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진부하지만 없으면 아쉬운 그대

기자 2021. 12. 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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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유럽을 여행할 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고풍스러운 도시에서 꽃들이 창을 꾸미고 있는 풍경이었다.

자기가 좋으면 그만이지만, 창을 일부러 열어두는 사람도 있다.

진부하지만 없으면 아쉬운 창가의 꽃들처럼 자신의 그림도 그러하기를 원한다.

창을 즐겨 그리는 것은 사람의 눈을 닮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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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미, 내적 공간, 90×90㎝, 유화, 2007

처음 유럽을 여행할 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고풍스러운 도시에서 꽃들이 창을 꾸미고 있는 풍경이었다. 제라늄, 팬지, 피튜니아 …, 그다지 귀한 종(種)은 아닐지라도 도시마다 일상에 없어서는 안 될 소담한 명물들이다. 필수 광합성도 해소하고, 도시의 일상에 활력과 생기를 주니 일석이조다.

가끔 도로에서 보면 운전 중에 비트가 강렬한 음악을 크게 켜놓고 어깨춤까지 추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가 좋으면 그만이지만, 창을 일부러 열어두는 사람도 있다. 혼자만 즐기기에는 아까운 모양이다. 저 꽃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문화는 나눌수록 기쁨이 커진다는데, 공공의 범주에서 예술의 보편 가치는 어려운 문제다.

정인미의 그림은 이런 문제에 대한 팁을 담고 있다. 있는 듯 없는 듯하다가도 없으면 표가 나는 것에 주목한다. 진부하지만 없으면 아쉬운 창가의 꽃들처럼 자신의 그림도 그러하기를 원한다. 창을 즐겨 그리는 것은 사람의 눈을 닮아서이다. 눈이 사람의 내면을 전하듯 그의 창도 이야기가 투영된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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