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선제공격'..가스 공급 돌연 중단에 "군사적 조치" 경고까지 전방위 압박

2021. 12. 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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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로 전방위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의 '아킬레스건'에 대해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유럽 국가 내 '에너지 대란'으로 직결되는 가스 공급 제한 카드를 꺼내든 것과 동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등판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등 서방의 비우호적 행동에 상응하는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 공언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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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對 유럽 가스 공급 중단은 '노르트 스트림-2' 승인 압박용 분석
푸틴, 러시아 국경에 대한 서방의 법적 구속력 있는 안전 보장 요구도
獨 "노르트 스트림-2 조기 승인 힘들어"..美도 리투아니아 무기 판매 등 반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국방부 확대 간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TASS]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로 전방위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의 ‘아킬레스건’에 대해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유럽 국가 내 ‘에너지 대란’으로 직결되는 가스 공급 제한 카드를 꺼내든 것과 동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등판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등 서방의 비우호적 행동에 상응하는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 공언하면서다.

서방을 향한 압박에 나선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東進) 방지란 정치·군사적 성과와 지연되고 있는 러시아-독일 직결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Nord Stream)-2’ 승인이란 경제적 성과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가 벨라루스,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유럽 가스관’의 가스 공급을 중단한 이유가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한 독일과 유럽연합(EU) 당국의 조속한 가동 승인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일제히 분석했다.

유럽연합(EU) 가스 수요의 40% 정도를 공급하는 러시아가 유럽 가스 수출을 위한 주요 수송로 중 하나인 야말-유럽 가스관을 활용해 지난 9월 완공 후 독일 당국에 의해 지연되고 있는 가동 승인을 조속히 끌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 측은 연관성을 애써 부정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야말-유럽 가스관 문제는 전적으로 상업적 상황이며, 노르트 스트림-2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럽의 의심은 확신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전날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이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량 확대와 유럽 내 자사 저장고 재충전을 거부하는 것은 EU에 대한 압박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지적했다.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인근 냐스비쥬에 위치한 ‘야말-유럽 가스관’ 관련 시설에서 한 근무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

러시아의 대(對) 서방 압박은 동시에 꺼내 든 군사적 카드로 더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국방부 확대 간부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 등에 우려를 표명하며 “서방 동료들이 명백히 공격적인 노선이 지속될 경우 우리는 적합한 군사·기술적 조치를 취하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에 배치되는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러시아 국경에 대한 서방의 법적 구속력 있는 안전 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경고는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군사 훈련을 벌이고, 필요에 따라 러시아의 핵무기를 서방국과 인접한 벨라루스에 배치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라 발언의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다.

다만, 러시아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미지수다.

러시아의 거듭된 압박에도 올라프 숄츠 독일 정부는 가스 공급사와 운송사가 분리돼야 한다는 EU 에너지 규정을 들며 지난주 말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이 내년 상반기까지 승인되긴 어려울 것이란 단호한 입장을 고수 중이다.

여기에 미 정부도 이날 러시아 국경 인접국인 리투아니아에 1억2500만달러(약 1490억원) 규모의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을 수출한다고 발표하는 등 물러서지 않고 있다.

또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대대적인 수출 통제 등 경제 제재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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