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발언 했는데..속옷 차림으로 정신병원 끌려간 여교사

김경훈 기자 2021. 12. 24.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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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한 시골 학교 여교사가 임신한 상태에서 강제로 정신병원에 감금당했다면서 다급하게 구조를 요청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홍콩명보는 후난(湖南)성 샹시 융순현 타오쯔시 소학교에서 근무하는 리톈톈이라는 여교사가 '난징대학살'에 대해 당국의 입장에 위배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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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콩 명보 캡처
[서울경제]

중국에서 한 시골 학교 여교사가 임신한 상태에서 강제로 정신병원에 감금당했다면서 다급하게 구조를 요청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홍콩명보는 후난(湖南)성 샹시 융순현 타오쯔시 소학교에서 근무하는 리톈톈이라는 여교사가 '난징대학살'에 대해 당국의 입장에 위배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문제가 된 발언은 상하이에 위치한 전문대학 전단(震旦·진단) 학원의 쑹겅이(宋庚一) 교사 사건과 관련해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쑹 교사는 이달 초 학교에서 수업을 하다가 난징대학살의 '30만명 사망'을 두고 증거가 부족하다는 발언을 했다가 지난 16일 해직을 당했다.

당시 수업을 듣던 학생이 쑹 교사의 발언을 촬영해 교육 당국에 고발했다. 하지만 쑹 교사의 해직 이후 공개된 전체 수업 영상을 보면 고발한 학생이 악의적으로 편집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프랑스 자유아시아방송(RFI)은 전했다.

이를 두고 리 교사는 지난 17일 웨이보를 통해 지적의 글을 올렸다. 리 교사는 "쑹겅이의 수업 내용은 문제가 없다"면서 "문제는 학생과 그를 해직 시킨 학교, 언론, 침묵하는 지식인들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리 교사는 "쑹 교사 전체 영상을 보면 선동이나 도발은 없었다"면서 "단지 자신의 관점을 밝히고 인간과 생명, 희생자를 존중했을 뿐"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리 교사는 이어 지난 주말에도 웨이보에 글을 올려 "융순현 교육체육국과 공안국, 의원 등이 와서 위협한다"면서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병원에 가 주사를 맞고 치료를 받을 것을 요구했다"고도 했다.

현재 임신중이라고 밝힌 리 교사는 "10여명이 찾아와 쑹겅이 교사 편을 든 게시물 때문이라며 속옷 차림인 나를 강제로 병원에 끌고 갔다"고 주장했다.

리 교사의 남자친구인 왕씨는 여자친구는 임신 4개월로 평소 문제가 없으며 정신병원에 입원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홍콩명보는 전날 왕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으며, 리 교사가 감금된 융순현의 정신병원, 선전부 모두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 왕씨는 지난 21일 파출소에 불려가 불필요한 외부 전화를 받지 말고 외부인과 접촉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리 교사의 감금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현지 정부에 전화로 항의할 것을 호소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만일 리 교사가 정신병원에서 나오지 못하면 수많은 사람들도 이 병원에 갈 것"이라면서 "거기에는 나, 우리, 가족들도 포함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작가 리쉐원도 편지를 통해 "당국이 리 교수를 핍박하고 있다"며 "이는 공권력 남용이고 선량한 사람을 업신여기는 악행"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장은 웨이보에 올린 글을 통해 "만일 리교수가 이같은 글을 올렸다면 잘못된 것이 틀림 없다"며 "이는 비판 받아 마땅하고 감수해야 할 대가"라면서 중국 정부를 옹호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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