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파티' 英 정부, 신뢰 바닥..방역도 정권도 타격

이지민 2021. 12. 1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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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영국 총리실이 방역 지침을 어기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긴 일이 알려져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정부는 부스터샷 접종을 대대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총리실 직원들이 지난해 말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긴 사건으로 정부 정책이 힘을 받지 못할 것이란 회의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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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신뢰 떨어진 정부 말 안 들을 것"
英 국민 54% "존슨 총리 사임해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방역 규제 강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연말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영국 총리실이 방역 지침을 어기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긴 일이 알려져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방역 규제 강화와 부스터샷 접종 확대 정책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정부는 부스터샷 접종을 대대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3일부터는 30~39세도 부스터샷을 맞을 수 있다. 접종 대상은 2회 접종을 완료한 지 3개월이 지난 사람이다. 

크리스마스 파티 의혹에 보리스 존슨 총리가 고개를 숙인 이달 8일에는 강화된 방역 규제책도 발표됐다. 나이트클럽과 대형 행사장에 백신 패스를 도입하고, 마스크 의무 착용을 극장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영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11일 633명이 추가돼 총 1898명이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영국 내 잉글랜드 지역에서만 내년 4월 말까지 최대 7만5000명의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던 영국 정부가 방역 강화에 나선 것도 이런 경고에서 비롯했다. 

일각에서는 총리실 직원들이 지난해 말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긴 사건으로 정부 정책이 힘을 받지 못할 것이란 회의론이 나온다. 영국 에딘버러 대학교의 린다 볼드 공중보건학 교수는 “풀었던 방역 규제를 다시 적용하는 것은 어렵기 마련”이라며 “여기에 정부의 신뢰가 심하게 떨어졌기 때문에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데 정부 요구를 따르겠냐”고 반문했다.

볼드 교수는 방역 규제를 어기는 시민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아마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들이 보고 싶어 어쩔 수 없다’며 인원수 제한을 어기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존슨 총리의 정치적 입지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른바 ‘파티 게이트’가 수면 위로 오른 직후인 지난 8일 여론조사업체인 사반타콤레즈에 따르면 영국 국민의 절반이 넘는 54%는 존슨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내 인사들도 존슨 총리를 비판하고 나섰다. 보수당의 트레이시 크라우치 하원의원은 “절대 다우닝가의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옹호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고, 던컨 베이커 하원의원도 “다우닝가에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린 게 맞는다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의 사이다 와르시 상원의원은 “법을 만드는 사람은 당연히 법을 따라야 한다”며 “국가로서 위험한 영역을 어겼다”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의 퇴진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전임 총리인 테리사 메이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제2 국민투표안이 좌절되면서 취임 2년 10개월 만에 물러났다. CNN은 “보수당은 현직 총리를 무자비하게 퇴진케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2024년 5월 총선 예정인 것을 고려하면 존슨 총리를 물러나게 하고 새 후보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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