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타이완 민심이 미국을 택했다..中 격앙 "세금으로 세뇌"

서영민 2021. 12. 20. 18: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타이완의 민심은 중국이 아닌 미국이었습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지난 주말 치러진 타이완 국민투표 얘깁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타이완 국민들의 선택 얘기 자세히 나눠봅니다.

일단 국민투표 결과부터 전해주실까요?

[기자]

네, 안건은 이렇게 4가지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금지였고, 제4 원전 상업 발전 개시도 있었습니다.

결과는, 모두 부결입니다.

야당이 투표하자, 해서 했는데 다 부결됐으니, 차이잉원 총리 측의 승리입니다.

[앵커]

결과를 두고 "예상 밖"이라는 반응도 많더라고요?

[기자]

네. 특히,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문제는 반대 여론이 굉장했거든요.

이번 국민투표 앞두고도 연일 반대 시위가 벌어졌으니까요.

양돈업계 생존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 문제였던 건 식품 안전 논란이었습니다.

미국산 돼지고기에는 '락토파민'이라는 성장 촉진제가 쓰입니다.

돼지 기름기 줄이고 단백질 증가하게 하는 물질인데, 이게 미국에선 합법이지만, 타이완에선 금지입니다.

어지럼증 등 부작용이 있어서입니다.

원전도 마찬가진 게, 다 지어놓은 원전을 쓸 거냐 말 거냐, 문젠데.

지금 중국 갔던 기업들이 양안 관계에다 미·중 관계 때문에 많이 돌아오고, 반도체 생산도 급증해서 타이완도 전력난 있습니다.

이렇게 당장 전력난이 불거지고 또 식품 안전 문제도 있는데, 투표 결과가 저렇다는 건 뭔가 다른 게 있었다고 봐야겠죠.

[앵커]

국민투표가 단순히 개별 사안에 대한 찬반 양상이 아니었다?

[기자]

단적으로 차이 총통은 투표 직전에 '식품 안전'이 아니라 '경제 통상' 문제라고 호소했습니다.

중국에 의존하는 경제, 이제 벗어나겠다.

그러기 위해선 미국과의 경제 협력이 절실하다, 도와달란 의미입니다.

미국의 락토파민 함유 돼지고기 수입 요구를 들어준 대신, 타이완 정부는 지금 미국과 FTA 전 단계로 평가되는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협상하고 있습니다.

[타이베이 시민 : "분명한 건, 락토파민 함유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한다면 미국 등 다른 나라와의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타이완 경제에 더 큰 타격이 될 겁니다."]

[앵커]

타이완 국민들은 결국 '미국'을 선택했다, 이런 건가요?

[기자]

네. 요즘 타이완 경제가 좋습니다.

IMF는 타이완이 올해 5.9% 성장할 거로까지 봤습니다.

우리보다도 상당히 높죠.

게다가 지난해, 다른 나라들 거의 다 역성장할 때도 플러스였습니다.

코로나 위기 속 나 홀로 성장 질주를 하고 있는 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딱 세 글자, 반도체.

세계 1위 파운드리 TSMC.

세계 1위 반도체 설계업체 미디어텍.

안 그래도 세계를 석권하는데, 코로나 이후 더 강해졌습니다.

미국의 빅테크 등 핵심 고객들이 주문을 더 많이 쏟아내고 있어서요.

[앵커]

그래서 미국과의 결속 강화가 국익에 더 도움이 된다고 봤다는 거네요?

[기자]

네, 계속 이렇게 성장하면 타이완이 2025년에 1인당 국민 소득에서 우리나라를 제칠 거라고 합니다.

여전히 전체 GDP 규모, 그러니까 체급에 차이는 있지만, 그만큼 눈부시게 성장한단 얘깁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우리나라 전경련은 1. 우선 차이잉원의 경제 우선 국정 운영 성과다, 2. 또 TSMC 등 반도체 기업이 글로벌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어서, 라면서 3. 미·중 경쟁도 꼽았습니다.

차이잉원이 미·중 경쟁 국면에 타이완의 전략적 가치를 잘 활용한다, 미국 빅테크를 고객으로, 또 공급자로 전략적 유치를 잘해서 그게 빛이 나고 있다, 는 겁니다.

사실 타이완, 지금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수교 맺은 나라, 고작 10개를 살짝 넘고, 이마저도 계속 줄고 있습니다.

중국 압박에 다들 타이완을 손절하는 겁니다.

따라서 이런 전략은 경제를 중심으로, 또 미국을 통해서 탈출구를 찾아 정치적 위상도 높이겠단 것이고, 거기에 국민도 찬성했다, 이렇게 풀이할 수 있습니다.

[앵커]

중국이 가만히 있을까요?

[기자]

당연히 가만 안 있습니다.

국민투표 반응도 바로 내놨습니다.

들어보시죠.

[중국 관영 CCTV 보도 : "민진당(차이잉원) 당국이 국민 세금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세뇌한 책략이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미국에 빌붙었다"는 거친 표현까지 썼는데, 지금 우리 정부가 가입 추진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CPTPP에, 타이완도 가입 신청을 했거든요.

이에 대해 중국은 타이완은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라 자격이 없다며, 가입을 기필코 막겠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앵커]

타이완과 중국, 양안 관계에 변화의 기미는 없어 보이네요.

잘 들었습니다.

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