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서 박정희 띄우고 전두환 '성과' 언급한 이재명

박광연·안동·구미·칠곡|탁지영 기자 2021. 12.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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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방문을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경북 지역을 방문해 “진영을 나눠 니편은 무조건 나쁘고 내편은 무조건 옳다고 할 게 아니다”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에 대해서도 “공과가 병존한다”며 경제 정책이 성과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험지에서 보수층 표심을 얻으려는 외연 확장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이날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지역 순회 일정으로 경북 칠곡군·구미시·의성군·안동시를 잇따라 방문했다. 이 후보는 즉석연설 등을 통해 박 전 대통령과 전씨의 공과를 거론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안동시 중앙신시장 즉석연설에서 “대구·경북·영남이 낳은 한 지도자가 있었다. 인권 침해와 민주주의 파괴, 불법 정치, 명백한 과오가 있긴 하지만, 대한민국을 산업화를 통해 경제 대국으로 만든 공이 있는 사람이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대구·경북이 키워준 저 이재명이 박 전 대통령이 만든 산업화 성과를 넘어서, 기후 위기와 디지털 전환, 팬데믹 위기 앞에 서있는 대한민국을 대대적 투자를 통해 더욱 더 성장하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동시는 이 후보 고향이다.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처럼 경제 성장에 역점을 두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이날 구미시 금오공대에서 학생들과 간담회를 하며 “박 전 대통령이 한 것처럼 강력한 경제부흥정책을 취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산업을 대대적으로 창출해내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금오공대는 박 전 대통령이 설립한 거죠”라고 물으며 “구미전자단지도 박 전 대통령 시절에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전두환씨의 성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방문을 마치고 즉석연설에서 “모든 정치인은 공과가 병존한다.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며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은 3저 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고 말했다. 전씨가 집권 막바지인 1980년대 중반 저금리·저달러·저유가의 3저 호황 국면에서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의 생명을 해친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되어선 안될 중대범죄”라며 “그래서 그는(전씨는)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간 이 후보는 전씨를 두고 광주 5·18 민주화 운동 학살자라는 데에 초점을 맞춰 강하게 비판해왔다. 이날 전씨의 성과까지 거론한 것은 보수층 민심을 고려한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을 두고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지난 10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전씨 옹호 발언에 대해 “전두환은 성과와 과오를 나눠서 평가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전두환의 성과라는 것은 결국 민주시민들의 고혈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두환의 공’이라니, (전두환) 비석을 밟고 그 난리를 치더니 전두환 찬양도 내로남불”이라고 이 후보 발언을 비판했다.

박광연·안동·구미·칠곡|탁지영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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