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백령도 찾아 '천안함 위령탑' 참배.."늘 전장에 있다는 각오로 임해야"

정대연 기자 2021. 12. 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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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해 백령도를 방문해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 참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최전방인 서해 백령도를 방문해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 참배했다. 임기 말 종전선언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안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 내외가 이날 오전 헬기로 서해 백령도를 방문해 최전방 해병대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천안함 46용사 위령탑 참배로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천안함 용사들에게 분향하고 묵념한 뒤 “국민들도 백령도를 많이 방문해서 천안함 용사들의 뜻을 오래도록 기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안함은 2010년 3월26일 서해 백령도 남방 해상에서 경계 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

문 대통령은 천안함 수색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도 함께 추모하고 있는지 물었다. 김태성 해병대 사령관은 “서해수호의날에 천안함 용사들과 함께 고 한 준위를 추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해병대 6여단본부 지휘통제실에서 부대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전방관측소(OP)에 올라 장병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백령도는 군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라며 “장병들이 긴장된 가운데 근무하고 외출·외박을 하더라도 섬을 벗어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넥워머, 보습크림, 핸드크림, 립케어 등이 든 겨울용품 세트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부대 식당에서 지휘관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청와대 한식 조리사가 직접 부대를 찾아 취사병들과 함께 식사를 준비했다. 문 대통령은 “해병대 보고를 받으며 ‘늘 전장 속에 있다는 각오로 근무에 임한다’는 항재전장(恒在戰場)이란 말을 다시 생각했다”며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높은 곳인데 해병대가 이 지역 임무를 맡고 육·해·공군이 함께 지원하고 있어 든든하다”고 격려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해병대가 강한 훈련을 받고 규율도 엄격한 만큼 한편으로 장병들의 인권과 복지도 중요하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이 건강하고 정신적으로도 성장해서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살펴 달라”고 당부했다.

오찬 이후 지휘관 발언에서 박병건 해병대 중령(보병대대장)은 “‘힘에 의한 평화’라는 대통령 안보철학이 대한민국의 최북단인 백령도에서도 빈틈없이 구현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태 해병대 중령(군수지원대대장)은 “코로나19 격리 장병을 포함해 도서지역 근무 장병의 급식을 부모님의 마음으로 제공하고 관리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해병대가 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백령도 방문과 천안함 위령탑 참배는 임기 막바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강한 안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문 대통령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른바 ‘진보정권’을 향한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0월 ‘문재인 정부는 안보에 약하다’는 것은 “가짜 정치 프레임에 불과하다”며 “문 대통령이 안보와 보훈 분야는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보수적”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최근 강원 철원군 육군 3사단 백골부대를 방문하는 ‘안보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최전방 부대를 시찰한 것은 2018년 12월28일 강원 철원군 소재 화살머리고지의 감시초소(GP)를 방문한 이후 3년 만이다. 현직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GP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화살머리고지는 6·25 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고지전이 벌어진 곳 중 하나인 동시에 남북이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작업을 하며 남북 화해와 평화의 상징적 장면이 연출된 장소이기도 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해 백령도 해병대를 방문해 전방관측소(OP)에서 현황 보고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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