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장애자, 장애인, 장애우

기자 2021. 12. 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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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가진 사람을 정부가 처음 공식 규정한 것은 1981년으로 볼 수 있다.

한 번은 보도자료에 나온 장애자 표현을 무심코 따라 썼는데, "장애우라고 표현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장애인이라는 표현이라도 써달라"고 했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2015년에 장애자, 장애우 아닌 장애인으로 통일해 부르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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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장애를 가진 사람을 정부가 처음 공식 규정한 것은 1981년으로 볼 수 있다. 그해 유엔의 권고에 따라 ‘심신장애자복지법’이 제정되면서 장애자라는 호칭이 통용됐다. 장애자는 노동자, 교육자, 환자 등과 마찬가지로 장애에 한자 접미사 ‘놈 자(者)’를 붙인 일본식 표현이다. 장애자의 어감이 좋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1987년 관련법을 ‘장애인복지법’으로 바꿨고, 이때부터 장애인이라는 용어가 통용됐다.

필자는 2000년을 전후해 장애인 단체로부터 두 번 연락을 받았다. 한 번은 보도자료에 나온 장애자 표현을 무심코 따라 썼는데, “장애우라고 표현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장애인이라는 표현이라도 써달라”고 했다. 또 한 번은 언론사 축구대회에서 무릎을 다쳤던 경험을 ‘열흘간의 장애인 체험’이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썼는데, 역시 단체에서 “장애우라는 표현도 써달라”고 전해온 것이다.

장애우는 ‘벗 우(友)’ 자를 붙여서 좀 더 친근하게 부르는 말. 장애인이 사회에서 격리되지 않고 함께 살아야 하는 이웃이라는 뜻도 담고 있다. 그런데 장애인이 스스로를 벗이라 지칭하기도, 또 연장자를 벗으로 부르기도 민망한 측면 등이 있었다고 한다. 또 장애인의 주체성을 저해하는 동정적·시혜적 의미가 될 수도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2015년에 장애자, 장애우 아닌 장애인으로 통일해 부르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3일 당 중앙선대위 장애인복지지원본부 출정식에서 ‘장애우’라는 표현을 두 번 사용해 여권의 비판을 받았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장애인과 가족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망언”이라고 했고,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장애인을 향한 우월 의식과 시혜적 시선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갑자기 영하 7도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에 실외 행사에 참가한 장애인들에게 ‘친근감’을 표현한 것이 이렇게까지 비판을 받을 일인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2017년 3월 취약층 공약을 제시하면서 장애우라고 썼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전국장애인위원회 출범식 축사에서 같은 표현을 했다. 두 사람도 우월 의식을 과시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존중의 마음을 담아 장애우라고 불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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