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방역패스 잘 돌아갈 것"..1시간도 안돼 또 먹통

이우림 입력 2021. 12. 15. 00:02 수정 2021. 12. 15.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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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본격 시행 첫날에 이어 이튿날인 14일에도 일부 앱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이날 서울 한 식당을 찾은 시민들이 QR코드 인증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가 입장할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5분 늦게 온 지인은 (방역패스) 인증을 못 했어요.”

14일 오전 11시40분쯤 서울 서소문의 한 식당. 방역패스 앱이 전날(13일)에 이어 또 먹통이 됐다. 직장인 정모(35)씨 일행은 5분 전 네이버·카카오 앱으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인증을 마쳤다. 늦게 온 지인의 방역패스 창은 열리지 않았다. 휴대전화 문제인가 싶어 먼저 도착한 정씨 등이 다시 네이버·카카오, 쿠브(COOV·질병관리청 전자예방접종증명서) 앱을 열었지만 모두 먹통이었다.

같은 시각,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을 찾은 직장인 강모(31)씨도 방역패스 인증에 실패했다. 평소 쓰던 네이버 ‘QR 체크인(전자출입명부)’을 클릭하니 ‘데이터를 불러오지 못했습니다’라는 메시지만 떴다. QR 체크인은 접종력 증명에도 쓰인다. 그는 “결국 안심콜 인증만 하고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안심콜 인증만으로 출입하는 건 방역수칙 위반이다.

다중이용시설 방역패스 의무화 둘째 날인 14일 또다시 방역패스 시스템 일부가 먹통이 됐다. 오전 11시만 해도 질병관리청은 전날의 시스템 접속 장애를 사과하며 “원활히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시간도 안 돼 먹통이 재현됐다. 질병청은 문제 발생 직후 “네이버 외에 쿠브나 카카오 앱은 정상 작동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는 네이버 앱에서도 접속 지연 현상을 겪었다. 방역패스는 낮 12시19분 정상화됐다. 저녁 시간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날 ‘데이터를 불러오지 못했습니다’란 메시지와 함께 QR코드 접속 장애가 발생한 모습. [뉴스1]

연이틀 먹통 원인으로 접속량 폭증에 따른 과부하가 꼽힌다. 질병청은 “방역패스의 경우 그간 사용량을 토대로 서버 증설 등 사전 조치했다”며 “계도기간 종료와 함께 접속량이 폭증하면서 발급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13일은 질병청 서버 과부하 문제였으나 14일 점심 시간대 일부 장애는 (QR 체크인을 제공하는) 해당 플랫폼사 과부하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특히 방역패스 앱을 사용하지 않던 이들이 처음 쓰다 보니 인증 과정에서 트래픽이 몰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쿠브 앱을 처음 설치해 들어가는 경우 사전 인증 절차가 필요하다. 예방접종 내역을 불러와 접종증명서 발급도 진행해야 한다. 당국은 이 사전 단계를 미리 해놓지 않은 이들이 몰려 서버가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는 질병청의 대응 부족을 지적했다. 서버 먹통이 이번만이 아니라서다. 지난 7월 50대 연령층 접종 사전예약 때도 사이트가 먹통이 됐다. 연령별로 대상자를 분산하고 클라우드 서버를 증설하느라 진통을 겪었다. 지난 6월 얀센 백신 접종 때도 어려움을 겪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한번 홍역을 앓고도 또 문제가 생긴 건 무사안일 때문”이라며 “점심 시간 피크타임을 생각하고 최악의 경우까지 가정하고 시스템을 설계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서버 증량이 중요한데, 당장 하기는 어려우니 KT가 다른 업체 도움을 받아 트래픽을 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접속 문제로 생긴 방역패스 미확인 사례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면 미적용이 아니라 전산장애가 있어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 정부가 파악한 장애 발생 시간대 이후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땐 방역패스를 제시해야 한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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