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춘·신의진 합류? 다들 '윤석열 캠프 미쳤구나' 한다"
[소중한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 참석해 눈가를 만지고 있다. |
ⓒ 남소연 |
"세계적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 본명 이상혁)가 손흥민·박세리와 함께 광고에 출연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인데도 게임을 무시할 건가. 축구와 골프를 상대로도 중독법을 만들자고 할 건가."
프로게이머 출신 황희두 유스타즈 대표가 윤석열 선대위에 손인춘·신의진 전 의원이 포함된 것을 두고 "게임을 중독 대상으로 여기며 마약과 같은 범주에 넣었던 사람을 어떻게 합류시킬 수 있는지 납득이 안 됐다"라며 "게임인으로서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 프로게이머 출신 황희두 민주연구원 이사. 사진은 2019년 11월 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총선기획단 회의 당시 모습. |
ⓒ 남소연 |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활동한 손인춘·신의진 전 의원은 게임계에선 큰 거부감을 가진 인물이다.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두 사람을 각각 선대위 여성특보와 아동폭력예방특보로 임명했다.
당시 이들이 발의한 법안엔 ▲ 게임중독센터 설립 ▲ 게임사업자에 연 매출액 1% 치유 부담금 부과 ▲ 셧다운제(청소년 인터넷게임 제공 제한시간) 확대 ▲ 술·도박·마약과 함께 게임을 중독 유발 물질 및 행위로 분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법안들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황 대표는 "정치 진영을 떠나 많은 이들이 해당 법안을 구시대적 발상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런 법안을 만들었던 사람이 2021년 대선후보 캠프에 떡하니 등장하는 걸 보며 과거로 회귀한단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라며 "많은 국민들이 윤 후보의 전두환 독재 시절 옹호 발언으로 걱정이 많은데, 게임계 역시 암흑기로 돌아가는 것 아닌지 우려의 마음이 든다"라고 강조했다.
아래 황 대표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페이커-손흥민 함께 광고 출연 시대... '축구 중독법'도 만들 건가?"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손인춘·신의진 전 의원을 각각 선대위 여성특보와 아동폭력예방특보로 임명했다.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게임인으로서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었다. 게임을 중독 대상으로 여기며 마약과 같은 범주에 넣었던 사람들을 어떻게 합류시킬 수 있는지 납득이 안 됐다."
- 두 특보 모두 19대 국회에서 게임 관련 법안을 내놨다. '손인춘법'의 경우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센터'를 설립하고 인터넷게임 사업자에게 연 매출액의 1%를 부과해 치유 부담금으로 사용하겠단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셧다운제를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 2015년 3월 7일 오전 경기도 이천 항공작전사령부를 방문해 키리졸브 훈련을 참관하고 있는 손인춘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
ⓒ 사진공동취재단 |
- '신의진법'은 '중독 유발 물질 및 행위'로서 인터넷게임 등 미디어콘텐츠를 술, 도박, 마약과 함께 포함시켜 논란이 일었다.
"당시 온라인에서 10만 명 넘게 반대 서명을 한 것으로 안다. 또한 같은 당의 남경필 당시 의원도 '게임 산업을 위축시키고 국민을 중독자로 낙인찍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었다. 정치 진영을 떠나 많은 이들이 해당 법안을 구시대적 발상으로 생각한 것이다. 이런 법안을 만들었던 사람이 2021년 대선후보 캠프에 떡하니 등장하는 걸 보며 과거로 회귀한단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많은 국민들이 윤 후보의 전두환 독재 시절 옹호 발언으로 걱정이 많은데, 게임계 역시 암흑기로 돌아가는 것 아닌지 우려의 마음이 든다."
- 최근 신 특보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중독 현상이 있으면 치료하고 지원하자는 법이었다"라고 해명했다.
▲ 2013년 6월 13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하고 있는 신의진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
ⓒ 남소연 |
- 현재 게임업계의 반응은 어떤가.
"전·현직 프로게이머, 프로게임단의 코치진, 게임을 좋아하는 일반인, 게임과 교육을 접목시켜 활동을 이어가는 분 등과 연락을 해봤다. 공통적으로 '윤석열 캠프가 미쳤구나'란 반응을 보였다. 그 중엔 더불어민주당을 싫어하는 이들, 정치 자체에 관심이 없거나 정치를 혐오하는 이들도 상당히 많다. 게임산업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 등으로 게임에 접근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말 그대로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세계적 프로게이머 페이커(Faker, 본명 이상혁)가 손흥민·박세리와 함께 광고에 출연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인데도 게임을 무시할 건가. 축구와 골프를 상대로도 중독법법을 만들자고 할 건가."
- 게임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의 출연 여부를 놓고 윤석열 캠프에서 혼선이 있는 상황이다.
"출연을 한다고 했다가 뭉개버리면 73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조롱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역풍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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