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주서 '계란 투척' 소동..'사드 반대' 활동가 "사드 빼준다더니"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경북 성주군에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철수를 주장하는 활동가에게 계란을 맞을 뻔한 소동이 벌어졌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성주군 참외 농장을 찾아 참외 모종 심기를 체험했다. 이 후보가 참외 농가 비닐하우스에 도착하자 건너편 도로에서 한 활동가가 이 후보를 향해 계란 두 개를 던졌다. 이 후보가 계란에 맞지는 않았고, 후보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과 경호원 두 명이 맞았다. 현장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이 활동가는 “민주당 정권이, 이 후보가 이전에 사드 배치를 철회하겠다고 했는데 빼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하며 계란을 던졌다. 이를 목격한 이 후보 지지 유튜버들이 활동가에게 달려들어 욕을 하는 등 물리적 충돌 상황도 벌어졌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성주에서 지역화폐와 관련된 ‘국민반상회’를 열고 참외 농가를 방문했지만 소성리 등 사드와 관련된 곳은 들르지 않았다. 소성리에 사드 추가 배치를 둘러싼 논란과 갈등은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현재까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경찰에 계란을 투척한 활동가 등에 대해 선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소영 선대위 대변인은 참외 농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민 입장에선 중앙에서 정치인이 온 것이기 때문에 그런 방식으로 의견을 피력하는 것도 이해 못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최대한 처벌되지 않도록 경찰과 합의하고 선처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 후보도 바로 농가에 들어가셔서 (해당 사건에 대해) 말씀하지 않으셨다”며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이후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로 (계란을 맞은) 피해 인원 3명 모두 처벌 불원 의사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경북 포항공과대학교에서 대구·경북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을 마무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드 철수에 대해 “이미 여러 차례 토론회에서 밝혔으니 참고해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10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지난 대선에는 사드 재검토·철회 입장을 밝혔는데 지금도 같은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실제로 실전배치된 상태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 또는 철수를 원한다고 해서 우리 마음대로 철수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철저히 현실에 기반해서 미래지향적으로 판단하는 게 정치인의 기본적인 자세라고 본다”며 “추가 배치하지 않는 게 맞다는 입장을 갖고 있지만, 이미 배치된 사드에 대해서는 우리가 수용하고 그 위에서 다른 대안을 찾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주·포항|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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