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와의 동행' 내세우는 윤석열..'장애우 표현' '안내견 만진 행위' 두고 비판
[경향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장애인본부 출정식에 참석하는 등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다만 이날 윤 후보가 ‘장애우’라는 표현을 쓰고,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쓰다듬는 등 장애인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 후보는 이날 국회 의사당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장애인복지지원본부(장애인본부) 전국 릴레이정책투어 ‘장문현답(장애인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출정식에 참석했다. 장애인본부는 내년 1월초까지 전국 곳곳을 돌면서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할 예정이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현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장애우들 한 분 한 분의 어려운 사정을 잘 귀담아 주시고 그걸 저와 우리 선대위에 꼭 좀 전달해달라”며 “앞으로는 복지라는 것도 똑같은 사람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인(人)별 맞춤형으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에 가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분들을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거기서 정책이 나오고 답이 나오기 마련”이라며 “물어보지 않고 정책을 만들면 그 정책은 반드시 실패하게 돼 있다”고 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일정에 대해 “현장에서 정책을 찾겠다는 현장 중심 선거운동의 일환이자, ‘약자와의 동행’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지난 6일 선대위 출범식 당시 후보 직속 위원회인 ‘약자와의 동행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는 등 약자를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윤 후보가 이날 비표준어인 ‘장애우(友)’라는 표현을 쓴 점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장애우는 타인이 장애 당사자를 부를 때에만 쓸 수 있고, 장애인에 대한 동정적·시혜적 의미가 가졌다는 이유 등으로 장애인단체에서 사용을 거부하는 표현이다. 보건복지부도 2015년부터 장애우·장애자는 장애인으로, 일반인·정상인은 비장애인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8일 서울 대학로에서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상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박경석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애우는 2000년대 이후부터 장애인 단체에서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표현”이라며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인권 의식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이날 행사에 참여한 시각장애를 가진 김예지 의원의 안내견을 만진 행위를 두고 논란이 됐다. 이이삭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사무국장은 통화에서 “비장애인에게 장애 인식 교육을 할 때 안내견의 보행에 방해가 되므로 안내견을 만지거나, 먹이를 주거나,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만지고 싶다면 시각장애인에게 허락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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