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검사' 티 못 벗은 윤석열, '석열이형'으로 돌아오나
"선대위 전략 부재지만 尹도 검사본성 버려야"..연내 '윤식당' 공개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잇따른 말실수로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몰(沒)이해 논란을 낳으며 '엘리트 검사' 이미지를 좀처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권은 물론 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검찰총장 출신 정치 신인이라는 특성을 강점으로 살려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우뚝 섰지만 이제는 정확히 같은 지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는 지난 13일 장애인본부 출정식에 참석해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반복적으로 표현했다. 8일에는 비장애인을 '정상인'이라고 말했다가 즉각 정정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발언이 기술적인 차원의 문제일 뿐 윤 후보의 성향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윤 후보가 '장애우'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 단어가 내포하는 의미처럼 장애인을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당내 의원들도 "윤 후보가 아직 정치에 발 들인지 얼마 안돼서"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대선을 80일 남긴 시점에서 이 같은 해명은 오히려 정치 신인의 미숙함만 부각시킨다는 내부 비판론도 힘을 얻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같은 변명을 반 년 넘게 하면 국민은 '그게 윤 후보의 능력치인가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대다수 서민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득권'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이 상황에 심각성을 더한다.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해 사법시험에 9번이나 도전할 수 있었던 가정 환경, 검찰총장 자리에 올랐다가 정치권에 몸 담은 지 5개월도 되지 않아 제1야당 대선 후보 자리를 꿰찬 이력 탓도 크다.
앞서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논란이 불거지자 더불어민주당 공세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에 먼저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시간강사는 전공을 봐서 공개채용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시간강사들의 반발을 샀다.
당내 경선 때 "집이 없어서 주택청약 통장을 만들지 못했다"는 발언처럼 이번 사안 역시 당사자들의 실태를 면밀히 파악하지 못한 실언이라는 평가다.
소년공 출신의 자수성가 스토리를 가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어린시절 가난함을 내세운 것은 윤 후보의 이 같은 점을 파고든 전략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 "현실을 전혀 모르는 무지임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윤 후보가 여전히 검찰총장으로서의 인식과 '특수통 검사 출신인 내가 문제없다는데 왜 난리냐'라는 오만에 빠져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당장 선대위 차원의 전략 부재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윤 후보가 실제로는 '옆집 아저씨' 같은 소탈한 매력이 많은 분인데 이게 대외적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어 참 답답하다"며 "그렇다고 선대위와 이런 이야기를 가감없이 나눌 수 있는 창구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후보 직속의 '약자와의 동행 위원회(약동위)'가 윤 후보의 보완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약동위는 가급적 매주 사회적 약자들과 직접 만나는 현장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선대위는 윤 후보가 청년들에게 직접 음식을 만들어주면서 편하게 이야기 나누는 콘텐츠 '윤식당'을 이달 중 공개한다. 윤 후보가 친근한 '석열이형'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게 목표다.
근본적으로는 윤 후보가 스스로 '정치적 올바름' 기준에 부합하는 단어를 세심하게 선택하고, '검사 본성'을 과감하게 버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당 관계자는 "굵직한 고비 때마다 나오는 검사 본성에 가슴이 철렁한다"면서 "일단 본인의 의도나 사실과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부터 파고드는 습성이 아직 있다"고 전했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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