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각오해".. 강성현號 롯데마트 '제타플렉스'로 맹추격

김은영 기자 2021. 12. 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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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의 체질 개선 마치고 23일 신개념 마트 '제타플렉스' 첫선
카테고리 킬러 전문매장과 창고형 할인점으로 재도약
"출범 이래 가장 큰 변화.. 체험 넘어 '체류형 마트'로 진화"

“지금까지 가장 큰 변화, 상상을 넘어서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

15일 롯데마트 잠실점 지하 1층에 들어가자 빨간 플래카드의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점포는 오는 23일 ‘제타플렉스’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개편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었다. 점포 일부를 열어두고 작업하는 통에 어수선하긴 했지만, 곳곳에 붙은 소개 문구를 보니 롯데가 야심차게 진행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픽=이은현

제타플렉스는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1년여간의 체질 개선을 마치고 선보이는 신개념 마트다. 강 대표는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개편하는 데 이어, 내년엔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의 출점을 본격화해 롯데마트의 오프라인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난달 롯데쇼핑(023530)의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롯데마트로 고객에게 지지를 받는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컨설턴트 출신으로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를 거쳐 작년 12월 롯데마트 수장이 된 강 대표는 지난 11월 롯데그룹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강 대표는 부임 후인 올 1~3분기 롯데마트 매출(4조3810억원)이 7.8% 줄고 약 140억의 영업손실이라는 실적을 냈지만, 체질 개선 작업이 긍정적인 평가를 얻으며 주요 사업부 대표들이 교체되는 가운데에도 자리를 지켰다.

롯데마트는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점포 12개를 폐점했으나, 올해 들어 1개 점포만 운영을 중단하고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기존 점포를 와인, 리빙과 같은 성장하는 상품군으로 특화한 제타플렉스와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 등으로 매장으로 개편해 시장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내년까지 15개 점포를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에 '제타플렉스'를 소개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김은영 기자

제타플렉스의 핵심 키워드는 ‘체험 공간을 넘어선 체류형 마트’다. 점포명 제타플렉스는 숫자 ‘10해(垓·경의 10000배인 자연수)’를 의미하는 제타(ZETTA)와 복합공간을 뜻하는 플렉스(PLEX)를 합친 단어로, 무한대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슬로건도 “여기에 없으면 어디에도 없다”다.

지역 주민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1층의 70%(1320㎡)를 와인숍 ‘보틀벙커’로 꾸미고, 2층엔 리빙 전문 매장 ‘룸바이홈 랩’을 들였다. 보틀벙커는 4000여 종의 와인과 50여 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고, 룸바이홈 랩은 3000여 개의 리빙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선보는 매장으로 이마트의 리빙 브랜드 자연주의(자주)처럼 향후 가두점 진출을 염두에 두고 기획됐다. 지하 1층 식품관은 신선식품과 가정간편식(HMR)을 강화해 마트 본연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잠실점은 국내 마트업계가 급성장하던 2009년 전국 대형마트 매출 1위에 오를 만큼 롯데마트를 대표하는 점포였으나, 온라인 장보기의 부상과 트렌드 변화로 명성이 퇴색됐다”며 “전문성을 강화한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을 앞세운 제타플렉스를 통해 과거의 위상을 회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5일 잠실역 롯데마트 인근에 걸린 제타플렉스 광고. /김은영 기자

빅마켓은 연평균 20%대의 성장률을 보이는 창고형 할인점의 성장세를 보고 뛰어드는 것으로, 기존 점포를 전환하는 식으로 현재 2개 점포에서 2023년 30개 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름을 ‘롯데마트 맥스(MAXX)’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직 창고형 할인점이 출점하지 않은 호남권과 창원 지역을 우선 공략해 내달 목포점과 송천점, 상무점, 창원 중앙점을 빅마켓으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코스트코, 트레이더스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롯데마트는 헬스앤뷰티 스토어 롭스에 건강기능식품을 보강한 롭스플러스, 헬스케어 제품을 특화한 비바건강마켓 등의 점포를 육성해 시장 확대 기회를 노릴 방침이다. 이커머스 사업부와 협업해 온라인 주문 후 2시간 내 받을 수 있는 ‘바로배송’ 서비스 지역도 내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한다.

일각에선 롯데마트가 업계 1위인 이마트(139480)의 전략을 그대로 베낀다는 평가도 나온다. 컨설턴트 출신인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전략이 닮았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온라인 쇼핑의 기세에 대항해 지난해 9개 점포를 리뉴얼해 해당 점포들의 매출을 전년 대비 20%대 끌어올렸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연평균 23%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올해 매출 3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주류와 건강식품 등을 강화한 것도 롯데마트 전략과 유사하다. 이에 업계에선 “롯데마트가 점포 개편 작업과 함께 경쟁사와 다른 차별화 전략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투자를 확대하고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육성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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