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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로 유혹하더니.. OK저축은행, 일주일도 안 돼 예금 금리 대폭 인하

유진우 기자 입력 2021. 12. 14. 09:39 수정 2021. 12. 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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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상품인 ‘파킹통장’에 최고 연 2% 금리를 약속했던 OK저축은행이 금리를 제시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금리 체계를 바꾼다고 발표했다. 높은 금리를 보고 소비자들이 몰리는 가운데 금융 당국의 강도 높은 규제로 대출은 더 할 수 없게 되자, 은행의 가장 큰 수익원인 ‘예금 - 대출 이자 마진’ 관리가 어려워진 탓이다.

저축은행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은 14일 “다음 달 4일부터 ‘OK파킹대박통장’과 ‘OK e-파킹대박통장’ 상품 금리를 현행 5억원 이하분 연 2.0%, 5억원 초과분 연 1.5%에서 2억원 이하분 연 1.3%, 2억원 초과분 연 0.3%로 낮춘다”라고 밝혔다.

간판상품인 파킹통장 상품 최고 금리를 0.7%포인트(P) 끌어내리고, 금리 적용 한도도 절반 이하로 줄인 셈이다.

저축은행에서 일부 보통예금·저축예금 상품들은 예치금액이나 기간·입출금 횟수에 상관없이 약정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 점에 착안해 은행권에서는 운행을 멈추고 주차장에 잠시 차를 세워놓듯, ‘목돈을 잠시 두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해당 상품에 가입한 통장을 ‘파킹통장’이라 부른다.

앞서 지난 7일 OK저축은행은 OK파킹대박통장 금리를 연 최고 2% 수준으로 올린다고 공지했다. 기존에는 5억원 이하 연 1.5%, 5억원 초과 연 1.0%였지만, 5억원 이하 2%, 5억원 초과 1.5%로 변경해 ‘무조건 2% 금리’를 내세웠던 토스뱅크 같은 인터넷은행과 맞불을 놨다.

OK저축은행의 금리 변경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통제로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 예금 이자만 많이 나가 손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누적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OK저축은행의 파킹통장상품 ‘OK파킹대박통장' /OK저축은행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단은 수신 확보 조정과 예대율(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의 비율) 관리가 금리 조정의 가장 큰 이유”라면서도 “저축은행 경쟁 상대가 다른 저축은행 뿐 아니라 인터넷은행으로 넓어진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이 수신 금리를 내리면 같이 비교하면서 금리를 움직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인터넷은행 세곳 가운데 두곳은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금리를 크게 올리는 추세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13일부터 금리를 최대 0.6%P 올렸다. 14일 기준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금리는 연 1.8%, 케이뱅크 정기예금 금리는 2.0%다. 두 은행 모두 예치 한도는 없다. 토스뱅크는 내년 1월 5일부터 1억원 이하 예치금에 금리 2%, 1억원이 넘는 예치금에 한해 금리 0.1%를 적용한다.

이 때문에 확정 금리가 아닌 고금리 상품을 미끼로 내걸어 금융 소비자를 대거 유치한 후 일주일도 안 돼 새 조건을 거는 것에 대한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금융권 전문가들은 최근 저축은행 예대 금리차가 시중은행 대비 4배 높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이 실태 점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이를 일시적으로 무마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이 그동안 ‘단 하루만 맡겨도 시중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준다’는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였지만, 금리 인상기인 현 시점에서 보면 시중은행 연말 특판 예금 상품 금리가 더 높은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OK저축은행 뿐 아니라 예대율 관리에 여유가 없는 다른 저축은행들이 시중은행보다 예금 금리 인상에 소극적으로 나서면 1금융권과 저축은행 사이 금리 역전 현상이 더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저축은행 예대 금리차는 평균 7.8%P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시중은행 예대금리차(1.9%P)의 약 4배 수준이다.

저축은행들이 이런 예대금리차로 지난 3년간 벌어들인 수익은 무려 13조6950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 3년간 예대마진 수익이 가장 많은 곳은 OK저축은행으로 총 2조1459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일 이런 점을 지적하며 “예대금리차가 과거보다 벌어진 부분이 있다면 그게 왜 벌어졌는지 금융회사들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며 “그 이유가 타당한지에 따라 감독당국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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