나와 있습니다.

지도 전시가 얼핏 생각하면 재미없을 것 같지만 베르메르의 아틀리에 같은 작품에서도 나타나듯이 지도는 그림, 조각 등과 함께 주요한 장식품으로 취급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실제 측량술 이전에 만들어진 고지도에는 해양괴물 등이 등장하는 등 회화적인 요소도 많이 담겨 있습니다.

문화톡톡 이번 시간에는 20세기 이전 유럽인들이, 또 아시아인들이 서로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보여주는 재밌는 고지도 세계로 여러분을 안내하겠습니다.

지구를 360도로 나누고 경선과 위선을 고안해 지도를 제작한 건 2세기 프톨레마이오스 때부터입니다.

이 방식으로 제작한 16세기 지도에는 최초로 중국 옆 동아시아까지 기록했습니다.

네덜란드 랑그렌 형제의 동아시아 지도에는 '조선'이 '코레아 섬'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16세기 전후 조선의 국호가 처음 세계지도에 등장합니다.

항해 때 처음 만난 거대한 해양 생물을 괴물 형태로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김태만/국립해양박물관 관장 : "바다 세계에 대한 탐험, 상상, 모험 이런 것들을 담고 있는 지도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편이라서 이번에 특별히 전시회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세계지도로 평가받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조선 태종 때 만들어진 것으로 조선을 아프리카 대륙만큼 크게 그렸습니다.

유럽 최초의 세계지도로 알려진 프라마우로 지도보다 50년가량 앞선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포교를 위해 중국에 입국한 마테오리치 신부는 중국이 중심에 있는 곤여만국전도를 만들었습니다.

중화사상을 이해하던 마테오리치가 중국인 가치관을 훼손하지 않고 세계지도 구도를 바꾼 겁니다.

17세기 선교사 마르티니가 그린 동아시아 지도에서는 조선이 처음으로 섬나라에서 반도국가로 그려집니다.

[신소명/학예사 : "형태가 부정확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반도국가로 한반도가 이제 되었기 때문에 17세기 중반 유럽의 지도 제작자들 사이에 존재했던 동아시아의 지리 정보에 대한 결핍을 채워줬던 중요한 사료고…."]

18세기 조선을 독립국가 형태로 인식한 최초의 지도가 등장하고, 울릉도와 독도를 표기할 정도로 정보와 형태가 정확합니다.

이후 유럽에서는 동해 수역을 한국해로 표기하는 것이 확산합니다.

19세기 선교사와 탐험가들 여행기 속에는 조선에 대한 삽화, 지도와 함께 그들 눈에 비친 민중의 삶이 기록됩니다.

신부와 선교사 입국을 돕기 위해 김대건 신부가 제작한 지도에는 행여 사고가 날까, 해안 부근 섬에 대한 정보가 자세히 기록돼 있습니다.

[백승옥/학예실장 : "(동·서양이)상호 간에 인식을 어떻게 해왔는가를 지도를 통해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미래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가, 또 세계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가…."]

고지도 전시회를 보며 요즘 바다 너머로 떠나지 못하는 갈증을 날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김창한/영상편집:이동훈

최재훈 기자 (jhh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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