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접종자 커피 무료' 카페..돈쭐과 별점 테러 동시에 받았다
“미접종자라고 자신있게 말씀하실 수 있었으면 했어요.”
22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종민(35)씨가 한 말이다. 이 카페를 운영하는 김씨는 지난 20일부터 백신 미접종자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전날 충북의 한 음식점 사장이 백신 미접종자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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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쭐내야 한다” 응원…“눈치보지 않아도 돼 좋았다”
이날 카페에는 소식을 들은 백신 미접종자들이 찾아와 김씨를 응원했다. 카페에서 빵을 구입한 한상현(32·경기시흥)씨는 “소식 듣고 돈쭐 내러 왔다. 백신패스 시행 이후 외식은 잘 안하고 있다. 집에서 밀키트를 먹다가 나왔다”며 반가워했다.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했다는 김모(40대·경기 부천)씨는 “응원하고 싶어서 왔다. 백신패스가 없어 쫓겨난 분들도 마음 편히 오실 수 있을 것 같고, 미접종자라고 눈치보지 않아도 돼 좋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김씨에 따르면 평소 배달 전화 2~3건 정도만 왔었는데 응원 전화가 하루종일 끊이지 않고 오거나, 딸기를 보냈다는 시민도 있었다고 했다. 심지어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이들도 있었지만 홍보나 매출을 위한게 아니었기에 모두 거절했다고 했다. 김씨는 시민들의 관심에 “울컥했다”고 했다. 그는 “나쁜일을 하고 있는게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했다. 응원하려고 시작했는데 오히려 응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3일간 카페를 찾은 10여명의 미접종자 시민에게 커피를 무료로 제공했다.
미접종자 환영 업체도 등장…전문가 “권리충돌, 비난 자제해야”
이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김씨 카페에 1점 별점 테러를 하며 “백신 미접종자 모임” “우리 동네가 아닌 게 정말 다행”이라고 항의하는 글도 있었다. 반면, “사장님이 정말 멋지다” “돈쭐내야 한다”며 옹호하는 5점 별점도 등장했다. 전문가는 이같은 현상을 ‘권리 충돌’로 진단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건강권을 주장하는 백신 접종자와 접종 선택권을 주장하는 미접종자 간 권리가 충돌한 현상”이라며 “무분별한 비난보다 각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소비자 행동을 하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차별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맞이할 것”
김씨에 따르면 전날 같은 건물에 있는 입주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하지만 오전 11시부터 3시간 가량 살펴본 결과 카페에 미접종자들이 단체로 온다거나, 줄을 서는 풍경은 없었다. 김씨는 “안내문은 내렸지만 앞으로도 카페에서 미접종자라고 얘기하면 커피를 무료로 드릴 것”이라며 “반대하시는 분들은 그분들의 의견을 내실 수 있다고 본다. 서로가 같이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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