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축구로 이길 수 없다" 홍준표, 선대위 합류설에 작심 화두

11일 선대위 합류 부정 기류서 미묘한 변화
"선대위 합류는 국민적 명분이 설 때"
경선 이후 선대위 불참 속 거리두기 지속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합류 논란과 관련해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홍 의원은 이날 2030세대 정치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의 홍문청답(준표형의 질문에 청년들이 답하다) 코너에 ‘선대위 합류?’라는 제목으로 향후 대선정국의 변화 및 본인의 역할론에 대해 언급했다.

홍 의원은 “곧 이재명은 이재명으로 교체해도 정권교체다는 명제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그러면 우리가 설 자리는 없게 되지요”라고 전망했다. 특히 “선명한 정책차별 없이 2중대 전략과 침대축구만으로는 이길 수 없지요”라고 우려하면서 “선대위 합류는 국민적 명분이 설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의 질문에 청년들은 답변을 통해 오히려 후보 교체를 주장하면서 선대위 합류를 반대했다.

다만 홍 의원의 이날 글은 그동안 선대위 합류설을 일축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미묘한 변화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홍 의원 스스로 ‘국민적 명분’을 전제로 선대위 합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윤 후보가 홍 의원의 지원사격을 요청하면서 삼고초려에 나설 경우 홍 의원 역시 대승적 차원에서 선대위 합류를 결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실제 국민의힘 선대위 핵심 관계자들 역시 홍 의원의 선대위 합류를 전망하고 있다. 임태희 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은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 “홍 의원과는 오랜 기간 동안 일을 같이했다. 아주 대의를 중히 여기는 분이고 자신보다는 대의에 서슴없이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도 결단을 하는 분”이라면서 “정권교체로 나라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큰 대의 앞에 홍 의원도 같은 뜻을 가지고 처신할 것”이라고 선대위 합류를 낙관했다.

앞서 홍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경선 패배 이후 ‘경선승복’을 선언하기는 했지만 현실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사실상의 칩거 상태를 이어왔다. 당 안팎에서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윤 후보를 도와야 한다는 주장에도 비판적 언급을 쏟아내면서 사실상 선대위 합류를 거부해왔다. 청년의꿈을 통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양강대결 구도와 관련해 “이재명이 되면 나라가 망하고 윤석열이 되면 나라가 혼란해질 것”이라고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달 19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2007년 7월 이명박, 박근혜 대선 경선 때 치열하게 경쟁해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자 박근혜 후보는 경선장에서 깨끗하게 승복하고 그 후 그 대선판에 나타난 일이 없었다”며 “제가 선대위 참여를 안하고 백의종군 하는 것을 비난해서도 안되고 참여를 강요하는 것 자체도 부당한 횡포”라고 반발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4일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와의 울산합의 이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선대위 원톱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다는 소식에 “백의종군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성곤 (skzer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