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 MBC] "마지막 직장인데.." 70대 노인 '20kg 모래주머니 들기'로 정직?

김지인 2021. 12. 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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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공원에서 쓰레기를 줍던 70대 노인이 아들뻘 되는 용역업체 사장에게 심한 욕설과 함께 해고통지를 받았다고 제보를 해왔습니다.

함께 일하던 노인들은 무거운 모래주머니를 드는 황당한 체력검증시험까지 치렀다는데요.

그러고도 보복성 조치로 일자리를 잃게 됐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노란 조끼를 입은 할아버지들이, 공원 화단에 버려진 쓰레기나, 인도에 떨어진 낙엽들을 줍습니다.

75살 차영성 할아버지도 지난 8년 동안 공원에서 일해 왔지만, 지금은 일자리 공고를 뒤척이며 하루를 보냅니다.

지난 7월 공원청소 용역업체 사장은, 차 할아버지를 해고했습니다.

잔가지나 개똥을 제대로 치우지 않고 근무시간을 지키지 않는 등 경고사항이 누적됐다는 이유였습니다.

[차영성 할아버지(75세)] "필요한 거 찍어서, 그걸 제대로 업무 수행을 안 했다는 식으로 경고를 또 주고…"

해고는 '카카오톡'으로 일방통보됐습니다

문서로 해고통지서를 달라고 하자, 아들뻘 되는 사장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사장] "야 이 XX야, 그럼 네가 (카톡을) 잘 받아 이 XX야." [차영성 할아버지] "문서를 보내달란 말이야." [사장] "네가 왜 필요한지, 어떤 데 쓰려고 하는진 모르겠다만…" [차영성 할아버지] "부당해고를 당했으니까…" [사장] "네 마음대로 하시고…"

차 할아버지는 지방노동위원회를 찾아갔고, 지노위는 당사자 해명도 듣지 않고 부당하게 결정된 해고라며, 복직을 결정했습니다.

그러자 사장은 복직 6일 만에 차 할아버지에게 같은 사유로 다시 정직을 통보했습니다.

"자동차 부속 갈아끼우듯이 그런 식으로 하고, 이런 취급을 받다 보니까 자존심에도 금이 가고…"

동료 할아버지들은 돌연 '체력 검정' 시험을 치러야 했습니다.

공원 쓰레기를 줍는 6~70대 노인들에게, 청장년층 청소노동자에게 적용하는 '모래주머니 오래 들고있기'를 시켰습니다.

무게는 20킬로그램, 5분 버텨야 만점이었습니다.

[청소용역업체 사장] "(일반) 환경미화원의 체력 측정 부분들에 맞춰져 있는 부분이 맞죠. 초시계를 재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잰 거는 맞아요."

1년 계약이 끝나가는 가을에 실시된 체력검정.

공교롭게도 지방노동위원회에 차 할아버지에게 유리한 진술서를 냈던 동료와, 평소 차 할아버지와 친한 다른 동료, 딱 2명이 탈락해, 또 정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동료 할아버지] "8년 동안 근무하면서 한 번도 그런 적이 없고… 퇴직(계약 종료)을 얼마 안 앞둔 시점에 체력 측정한다는 건 다분히 의도가 있는 거잖아요."

용역업체 사장은 "불성실한 근무에 대한 정당한 징계"였고, "연초에 하려던 체력검정 일정이 밀렸을 뿐 보복성 조치는 전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공원 쓰레기를 치우고 한 달 180만 원을 받아 생계를 꾸려온 차 할아버지와 동료 2명은, 내년 계약에서 제외된 상태입니다.

[동료 할아버지] "나이 먹은 사람들이 갈 곳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 이게 진짜 사회 마지막 직장인데…"

[차영성 할아버지] "이 끈마저 지금 잘려나간다고 그러니까…그리고 늙은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는데…"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최인규 / 영상편집: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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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윤병순, 최인규 / 영상편집: 김하은

김지인 기자 (zi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326272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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