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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종철 열사 측 "'설강화' 간첩조작 피해자에 2차 가해"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입력 2021. 12. 20. 12:15 수정 2021. 12. 20.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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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을 간첩과 연계시키는 건 당시 피해자들에 대한 또 다른 가해입니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민주화운동, 안기부와 간첩을 엮어서는 안 된다. 실제 군부 독재 시절 많은 피해자들이 간첩 조작 사건으로 폭력과 고문을 당해 삶이 망가지고, 극단적 선택을 하고, 사형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안기부를 포함한 국가기관들 논리가 '너희는 간첩이니까'였다. 드라마 속 진짜 간첩을 쫓는 안기부, 간첩을 운동권인 줄 알고 숨겨주는 여대생들 자체가 그들의 주장에 합리성과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건 또 다른 가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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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새 토일드라마 '설강화' 2회 만에 민주화운동사 왜곡 논란 '후폭풍'
'설강화' 배경과 같은 1987년 고문치사..고 박종철 열사 기념사업회 인터뷰
"조작 사건 피해자들 있는데..그들 간첩 몰았던 안기부 논리 합리화"
"로맨스로 치장, '솔아 솔아 푸른솔아' 사용..민주화 역사 왜곡이자 가해"
백골단(사복경찰단)에게 쫓기는 간첩 설정 남자 주인공 임수호(정해인 분)와 안기부 요원들의 회의 장면. 방송 캡처

"민주화운동을 간첩과 연계시키는 건 당시 피해자들에 대한 또 다른 가해입니다."

1987년 1월 14일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 한 대학생이 폭행과 전기고문, 물고문 등을 받다가 사망했다. 경찰은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공식 발표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이 고문치사사건은 결국 직선제를 쟁취한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고(故) 박종철 열사 이야기다.

박종철 열사가 사망한 지 34년이 흐른 지금,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는 방영 2회 만에 민주화운동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방송 전 시청자들 우려대로 드라마가 흘러간 까닭이다.

1987년이란 시대적 배경 속에서 여자 주인공 은영로(지수 분)를 포함해 운동권 여대생까지 간첩(남파공작원)인 남자 주인공 임수호(정해인 분)와 엮이고, 당시 국가 폭력의 한 축이었던 국가안전기획부, 통칭 안기부에 인간적인 서사와 로맨스 라인을 부여해 미화했다는 비판이다. '설강화'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하루 만에 25만명을 넘겼다.

'설강화' 배경과 같은 해, 고문으로 세상을 떠난 박종철 열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사단법인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이하 박종철기념사업회) 측은 20일 CBS노컷뉴스에 "안기부, 치안본부, 보안사 이 세 축의 국가 권력들은 당시 국민을 향해 정권의 폭력을 실행했다. 이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 체계적으로 진행이 됐고 고문과 폭력으로 국민의 일상에 공포를 심어 통제수단으로 삼았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폭력과 고문은 한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공포와 굴욕감을 낳는다. 그 상흔은 회복될 수 없다. 피해자들이 고통의 기억 한 조각이라도 떠올릴까봐 자세한 이야기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민주화운동이나 안기부를 간첩과 연계시키는 것은 결국 그들의 폭력에 합리성과 당위성을 부여해 실제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가해가 된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민주화운동, 안기부와 간첩을 엮어서는 안 된다. 실제 군부 독재 시절 많은 피해자들이 간첩 조작 사건으로 폭력과 고문을 당해 삶이 망가지고, 극단적 선택을 하고, 사형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안기부를 포함한 국가기관들 논리가 '너희는 간첩이니까'였다. 드라마 속 진짜 간첩을 쫓는 안기부, 간첩을 운동권인 줄 알고 숨겨주는 여대생들 자체가 그들의 주장에 합리성과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건 또 다른 가해"라고 일침했다.

'설강화' 제작진과 JTBC를 향해서는 "공공재인 전파를 쓰는 방송사가 민주화운동을 향한 국가 폭력에 합리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놀랍다. 당시 시대 상황을 로맨스로 치장하고, 간첩 주인공과 안기부 추격 장면에 '솔아 솔아 푸른솔아'가 깔리고…. 역사의 기억이 있는데 그것 자체가 왜곡이고 가해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 드라마에 관계된 모든 분들이 성찰해 봐야 될 문제가 아닌가 싶다. 우리가 과거를 이야기하고 진상 규명하고 끊임없이 기억을 전하려 하는 건 국가 폭력이 일상적 위협이었던 그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라고 당부했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ywj201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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