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번인데 애기 귀가 시리대"..난리통에 '한파' 덮친 선별진료소

이승준 2021. 12. 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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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세번째 검사야. 애기 학교에서 받으라네요. 아침에 온라인 수업 듣고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따가 (오후) 3시에 오라네요. 집까지 다시 가려면 한참 걸리는데나는 추워도 괜찮은데 애기가 귀가 시리다고 하네."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선별진료소 앞에 줄을 선 김아무개(66)씨는 초등학교 1학년 손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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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험난한 일상회복]학교 확진자 통보에 손주 데리고 온 할머니 등 북적
방역당국 "검사소 수 늘리고 야간운영 하겠다"
서울 영하 4도 등 전국적으로 기온이 떨어진 17일 오전 서울역 선별진료소 앞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옷을 단단히 여맨 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7435명 늘어 누적 확진자 수가 55만1551명이라고 밝혔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번이 세번째 검사야. 애기 학교에서 받으라네요. 아침에 온라인 수업 듣고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따가 (오후) 3시에 오라네요. 집까지 다시 가려면 한참 걸리는데…나는 추워도 괜찮은데 애기가 귀가 시리다고 하네.”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 선별진료소 앞에 줄을 선 김아무개(66)씨는 초등학교 1학년 손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영하 4도의 강추위에 손자의 귀는 빨개졌다. 할머니의 손에는 1400번대 대기번호표가 손에 들려있었다. 이날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임에도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는 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시민들은 두꺼운 패딩 점퍼와 목도리, 장갑으로 ‘완전 무장’을 하고 선별진료소(검사소)를 찾아 검사 순서를 기다렸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7435명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다 보니 한파에도 선별진료소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20분께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 직원은 시민들의 줄이 길어지자 “오후에 받으실 수 있는 분은 오후에 받아주세요. 기다리셔도 무방하지만 점심 드시고 오실 분들은 드세요”라고 알렸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거나 유전자증폭(PCR) 음성확인서가 필요한 이들이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한 고등학생(2학년)은 “그동안 학교에서 계속 확진자가 나와 이번이 6~7번째 검사다”고 말했다. 대기줄을 보고 발길을 돌리던 류지윤(26)씨는 “2차 접종한 지 2주가 안 돼서 검사를 받으러 왔다. 내일부터 친구들이랑 다니고 활동하려면 음성확인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줄 맨 뒤에 있던 직장인 전아무개(30)씨는 “30분째 기다리는 중이다. 지인중에 확진자가 나와 불안해서 검사받으러 왔는데 이번이 10번째 검사다. 이전에는 그래도 30분이면 검사를 받았는데 오미크론 나오고 나서 사람이 붐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10시에 와서 2시간을 기다려 검사를 받았다는 한 50대 남성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데 백신을 맞아도 음성확인서가 필요하다고 해서 왔다. 더 오래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다. 추워도 어쩔 수 없지 않냐”고 말했다.

계속 늘어나는 검사 수요에 이날 방역당국은 선별검사소 수를 늘리고 야간운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준 장현은 고병찬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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