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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유예' 부른 생명과학Ⅱ 문항, EBS 연계 교재에도 유사 오류

유영규 기자 입력 2021. 12. 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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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오류 논란이 불거져 정답 처분의 효력이 정지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문항을 둘러싼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해당 문항과 유사한 문제 오류가 수능 공식 연계교재에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교재 집필진은 오류를 인정하고 문제를 수정했으나 수능에서는 수험생들의 잇단 문제 제기에도 오류를 인정하지 않아 결국 사상 초유의 정답 효력 정지와 공란 처리된 성적표 배부로 대입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오늘(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출간된 'EBS 2022학년도 수능완성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본문 107쪽의 하디·바인베르크 평형 관련 8번 문제와 해설 40쪽에 있었던 이 문제 해설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EBS는 수험생으로부터 오류 지적을 받고 9월 15일 이를 정정했으며 강의 내용도 수정했습니다.

올해 8월 이 문제 오류를 발견하고 EBS 게시판에 문의한 고교 3학년 수험생 임 모(19) 군은 오늘 "생명과학Ⅱ 문제 수가 적다 보니 여러 조건을 많이 연습해야 하고 EBS 교재는 많이 볼 수밖에 없다"고 오류를 찾아냈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당시 EBS는 '내용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9월 15일 이를 바로잡는 정오표를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숫자도 고쳐 제시해 문제에 모순을 없앴습니다.

이후 11월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에 출제돼 오류 논란 끝에 법원에서 정답 효력이 정지된 문항은 EBS 수능완성 교재의 문항과 풀이 과정이 흡사합니다.


특히, 문항에서 제시된 조건이 불완전해 모순이 생긴다는 점이 같습니다.

임 군은 "30분 안에 20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이 유형은 '킬러' 문항 중에선 쉬운 문제라 이걸 먼저 풀고 다른 문제로 가려 했는데 개체수가 음수가 나왔다"며 "EBS 문제는 오류 아닌가 생각을 했지만 수능 시험장에서는 내 계산이 틀렸다고 생각해 계속 다시 풀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 군은 혼란스러웠지만 그래도 문제가 풀리지 않자 다행히 다른 문제를 먼저 푸는 것으로 대처했습니다.

그러나 시험이 끝난 후 이 문제를 붙잡고 한참 시간을 허비했다는 호소를 제기하는 수험생들이 많았습니다.

임 군은 EBS에서도 오류를 받아들였던 문제였던 만큼 수능에서도 다른 응시생들이 이의 제기한 것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평가원은 지난달 29일 이 문항에 대해 '이상 없음' 결론을 내리면서 "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의 타당성은 유지된다"고 밝혔습니다.

EBS 수능 연계교재는 실제 수능 출제진에게 제공되며, 실제 수능 문항 중 50%가 연계 출제됐습니다.

다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진에게 연계 교재의 정오표까지 제공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평가원이나 출제진이 수능 공식 연계교재의 오류와 정정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거나 검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어제 수능 성적 채점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EBS 연계 교재의 오류를 인지했는지 질문에 "EBS 교재에 똑같은 문항에 오류가 있다고 하는 이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 앞으로 충분히 해명해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에 대해 임 군은 "직접 연계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EBS 책에서 인정한 오류가 수능 문제와 같은 오류라는 점이 중요하다"며 "생명과학Ⅱ를 공부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같은 오류인 걸 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오늘 오후 3시 수능 생명과학Ⅱ 응시자 92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제기한 정답 결정 처분 취소 소송의 첫 변론 기일을 엽니다.

수험생들은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에 오류가 있다며 이달 2일 교육과정평가원의 정답 결정을 취소하라는 본안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며, 이를 먼저 심리한 재판부는 어제 본안 소송 판결까지 정답 결정의 효력 정지를 결정했습니다.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은 오늘 생명과학Ⅱ를 공란으로 두고 성적을 통지했습니다.

임 군은 "성적 통지 이후 통상적으로는 수시전형 조기 발표가 있는데 이제는 제때 발표될 수 있는지 마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문제 출제 오류에 대한 잘못과 그 귀책이 어디에 있는지는 분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한국교육과정평가원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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