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발에 오줌 몇번째냐"..'다시 일상멈춤'에 자영업자 '절망'(종합)

최대호 기자,남승렬 기자,손연우 기자,이종재 기자,심영석 기자 2021. 12. 1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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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주에게 희생만 강요, 정부 더 이상 못 믿겠다"
일부 시민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확산세 끊어야"
16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식당에서 주인이 직원 구인 안내문을 떼고 있다. 정부에 다르면 18일부터 전국적으로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4인까지로 축소 적용하고, 오후 9시까지 영업이 가능하다. 2021.12.16/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전국=뉴스1) 최대호 기자,남승렬 기자,손연우 기자,이종재 기자,심영석 기자 = 정부가 16일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4명으로 축소하고 식당·카페, 유흥시설의 이용 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는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를 내놓자 자영업자들은 절망 섞인 탄식과 함께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와 달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시행되면서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도 했지만 두 달도 채 안돼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서 칼국숫집을 운영하는 50대 업주는 "점심시간과 저녁시간대인 오후 6시 넘어서부터 손님이 가장 많이 몰리는데 영업시간이 제한되고 4명까지 밖에 못오면 장사를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도대체 이런 상황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느냐"고 한숨 지었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인근의 식당 주인은 "언발에 오줌 누는 식의 대책을 몇번이나 되풀이하는 거냐"고 꼬집었다. 수성구 국밥집 사장은 "저녁 술장사로 매출을 올리는 가게에 또다시 희생만 강요하는데, 상응하는 보상이 뭐냐"며 "월세와 종업원 급여를 정부가 부담해 준다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강원 춘천시 음식점 업주도 "연말 단체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다"며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연말 특수를 조금이나마 기대했는데 이제는 매출 하락을 또 어떻게 버텨야 할지 걱정"이라고 허탈해 했다.

부산 해돋이 명소인 일광해수욕장 인근 음식점주는 "위드코로나 시행할 때 더 신중했어야지 정부가 잘못 판단했다. 며칠 사이 다시 이렇게 되니 참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겨우 숨통이 트이나 했는데 올해도 연말에 해수욕장이고 뭐고 일대가 다 통제될 것 같다. '해돋이 명소', '유명 관광지'도 유명무실하다"며 허탈해 했다.

대전 태평동 소재 음식점 대표는 "돈이 돌아야 내수가 활성화 된다는 것을 정부가 모를 리 없을 텐데 이해가 안 간다. 이번에도 쥐꼬리만 한 손실보상금 지급으로 때울 모양”라며 "더욱 화나는 건 방역을 이유로 국민들을 쥐락펴락하는 느낌"이라며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서구 둔산동 개인 카페 운영자는 "영업을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제한했던 때를 생각하면 매출이 눈에 띄게 차이 날 것"이라며 "코로나19 탓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안부용 대전소상공·자영업연합회 회장은 "하루 확인자가 1만~2만명 나와도 위드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정부 발표는 또 허언(虛言)이었다"며 "일단 다음 달 2일까지로 발표했는데 이마저도 못 믿겠다. 더 이상 자영업자들을 절망의 늪으로 몰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대전충남지부 장봉근 사무처장은 "위드코로나에도 밤 12시까지 밖에 못했는데 밤 9시에 문을 닫으라는 것은 아예 장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업종 특성상 밤 9시는 돼야 첫 손님을 받는다"며 "이럴 바에는 아예 영업금지 시키고 제대로 된 손실보상이나 해줘라. 조만간 중앙회 차원에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정부가 16일 사적모임 인원을 최대 4명까지 축소하고 유흥시설과 식당·카페는 오후 9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방역 강화조치를 발표했다. 16일 서울과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오는 18일부터 적용되는 거리두기 강화 조치를 앞두고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거리두기 조정방안에 따르면 18일부터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4인까지로 전국에 걸쳐 동일하게 축소 적용하고, 식당·카페의 경우, 접종완료자로만 4인까지 이용이 가능하며, 미접종자는 혼자서 이용하거나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2021.12.16/뉴스1

반면 일부 시민은 자영업자들의 이같은 탄식과 달리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확산세 끊어야 한다"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를 수긍했다. 동시에 오락가락 방역대책에 대한 질타도 나왔다.

원주 소재 직장인 30대 직장인은 "위드 코로나 뒤 여기저기서 너무 확진자가 많이 나와 불안했는데 일정 기간 방역을 강화하면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며 "이 기간에 모두가 개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코로나가 잠잠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릉 거주 30대는 "정부방침을 따라갈 수밖에 없지만 수도 없이 바뀌는 방역대책에 이제는 지치고 혼란스럽다"며 "백신만 맞으면 집단면역이 형성된다고 하더니 도민 중 80% 넘게 백신을 맞았음에도 나아진 게 없고 돌파감염과 이상반응 사례도 많다. 이번 대책도 임시방편만 될 것 같다"고 했다.

대전지역 30대 학부모는 "주변에서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내 아이도 확진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거리두기 강화를 통해 당분간은 확진자가 줄 수 있겠지만 돌파감염도 많아 어차피 또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까지 든다"며 반복되는 강화조치 효과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를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끊기 위해 2주 동안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4명까지, 식당·카페 등의 영업을 오후 9시까지 제한하는게 주요 내용이다. 이 조치는 주말이 시작되는 18일 0시부터 내년 1월2일까지 16일간 적용된다. 정부는 이 방안에 대해 '유턴이나 후퇴'가 아닌 '속도 조절'이라고 강조했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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