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장사 망했네"..주류·외식업계, 거리두기 강화에 '망연자실'

김동현 2021. 12. 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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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외식업계, 지난해보다 강력한 방역기준 적용에 날선비판 쏟아내
"내년 1분기까지 장사 망한 분위기"…허탈한 모습 보인 주류업계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12.16.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을 중단하고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을 시행키로 했다. 이번 주말부터 지난해 수준인 사적 모임 5인 이상 제한과 오후 9시까지 영업시간이 단축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와 다른 점은 식당과 카페에 방역패스가 적용됐다는 점이다. 가장 큰 타격은 외식업계가 입는다. 방역패스 적용으로 테이블마다 인원수 별 접종증명과 음성확인을 하기 위해 인력을 늘렸는데 영업 시간이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해서다.

연말 대목을 노렸던 주류업계도 울상이다. 사적 모임 인원과 식당 영업시간이 제한됨에 따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연말 유흥시장에서의 매출 대목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 주류업계의 목소리다.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급증세를 고려해 오는 18일부터 연말까지 2주간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하고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을 적용키로 했다.

사적모임 인원제한과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단축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올해 연말까지 사적모임 인원은 4명까지만 허용된다.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은 밤 9시로 제한된다.

방역패스 적용도 강화됐다. 종전에는 사적 모임 허용 인원 중 1명에 대해 미접종자가 포함되는 것을 인정했지만 변경안은 사적 모임시 미접종자의 식당과 카페 출입을 금지키로 했다. 미접종자 혼자 식당과 카페 출입은 가능하다.

외식업계는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식당과 카페의 경우 현행보다 더욱 방역패스를 적용받게 됐고 영업시간 제한, 사적모임인원 축소 등이 적용됨에 따라 지난해보다 더욱 강력한 방역 체계를 적용 받게 돼서다.

이미 연말 회식 예약이 대부분 취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적 모임 인원 규제로 인해 연말 대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인력 확충에 나선 업체의 경우 인건비 상승과 매출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을 수도 있다.

이철 한국외식업중앙회 국장은 "가장 큰 문제는 연말 모임을 취소하고 외식을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 확산"이라며 "고깃집을 비롯해 술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영업을 하지 말라는 조치와 마찬가지다. 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줄어든 손님에 망연자실한 모습"이라고 전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은 방역 패스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을 늘린 것도 큰 문제"라며 "인건비는 늘어났는데 영업시간과 모임인원 제한 등으로 매출은 감소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며 "연말 장사가 중요한데 방역 강화로 인한 예상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 회장은 "식당과 카페에 방역 패스를 적용할 경우 손님과 매출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며 "모든 업종이 규제를 적용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카페의 경우 이달 들어 손님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양병원·학교·직장 등에서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자영업종에서 확진자 발생 비율은 10% 미만인데 왜 규제를 할 때는 자영업자부터 하는지 모르겠다"며 "손실 보상 금액으로 위중증 환자 수용 시설 및 인력을 확충했어야 하는데 정부와 방역 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이번 상황을 초래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각을 세웠다.

외식업계에서도 방역 기준 강화에 따른 실적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다수 나왔다. 이들은 반복되는 방역 강화보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백신 접종에 의존한 해결책으로 일관할 경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지금보다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패밀리 레스토랑을 비롯해 다양한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A기업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동안 주기적으로 방역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도 피해를 보고 있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더욱 심각할 것"이라며 "연말 장사에 대한 우려도 높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B기업 관계자는 "백신을 맞은 사람도 많지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이들도 적지 않다. 방역패스 강화 이후 가족 단위 외식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도 있어 큰 걱정"이라며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될 경우 내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어 연말 장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류업계도 사실상 연말 유흥 채널에서의 기대감을 접는 모습이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주류업계 빅3를 비롯해 위스키업계는 방역 기준이 지난해보다 더욱 강화된 것에 허탈한 모습을 보였다.

주류업계는 사회적 분위기가 모임을 자제하는 쪽으로 형성될 경우 내년 1분기까지 유흥 채널에서의 매출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푸념했다. 이에 따른 상권 마케팅 방향도 보수적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실시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보다 강력한 방역 지침이 적용됨에 따라 연말 대목 장사는 물론 내년 장사에 대한 걱정이 큰 상황"이라며 "그동안 방역 당국이 기준을 한번 높인 이후 1~2달 지속한 것을 볼 때 이번 조치는 내년 설 명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고 걱정했다.

그는 "방역 기준이 연말 연초에 강화된 상태를 유지할 경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물론 주류업계도 매출 하락이 극심할 수 있다"며 "유흥시장보다 가정시장에 집중할 수 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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