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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믿다 가족 잃었다"..백신 피해 호소 유족들 폭설 속 靑행진

이가람 입력 2021. 12. 18. 20:46 수정 2021. 12. 19.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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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에 놓인 영정사진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작용 피해를 호소하는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는 이날 독립문과 청와대 앞에서 5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가람 기자

“대통령 말만 믿고 백신으로 가족을 잃었습니다.”

강추위 속 서울에 함박눈이 쏟아진 18일 오후 4시 서대문구 독립문 앞에는 40개의 영정이 줄지어 놓였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영정 옆에 선 사람들은 지나가는 시민을 향해 “우리의 억울한 사연에 귀 기울여 달라”며 이렇게 호소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에 가족이 사망한 유족들이었다.


백신 사망 유족들 영정사진과 촛불 들었다.


18일 오후 5시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에서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가 5차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모인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는 이날 독립문과 청와대 앞에서 5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지난달 20일 국회 앞에서 ‘백신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식’을 연 뒤 매주 토요일 모인 이들은 “우리의 죽음은 대한민국 정부의 인재(人災)이다”며 백신 피해 원인규명과 인과성 인정에 대한 정부의 설명을 요구해왔다.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을 겪거나 사망한 피해자의 가족 40여명이 모인 이날 김두경 코백회 회장은 “무엇 때문에 영정사진을 들고 이렇게 억울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와야 했는지 국가에 묻고 싶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것이 백신의 안정성은 정부가 책임진다고 외친 말씀의 답이냐”며 “어제까지 멀쩡했던 가족들이 백신을 맞고 사망했는데 인과성을 따지라는 정부의 태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백신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 26일부터 지난 16일까지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나 사망한 것으로 의심되는 신고는 977건이다. 코백회가 첫 촛불집회를 열었던 지난달 20일 이후 4주 사이에 사망 신고 건수는 60건이 더 증가했다.


“문재인 책임져라” 청와대 향해 가두행진


18일 오후 5시30분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가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에서 청와대를 향해 가두행진을 시작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이날 촛불집회에선 백신 접종 후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백신 접종 75일 만에 고등학교 3학년 아들 김준우 군을 잃은 강일영(46)씨는 강릉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마이크를 잡았다. 강씨는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아들은 지금 제 옆에 있었을 것이다”며 “아들을 떠나보내고 나니 단지 백신 부작용에 대해 염려만 한다고 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백신 2차 접종자인 김군은 혈소판 감소와 다발성 뇌출혈 증상이 나타나 응급실에 이송되고 이틀 뒤인 지난 10월 27일에 사망했다.

눈발이 점점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독립문 앞에서 2시간가량 집회를 진행한 이들은 오후5시 30분쯤 청와대를 향한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피해자 가족 40여명은 피켓과 촛불을 들고 1차선 도로를 행진하면서 “문재인은 책임져라” “정은경을 파면하라” “우리가족 살려내라” “백신피해 정부책임” 등의 구호를 제창했다. 사직로와 자하문로를 거쳐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약 2km를 걸을 동안 시민들이 이들의 행진과 구호제창을 지켜봤다.

18일 오후 6시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서 청와대를 향해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사람 죽어도 인과성 핑계로 모든 책임 회피”


18일 오후 6시30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가 폴리스라인을 앞에 두고 촛불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오후 6시 30분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에 폴리스라인이 세워져 행진이 가로막히자 피해자 가족들은 그 자리에서 다시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백신 접종 후 남편이 사망한 박은실(42)씨는 청와대를 향해 인과성 문제를 토로했다. 박씨는 “문재인 대통령은 백신으로 생기는 모든 부작용을 정부에서 책임을 지겠다고 신년인사 때 분명히 얘기했다”며 “하지만 정작 접종 후 중증 이상 반응으로 고생하는 많은 피해자가 있고 사망 사례도 늘고 있지만, 인과관계를 핑계로 모든 책임을 국민에게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코백회는 앞으로도 매주 토요일마다 촛불집회를 이어나간다는 입장이다. 코백회는 정부에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 이행 ▶이상반응 전담 콜센터 운영 ▶지자체별 백신 부작용 치료 지정병원 선정 ▶백신 안전성 재검토 ▶피해보상 전문위원회 심의 내용 전부 공개 ▶피해보상 심의 피해자 가족 참여 ▶백신 피해자 특별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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