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둘째날 일부 QR체크 앱 '오류'..자영업은 '속앓이'
[경향신문]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코로나19 방역패스 의무화 시행 이틀째인 14일에도 일부 백신 접종증명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이 먹통이 됐다. 다만 시행 첫 날에 비해서는 현장의 혼란이 덜했다.
이날 11시40분쯤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곱창식당을 찾은 중년남성들은 백신 접종 완료 사실을 증명하려다 애를 먹었다. 손님 최용휘씨(40)는 네이버 QR코드를 찾으려고 했지만 계속 오류가 떴다. 결국 최씨는 QR코드 인증에 실패했다. 옆에 있던 일행이 카카오톡 QR 인증코드로 백신이력을 업데이트해줘 겨우 인증을 완료하고 식사할 수 있었다.
최씨는 “어제(13일)는 회사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어서 불편한 걸 몰랐다”며 “저는 2차까지 다 맞고 3차를 맞을 예정이어서 ‘3차 백신을 맞으러 오라’는 문자라도 보여주면 안되냐고 하니까 안된다고 하길래 그냥 식당을 나갈까도 생각했다”고 했다. 최씨는 “아내 휴대전화가 본인 명의가 아니어서 앞으로 일일이 인증을 하려면 너무 불편할 것 같은데 걱정”이라고 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몰려오는 손님들로 직원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직원들은 일일이 QR 코드를 인증할 수 있는 휴대전화기를 손에 들고 손님들의 코드 입력을 도우며 접종 이력을 확인했다. 직원 홍왕택씨(27)는 “너무 불편하다”며 “손님들도 불편하겠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위반시 과태료를 물어야 하니 이건 장사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 중구 광화문 식당가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오전 11시40분쯤 한 한식집에서는 손님들이 네이버 QR코드를 입력하려고 했지만 계속 오류가 났다. 결국 점주는 급한 대로 수기작성을 안내했다. 점주 오모씨(44)는 “OR 코드 접속이 정상적으로 되면 다시 입력을 안내할 예정”이라며 “어제처럼 완전히 먹통은 아닌데, 손님들을 안내하면서 QR코드 입력 확인까지 일일이 하려니 너무 바쁘다. 정부를 마냥 비판하고 싶지는 않은데 결국 방역수칙을 위반하면 영업 피해는 저희가 봐야 하니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매니저 이모씨(38)는 “수기작성까지 사라지면서 어르신들과 외국인들이 많이 혼란스러워 하고 일부는 돌아간 분들도 있다. 막상 전자예방접종증명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은근히 많다”며 “그런데도 과태료와 영업정지 등 때문에 정부 방침만 설명하는 저희도 참 답답하다”고 했다.
휴대전화를 활용한 방역패스를 낯설어 하는 어르신들도 보였다. 을지로3번가 11번 출구 앞에서 만난 70대 여성 노인 2명은 백신접종 인증 방법을 몰라 머리를 맞대고 의논 중이었다. 모처럼 친구들을 만나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데 휴대전화에 접종완료 이력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백신 3차까지 다 맞은 어르신들이었다. 기자의 도움으로 접종이력을 업데이트했다.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일행 윤모씨(74)는 아예 예방접종증명서 종이를 봉투에 넣어 가져왔다. 윤씨는 “이거 가지고 다니면서 보여주는 게 제일 편하다”며 “아휴, 지킬건 지켜야지. 위험하다는데 이 정도는 해야지”라고 했다.
유선희·강은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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