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혐한 정치인 "한국은 훌륭" 칭찬.."속내는 기시다 저격"

강민경 기자 2021. 12. 2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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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결정 미루는 기시다 비꼬기
"보이콧 안 한다는 문대통령은 태도라도 명확"
사토 마사히사 일본 참의원 의원. <출처=사토 마사히사 트위터>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의 대표적인 '혐한 정치인' 사토 마사히사 참의원 의원이 대뜸 "한국 쪽이 훌륭하다"는 발언을 해 그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토 의원은 21일 트위터에 "실망! 어떤 의미로라도 태도를 표명하고 있는 한국 쪽이 훌륭하다"며 "일본 외교는 괜찮은 건가"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이어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적 보이콧을 하지 않겠다고 확실히 말했다"며 "중국의 인권 침해에 눈을 감는 것은 이상하지만, 그래도 태도는 명확하다. 일본이 이렇게 질질 끌면 외교부회를 열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자민당 내 외교정책 입안 조직인 외교부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 발언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결정을 미루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행동을 비꼬는 취지로 풀이된다. 차라리 보이콧을 안 하더라도 한국처럼 빨리 명확한 의사를 드러내는 게 낫다는 것이다.

이달 6일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결정하자 기시다 총리는 "일본은 일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싶다"며 결정을 미뤘다. 이달 21일까지도 그는 "적절한 시기에 올림픽의 취지와 정신, 외교적 관점 등을 감안해 국익에 비춰 판단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2015년 당시 일본 안보 법제 제·개정안 날치기 통과를 주도한 자민당의 사토 마사히사 참의원이 주먹으로 민주당 소속의 고니시 히로유키(小西洋之, 왼쪽) 의원의 얼굴을 밀어내고 있다. © 뉴스1

◇"혐한 극우" 사토의 말말말

사토는 대표적인 극우 인사로, 전직 자위대원이자 자위대 교관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콧수염을 길게 기르고 있어 '극우 콧수염'이라고도 불린다. 기시다 총리가 외무상을 지내던 아베 내각에서 부대신(차관)으로 있었다.

그는 2011년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며 울릉도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에 입국하려다 한국 공항에서 입국 거부 처리된 자민당 극우파 의원 3인방(신도 요시타카, 이나다 도모미) 중 한 명이다.

또 2015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체제 당시 '일본이 다시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안보 법제 제·개정안의 날치기 통과를 주도했다. 이때 자민당, 민주당 의원들 간 몸싸움이 벌어졌던 가운데 사토 회장이 민주당 의원 얼굴을 주먹으로 밀어내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수위 높은 막말을 쏟기도 했다. 지난 2019년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절차 간소화 대상)에서 제외할 당시 문 대통령이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언급하자 "도둑이 뻔뻔하게 군다(적반하장)는 등 품위 없는 말을 쓰는 것은 비정상이다. 일본에 무례하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한국 경제가 더 나빠지면 문재인 정부가 추락할 것"이라는 취지의 기자 칼럼을 퍼나르며 일본 내 반한(反韓) 여론을 자극하고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허세 그 자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올해 1월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게 일본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는 우리 법원 판결에 항의하는 결의문을 모테기 도시미쓰 당시 외무상에게 제출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10일 (현지시간) 도쿄 중의원의 총리 선출 회의에 참석해 아소 다로 전 부총리와 얘기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자민당 내 극우파 외교적 보이콧 압박 거세

한편 자민당 내에서는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이끄는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지난 13일 BS닛폰에 출연해 "중국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는 일본이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며 "시간을 벌어서 어떤 이득이 있는가"라며 보이콧을 종용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또한 당내 보수파 모임인 '보수 단결 모임'에서 외교적 보이콧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찬반이 팽팽하게 나타나고 있다.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지난 18~19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 결과,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서는 "해야 한다"가 45.4%, "해서는 안 된다"가 44.1%로 나타났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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