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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밥 청년공' 천현우 "공약은 화려한데 청년 한숨 모르시네요"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21. 12. 17. 10:30 수정 2021. 12. 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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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면 올라가는 일자리 선순환 절실
소수약자 배려를 특혜로 보는 '공정', 이유는?
대기업 가면 다 얻고 하청 가면 다 잃는 구조 때문
이 구조를 고치지 않는 청년 공약은 도돌이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천현우 (청년 용접노동자 '쇳밥 먹는 청년공')

화제의 인터뷰로 넘어가보죠. 정치권의 최대 관심 유권자층은 누구일까요? 바로 2030입니다. 2030. 청년층 표심 잡기에 너나할 것 없이 매달려 있는데 그들이 말하는 청년은 어떤 청년인가요? 수도권에 사는 엘리트 대학생 혹은 취준생. 하지만 비수도권에 사는 학생이 아닌 노동자 청년은 이렇게 외칩니다. 우리는 유령인가요? 지금부터 만날 화제의 인물은 스스로를 쇳밥 먹는 청소년 노동자라고 소개하고 계신 분이에요. 경남 마산에서 용접공으로 6년째 일하고 있는 천현우 씨인데 재보궐 선거에서 올린 글이 화제가 크게 되면서 지금은 컬럼니스트로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청년 용접공 천현우 씨가 생각하는 청년 이야기 직접 들어보죠. 어서 오십시오. 천현우 씨.

◆ 천현우> 반갑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뉴스쇼 출연을 위해 마산에서 올라오신 거예요? 

◆ 천현우> 마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이렇게 올라왔습니다. 

◇ 김현정> 몇 시간 걸리셨어요? 

◆ 천현우> 보통 4시간 걸리는데 이거 저녁 시간 피크 때 와서 4시반까지 걸리더라고요. 

◇ 김현정> 4시간반. 늦을까봐 어제 오셔서…

◆ 천현우> 네.

◇ 김현정> 자기소개부터. 

◆ 천현우> 안녕하십니까? 저는 경남 창원에서 용접을 하고 밤에는 글을 쓰는 천현우라고 합니다. 현재는 용접일을, 원래는 회사에서 정기로 일을 했었는데 지금은 일당직으로 전환을 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언제부터 용접을 하셨어요?

◆ 천현우> 2015년 5월에 제가 원래 취업 성공패키지로 2월에 들어가서 학원에서 3달 정도 용접을 배우다가 자격증을 땀과 동시에 용접을 학원에서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실례지만 지금 나이가. 

◆ 천현우> 제가 이제 32입니다.

'청년용접공' 천현우 씨 작업현장 (본인제공)

◇ 김현정> 어떻게 용접을 시작하게 되셨어요? 요즘 사실은 거친 일, 힘든 일들은 청년들이 꺼리기도 하는데.

◆ 천현우> 제가 원래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와서 전문계고를 전부 다 전자전공으로 나왔었어요. 그런데 제가 전공을 더 살리려고 편입을 준비를 했었는데 편입하는 과정에서 집안이 기울어서 급하게 다른 일을 하게 됐어요. 다른 일을 하기 시작을 했는데 그때 한 게 막노동이었거든요. 조경으로 다리를 만드는 건데 다리 밑에 고정하는 데 용접을 하는데 이거 참 괜찮아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한번 해보자 싶어서 시작을 했죠.

◇ 김현정> 그러다가 막 사고 당하기도 하고 그러셨다면서요. 

◆ 천현우> 사고는 이제 다른 걸로 당했는데요. 이게 용접 같은 경우는 짚고 넘어가야 될 게 직관하고 다르게 막 앞에서 불이 막 튀고 이러니까 엄청 심하게 다칠 것 같은데 굉장히 사실은 안전한 일입니다. 제가 다친 것은 다른 일이었는데요. 2010년에 현장실습을 나갈 때였어요 전문대에서. 현장실습을 나가서 수지라는 화학물질이 있는데 이게 400도쯤에서는 액체상태로 있다가 실온으로 오면 금방 굳어버려요. 그런데 이걸 들고 기계에 갖다 부어야 하는데 가다가 발목에 쏟아부어버린 거죠, 일부를. 

◇ 김현정> 그 흉터 사진도 저희한테 보내주셨는데. 크게 다치지는 않으셨어요? 

◆ 천현우> 3도 화상이었는데 그 당시에 저걸 보시면 지금은 아물었어요. 당시에는 아무 감각이 없었거든요. 400도짜리가 떨어졌는데. 

◇ 김현정> 400도짜리가 다리에 떨어진다는 건 상상도 안 되는데? 

◆ 천현우> 이게 왜 안 안팠나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까, 통각을 느끼는 신경이 일부 날라갔더라고요. 조금 더 깊게 들어갔으면 발목을 절단했을 거라고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청년용접공' 천현우 씨가 용접 작업을 하고 있다. (본인제공)

◇ 김현정> 자, 이런 분입니다. 열심히 사시는 청년 노동자 천현우 씨가 유명해진 건 언제였냐면, 지난 재보궐 선거 때 올린 글 때문이었어요. 20대 청년들은 왜 보복투표를 하는가. 이런 주제로 글을 올린 거였는데 제가 한 대목을 읽어보겠습니다. "제 고향 창원에서 고졸이거나 어찌어찌 대학을 나온들 대다수가 중소기업으로 갑니다. 이는 곧바로 문제2로 이어집니다. 대한민국의 중소기업 환경은 열악합니다. 그중에 제가 몸을 담은 생산직 분야는 취업시장 최하층에 있는 곳이죠. 일 할 내국인을 못 구해서 외국인을 들여와서 일을 시켜야 할 정도니까요. 그 안에서 겪어야 할 문제는 단순히 돈이 적고 힘들다 그게 아닙니다. 먼저 건강을 위협받습니다. 잔업, 특근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진행되는 직업병은 둘째 치더라도, 사고 나면 그대로 인생이 끝장나는 환경에 늘 노출돼 있습니다. 정작 안전교육은 무조건 가라로 떼웁니다. 서류대로 하면 그만큼 일 못시키거든요. 대한민국 산재 사망율은 말 안 해도 다들 아실 겁니다. 일도 더럽게 힘든 판에 밥이 잘 나온다거나 낮잠이라도 잘 수 있는 쉼터, 퇴근해서 샤워라도 할 수 있는 공간 따위는 당연히 없습니다. 중장년 꼰대들의 폭언, 폭설에 상시 노출돼 있습니다. 사회의 시선이요? 최악입니다. 당장 우리 엄마만 해도 친구들하고 얘기할 때 제가 다니는 회사를 하청 내지 협력업체라고 애기하지 않습니다. 효성 하청일 때는 효성 다녀. S&T 하청일 때는 S&T 다녀. 이럽니다. 무엇보다 암담한 현재를 버틸 수 있는 미래의 꿈을 꿀 수가 없습니다. 중소기업 대다수는 직급이 올라도 임금이 거의 안 오릅니다. 같은 팀 안에는 월급 10만 원 더 받네 마네 투닥거린 적도 많습니다. 이직하기 위한 기술력도 거의 못 쌓습니다. 어찌어찌 이를 악물고 '존버'하려고 한들 회사가 날아가면 답이 없습니다. 이런 판이니 결국 비트코인이나 토토에 빠지는 경우가 잦습니다. 어차피 일해서 버는 걸로는 근처에 집 한 채도 언감생심이니까요". 이렇게 이어지는 글. 굉장히 긴 글인데. 너무나 이 현장의 얘기가 저는 생생하게 와 닿더라고요. 이거 올리고 반응이 어땠어요?

◆ 천현우> 지금 썼으면 사실 저렇게 안 썼을 것 같은데 엄청 거칠게 썼네요. 당시에는.

◇ 김현정> 거칠어요? 

◆ 천현우> 그때 당시에 제가 요약하고 싶었던 것은 사실은, 당신들이 말하는 청년 모델이라는 게 대체 무엇이냐. 그렇다면. 정작 목소리 못내는 다수를 다 밑으로 재껴 놓고 목소리를 내는 소수들을 가지고 청년이라고 칭하고 있지 않느냐, 이 애기를 한 건데. 이게 뭐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저는 좀 의외였거든요.

◇ 김현정> 굉장히 뜨거웠어요, 반응이. 스스로를 청년 중에서 하위층 청소년이라고 했는데. 사실은 지금 청년층을 우리 사회에서 소외됐다고 얘기하는데 그 청년 속에서도 또 소외된 비수도권 노동자 청년. 지금 다시 대선판입니다. 선거판입니다. 청년이, 천현우 씨 같은 청년이 바라보는 대선판은 어떻습니까? 

'청년용접공' 천현우 씨가 지난 재보궐 선거 당시 SNS에 작성한 글의 일부 (페이스북 캡처)

◆ 천현우> 사실 제가 정치에 대해서 잘은 알지는 못하는데 여전히 청년층을 호명하는 데 있어서 아직도 게으릅니다. 정책 같은 것들만 봐도. 현금성 지원들이 주류를 이루더라고요. 어디든 간에, 여야 어디든 청년들이 가장 바라는 게 뭐겠습니까? 일자리입니다. 일자리 중에서도 그냥 돈 많이 주는 일자리가 아니고 일을 하면서 다시 경력을 쌓아서 그 경력으로 좋은 대우를 받고 그 좋은 대우로 다시 삶을 질을 올리는 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선순환 구조를 전혀 만들어주겠다고 공약한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 김현정> 당장 손에 몇 푼 쥐어주는 것보다 안정적인 일자리, 노력하면 또 올라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달라. 그걸 달라. 

◆ 천현우> 네. 

◇ 김현정> 공정, 상식 이런 이야기도 청년들 많이 하잖아요?

◆ 천현우> 공정이라는 것 때문에 사실은 오늘 이거 말씀드리러 온 것 같은데. 공정이라는 말이 지금 청년들 사이에서 쓰이고 이제 이걸 받아들이는 정치권에 이제 평론가 이런 분들이 진단은 잘해요. 공정이라는 것을 해부해서 잘 진열을 해요. 이게 요약하자면 이런 거거든요. 청년들이 말하는 공정이라는 것은, 절대 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룰을 만들어 달라, 불공평은 이미 인정하겠다, 우리가. 그렇기 때문에 절대 다수가 원하는 룰대로 가자. 그런데 이 절대 다수가 원하는 룰에서 소수자가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소수자가 특혜층이 되거든요. 반칙을 저지른 사람이 되고. 예를 들어서 뭐 장애인 채용, 지역인재 채용, 여성 채용. 혹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이런 것들이 모두 반칙이고 특권이라는 겁니다. 이게 그런데 잘못됐다고 꾸짖으면 안 됩니다. 왜 그렇냐 하면,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에 이 좁은 직장으로 가면 모든 걸 다 얻습니다. 연공급제 방어를 받아가면서 고용 안정을 누릴 수 있어요. 그런데 하청업체로 떨어지면 모든 걸 다 잃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룰에 안 매달리는 게 이상한 겁니다. 

◇ 김현정> 청년이 공정, 공정 얘기하는. 인국공 사태 같은 것들이요? 

◆ 천현우> 그렇죠.

◇ 김현정> 들어가면 거기에 탑승하면 모든 걸 갖고, 그렇지 않은 일자리는 모든 걸 잃는 이 구조의. 이걸 좀 봐달라는 말씀. 고쳐달라는 이 이야기. 

◆ 천현우> 네, 결국은 이거를 고치치 않는 이상 청년 문제 얘기해 봐야 도돌이표입니다.


◇ 김현정> 쿵하고 울리는 게 있네요. 지금 아마 정치권 각 캠프에서도 듣고 있을 거고 정치인들도 듣고 있을 텐데 청년 대표로 오늘 나오셨어요. 스스로를 하층 청년이라고 하시는 천현우 씨 꼭 하고 싶은 이야기 하고 가시죠. 

◆ 천현우> 아까 전에 뭐 사실을 말씀드렸는데 결국은 일자리입니다. 저는 최근에 광주형 일자리나 군산형 일자리 같은 지역상생 모델 같은 것들을 계속 연구를 하고 있거든요. 사실은 대기업. 대한민국의 경제 구조가 결국 대기업 의존도가 너무 높은데 광주형 일자리도 이걸 완벽하게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이거를 더 갈고 닦아서 노사민정이 다 같이 일자리를 계속 지속 가능한 모델을 유지를 하고 이익공유제를 통해서 대기업이 독점하려는 것들을 이렇게 계속 방어해 주고 이러면서 길게 오래갈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고, 그런 곳에 청년들을 많이 편입시킬 수 있는 그런 정책들을 펼쳐주시기 바랍니다.


◇ 김현정> 지금 너무나 많은 분들이 "눈물이 핑 돕니다. 기성세대들이 많이 반성해야 합니다. 정말 똑똑하신 분이네요", 이런 댓글들 올려주고 계시는데요. 천현우 씨 힘내시고요. 써 주시는 글들 챙겨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천현우> 감사합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js8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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