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짐부터 싸라" 출산하러 대도시 원정 떠나는 사람들

이은지 2021. 12. 2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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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12월 20일 (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권순태 안동대 총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전 세계적인 조선업 위기로 침체기를 맞았던 스웨덴의 소도시 '말뫼', 버려진 조선소 부지에 공립 종합대학이 세워지면서 상황이 변했습니다.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하루에도 몇 개씩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는 첨단도시가 된 건데요.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일자리 부족으로 있던 지방 대학도 문을 닫고, 학생들은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대학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최근 코로나19 의료 환경 문제로도 연결된다는데요. 지방 대학을 살리고,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등장하는 의료 환경 문제까지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방안은 무엇일까요? 권순태 안동대 총장과 함께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권순태 총장(이하 권순태): 안녕하세요.

◇ 최형진: 안동하면 간고등어하고 찜닭 유명하잖아요. 안동 자랑 좀 해주세요.

◆ 권순태: 안동은 아까도 말씀하셨다시피 상품명에 지역명이 붙은 상품이 잘 많답니다. 안동이라는 지역이. 그만큼 안동사람들이 안동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하고 전통이 잘 보존된 도시라고 보시면 됩니다.

◇ 최형진: 안동사람들이 안동에 대한 자부심을 많이 가지고 있군요. 오늘은 조금 내용 자체가 심각한 문제긴 합니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지방대학이 위기에 처했다는 말은 늘 들려왔습니다만,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지요?

◆ 권순태: 방금 아나운서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이 지방대학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입니다. 사실은. 왜냐하면 국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인구감소가 지속되고 그런데 지방대학들은 학생들의 수도권과 대도시 집중이 또 일어나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향후 25년 후에 국내 대학 386곳 중에 한 190곳만 살아남을 것이다. 그 다음에 광역지자체 중에서 대학생존률이 70%를 웃도는 지역은 서울·세종·인천, 이 세 곳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 대학의 존폐 여부는 학생수가 0에 도달하는 시점이 아니고 일정 수준의 학생이 미충족이 되면 결국 대학은 재정의 한계에 도달하고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앞으로 25년 후를 보는 것이 아니라 당장 5년 길게는 10년 후를 대비해야 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봅니다.

◇ 최형진: 안동대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대구·경북 쪽에서 지원을 많이 할 것 같은데요. 대구·경북 쪽 상황은 어떻습니까?

◆ 권순태: 대구·경북 쪽에서 저희들이 총 지원하는 학생수가 한 50% 되는데, 전국 고3 학생들의 분포를 보면 경북이 가장 적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안동대학교의 위치가 학생들을 모으는 데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 최형진: 수도권 대학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가 지방에서 졸업해도 취직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건데, 안동의 경우 안동형 일자리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업이 대학의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권순태: 모든 대학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게 교육이나 행정력을 집중하는 부분이 학생들의 취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국가적으로 청년취업 문제에는 크게 두 가지 현상이 있습니다. 첫째로는 정부나 지자체 대학이 일자리 창출에 엄청난 투자와 에너지를 쏟고 있지만 좀처럼 일자리에 늘어나지 않고 있는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이것은 산업이 선진화되면서 시설이 첨단화되고 이런 역량으로 생산성이 증가하는 데 비해 일자리 수가 늘어나지 않는 부분이 크지 않는 부분이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일자리 미스매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 중소기업이나 제조업에서는 구인난을 겪고 있는데, 학생들은 가지 않으려는 이런 현상입니다. 결국 양질의 일자리가 모여 있는 수도권이나 대도시로 청년들이 모일 수밖에 없고 지역에는 청년이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에 우리가 안동시와 안동대학교를 포함한 지역 대학이 전국 최초로 대학주도형 양성형 일자리 사업을 기회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업에는 향후 10년간 안동시 가용예산의 10%, 약 1천억 정도를 투자하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의 목적 중에 하나는 대학은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여 지역산업에 기여를 해야 하고. 또 하나는 대학이 주도하여 지역의 기업들을 첨단화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그 예로 우리가 안동시가 SK바이오사이언스와 손잡고 전 세계 백신 허브도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에 안동대학교에서는 백신공학과를 설립하였고, 안동형 일자리사업을 통해 학생들의 현장실습과 인턴을 지원함으로써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이게 사실은 바꿔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결국 지역대학의 위기가 지역 사회의 위기로 귀결되지 않겠습니까?

◆ 권순태: 네, 그렇습니다.

◇ 최형진: 이런 일자리를 통해서, 대학과의 연계사업을 통해서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길 바라고요. 또 하나, 코로나19로 의료현장에서 겪는 인력, 병상 문제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최근엔 심각한 상황인데요. 특히 지방의 의료 인프라 부족 문제를 더 확실히 확인하게 된 상황인데, 안동대가 있는 경북의 경우에도 상급종합병원이 거의 전무하다고요? 어느 정도의 상황입니까?

◆ 권순태: 대구·경북권에는 중증질환이나 중증외상치료가 가능한 상급종합병원이 전국 45개가 있는데, 그 중 5개가 있습니다. 그것이 의과대학이 있는 경북대, 계명대, 영남대, 대구카톨릭대 등 대구에 있고 경북에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멀리 떨어져 있는 경북권 환자들이 대도시나 수도권에 있는 타 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더 큰 문제는 응급의료 접근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경북 북부권은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병원으로 이동하는 물리적 접근거리가 굉장히 열악하고, 통계상으로 보면 치료가능 사망환자 수가 전국 최고비율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보면 지자체 의료 환경 분류 기준에서 '매우 열악'으로 분류된 지자체가 전국에 21개가 있습니다. 그 중에 경북 북부권이 5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경상북도 전체적으로 의료 환경이 취약하고 특히 북부권이 굉장히 열악하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 최형진: 그럼 영주나 안동에서 코로나 확진이 되거나 예를 들어 출산이나 응급수술을 해야 된다면 대구까지 가야 됩니까?

◆ 권순태: 대구를 가든지 상급병원으로 가야 되겠죠. 그래서 타병원으로 유출되는 비율도 가장 높다고 보시면 됩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병원이 부족하니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필수 의료 인력이 부족해 코로나19 상황 이전에도 아이를 낳기 위해서,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다른 상급병원이나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는데, 왜 병원이 만들어지지 않는 겁니까?

◆ 권순태: 저는 가장 큰 이유가 의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표를 보면 경상북도의 의사수는 인구 1천 명 당 1.37명으로 수도권의 반 정도밖에 안 되는 최하위에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의료원이나 병원장님들 면담을 해보면, 병원 운영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 뭐냐. 결국은 의사 확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말은 의사 선생님들은 생활 인프라가 비교적 열악한 지방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지방의료가 낙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 지역에는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이 많습니다. 소아과라든지 이런 기본적인 의료시설이 없으니 결국에는 출산율이 저하하고 주민들이 대도시로 유출되는 지방소멸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그러면 인력 양성을 위한 환경은 마련이 되어 있습니까?

◆ 권순태: 다시 말씀 드리지만, 지역의료의 불균형의 가장 큰 원인은 저는 의사의 희소성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한 가지 경북권역에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있습니다. 거기의 의과대학학생들은 본과 3학년을 마치면 수도권인 일산으로 올라가서 실습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 학생들이 지역으로 돌아오는 비율이 15%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현재 의료 시스템으로는 경북의 고질적인 의사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안동대학교가 국립대학교로 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모든 기반시설과 교수진을 국비로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수련의 가르칠 병원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타당성 연구에서 인력 양성을 위한 환경 분석도 해보니까, 결국 수련의를 양성할 자격이 있는 병원을 지역에서 찾느냐, 전국에 있는 모든 병원에서 찾느냐 하는 것을 함께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당장은 지역이 열악하니 의대를 설립하는 초기에는 전국 단위의 협력병원과 지역병원을 병행운영하고 시간을 두고 지역병원들의 수준을 높이는 방법으로 접근하면 우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 최형진: 지금 코로나19 상황에서 등장했던 방안 중 하나가 공공의료 확대인데요. 지난해 비슷한 의료인력 확대 방안이 논의가 되는 듯했습니다만, 반발이 굉장히 컸잖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 권순태: 여러 가지 반발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뭔가 하면 공공의대를 졸업하면 의사의 자격이나 질이 낮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이 졸업한 학생들도 일반 의과대학 학생들과 동일한 교육과정을 거쳐서 동일한 자격기준을 갖춰가지고 국가고시에 합격을 해야 됩니다. 그래서 단지 졸업한 후에 근무기간이나 근무지역을 의무화하기 때문에 하급과정에서 학비나 생활비를 지원하는 혜택을 준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 안동대학교에서 추진하는 국립공공의대가 설립되면 이곳에서 배출되는 의사는 모두 경북 내 취약의료지역에 일정 기간 의무복무를 해야 되기 때문에 아까도 이야기했던 경북의 부족한 의사수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 최형진: 총장님 말씀 들으니 기대도 되고 고민거리가 해소될 것 같다는 마음과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우려되는 부분은요. '이런 방안을 시행 할 수 있는 준비가 과연 지방에서 가능할까?'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권순태: 지방의 우려는 걱정 안 하셔도 되는 게, 안동대학교에서 공공의대를 추진하면서 대학 구성원이나 지역 주민들의 숙원이나 열망을 저희들이 충분히 확인을 했고. 경상북도와 북부 지역 지자체의 확고한 설립의지도 확인을 했습니다. 그 다음에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법안도 지역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국 지방의 자그마한 국립대학이 혼자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지자체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도움을 주셔야 합니다. 만약 대한민국에 공공의대가 설립되어야 한다면 안동대학교가 가장 적합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면에서 지역민의 열망이라든지 에너지를 모아서 계속 추진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멀고 험한 길이 있을지라도 저는 꼭 이뤄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고생하시는 의료진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소상공인 분들, 학생 여러분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 최형진: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권순태: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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